집중기획 / 지방자치시대의 지역문화축제. 경기지역

뚜렷한 지역특성 살린 전통적인 축제로…




장장식 / 경희대학교 민속학연구소

■ 축제는 노는 것을 통해 재생산을 꾀하는 고도의 인간활동

지자제가 실시된 이후에 도시 정책의 관심 대상은 질적인 변화를 가져왔고, 그 구체적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경제적인 면에서 중소기업진흥정책과 함께 관광개발 및 발전정책을 꼽을 수 있고, 둘째, 도시 문제로 지역 예술과 문화진흥정책을 들 수 있다. 이는 지방자치의 최종 목표인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두느니 만큼 경제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도 자치단체의 관심과 노력이 강조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지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고 그 기회를 효율적으로 확대시킬 수 있는 문화 정책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해당 지역의 향토 문화가 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지방자치시대에서의 지역문화축제는 대단히 소중한 자산일 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유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거멀못이 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축제는 단순히 노는 것이 아니라‘노는’것을 통해 재생산을 꾀하는 고도의 인간 활동이다. 따라서 축제는 특정 지역사회가 지닌 문화적 의식과 비례해서 역동적 생산성을 발휘한다. 그렇기 때문에 축제는 지역 발전의 디딤돌 구실을 할뿐만 아니라 지역민을 결속시키는 데 이바지한다. 이치가 이러하다면 축제에 대한 지자체 내지 우리의 관심은 결코 작은 의미를 지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전통사회의 가치 구조나 여건이 변해 버린 현대사회에서 축제를 어떻게 열고 어떤 내용으로 기획하느냐 하는 것은 관심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정책적인 배려도 필요하고 학문적인 연구와 노력이 함께 요구되는 일이다. 60∼70년대를 거치는 동안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전통축제들이 배척 당하고 소멸되어 버린 탓에 오늘날 전통축제들이 설 틈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날의 여건은 크게 변화하여 전통축제만으로 그 본연의 구실을 다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경기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축제를 살펴보고, 그 특징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울러 비교적 성공한 사례를 검토함으로써 앞으로의 축제가 어떻게 개발되어 하는가를 밝혀보고자 한다. 이는 물론 경기지역의 축제를 바라보는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의 일단이기도 하다.

■ 경기지역 축제의 현황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대체로 문화제, 예술제, 시·군민의 날 기념행사, 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 등으로 대별된다. 이 가운데, 사·군민의 날 기념행사처럼 축제라기보다는 기념식 자체로 벌어지는 것도 있어 진정한 의미의 지역 축제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기도 하다. 또‘경기도 민속예술경연대회’는 심사를 위한 공연 중심의 행사이기에 축제의 성격보다는 민속예술을 시연하고 평가받는 무대 정도로 의미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벌어지는 축제들 중에서 지역축제라는 이름에 걸맞은 축제를 일관하고 그 내용과 성격을 알아보자.

● 수원시 화홍문화제

수원문화원 주최, 체육대회·민속놀이·공연중심, 1964년부터 시작하여 1995년 3월 현재 32회, 매년 10월 15일부터 3∼4일간 벌어짐. 풍물장터가 열림. 이 문화제는 1964년 경기도청이 수원으로 이전되어 도청 기공식이 있었던 10월 15일을 기념하는 뜻에서 이날을 수원 시민의 날로 기념하는 한편 조선 제22대 정조대왕의 효성을 이어받고 수원 시민의 친목과 단합을 도모하여 애향심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둔다.

● 성남시 산성문화제

산성문화제 운영위원회 주최, 시가 행진을 비롯하여 민속놀이·국악경연·전시회·공연 및 시 낭송 등을 연다. 1993년부터 시작하여 3회를 치렀고, 10월 7일부터 15일간 벌어지고 있다.

● 의정부시 회룡문화제

의정부 문화원 주최, 가장행렬을 비롯하여 체육대회·민속놀이·공연 중심으로 1986년부터 시작하여 10회를 치렀고, 10월 10일 시민의 날을 전후하여 5∼6일간 벌어짐. 이 문화제는 조선 태조의 고사를 근거로 하여 벌어지는 것인데, 태조 이성계가 고려말에 등극하기 전 호원동 법성사에서 치성을 드린 후 왕이 되어 돌아왔다고 하여 법성사를 회룡사로 개칭한 데서 그 연원을 두고 있다.

● 안양시 만안문화제 / 안양예술제

안양문화원 주최, 민속놀이·경연 중심, 1985년부터 시작하여 10회를 치렀고, 10월 1일부터 약 30일간 벌어짐. 축제의 이름인‘만안’은, 정조대왕이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러 가는 노정에 ‘만안교’라는 다리를 축조하게 되었고, 그 후로 안양이 발전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이를 축제명으로 삼았다.

안양예술제 : 예술 종합제의 성격을 띤 것으로 국악·연극·사진·무용·시낭송회 등을 벌임. 1992년부터 시작하여 4회를 치렀고, 5월 10일부터 15일간 열린다.

● 부천시 복사골 종합예술제

부천문화원 및 9개 협회 부천지부 주최, 1985년부터 시작하여 11회를 치렀고 4월 하순에서 5월초 7일간 벌어짐. 공연, 전시 및 경연대회 중심. 이 예술제의 이름은 복숭아 주산지로 널리 알려진‘복사골(소사)’이라는 옛 이름을 살려 지역 축제로 삼았다.

● 광명시 오리문화제

광명 문화원 주최, 1992년부터 시작하여 4회를 치렀고, 매년 5월초에 5∼7일간 벌어짐. 조선조의 정승인 오리 이원익의 청백리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축제로 추모제 성격을 띤다.

● 송탄시 송탄예술제

한국예총 송탄지부 주최, 1989년부터 시작하여 6회를 치렀고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벌어짐. 체육대회와 공연 중심으로, 송탄 시민의 날을 기념하고 향토 문화 예술의 창달과 시민 화합의 장을 마련하는데 축제의 목적이 있다.

● 동두천시 소요문화제

동두천문화원 주최, 1985년부터 시작하여 11회를 치렀고 10월 5일부터 20일간 벌어짐. 일반 예술의 공연을 중심으로 하며, 동두천 지역의 명산인 소요산의 이름을 땄다.

● 안산시 잿머리 성황제 / 별망성예술제

성곡동 동민회 및 대한경신연합회 안산지부 주최, 1984년부터 시작하여 12회를 치렀고 음력 10월 3일에 벌어짐. 고려 성종 때의 서희 장군을 위무하는 위령제 성격을 띤 서낭제로, 무속의례 중심이다.

별망성 예술제 : 예총 산하단체 주최, 1987년부터 시작하여 9회를 치렀고 10월초부터 6∼10일간 벌어짐. 민속놀이와 일반 예술 공연을 중심으로 한다. 특별한 유래는 없으나 안산시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고 안산 고유의 전통문화라 할 수 있는 ‘둔배미 놀이’등을 되살리자는 취지로 이루어지고 있다.

● 고양시 행주문화제

고양문화원 주최, 1986년부터 시작하여 9회를 치렀고 5월경 3일간 벌어짐. 경기농악을 중심으로 일반예술 공연도 한다. 1986년부터 군민의 날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행주산성의 이름을 띤 문화제를 개최하여 고유의 전통문화를 보존·계승하고 행주대첩의 얼을 기리는 데 그 뜻을 두었다.

● 구리시 구리문화예술제

구리문화원과 예총 구리시 지부 주최, 1991년부터 시작하여 5회를 치렀고 10월 9일을 전후하여 15일간 벌어짐. 체육대회와 민속놀이 및 일반 예술 공연 중심이다. 1991년 이전에 행해지던 ‘동구문화제’에 그 뿌리를 둔다.

● 평택시 소사벌예술제

평택시문화원 및 미협 등 5개 단체 주최, 1986년부터 시작하여 10회를 치렀고 9월 내지 10월경 17일간 벌어짐. 일반 예술의 공연 및 전시회를 중심으로 한다.

● 남양주시 다산문화제 / 대은문화제

남양주문화원 주최, 1985년부터 시작하여 10회를 치렀고 10월 중순경 3일간 벌어짐. 다산 정약용 선생의 사상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축제로, 국악 경연을 비롯하여 백일장, 묘소 참배 및 다산 사상 강연이 벌어지는 추모제 성격을 띤다.

대은문화제 : 남양주문화원 주최, 1989년부터 시작하여 7회를 치렀고 5월 중순경 2일간 벌어짐. 대은 변안렬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제 성격을 띤다.

● 시흥시 연성문화제

예총 산하단체 주최, 1992년부터 시작하여 4회를 치렀고 10월 5일을 전후하여 7일간 벌어짐. 체육대회 및 일반 예술의 공연을 중심으로 한다. 조선조 문신인 강희맹이 중국 사신으로 갔다가 연꽃을 가지고 와서 시흥시 관곡지에 심어 고장의 읍호를 연성으로 부른 데서 그 이름을 따왔으며, 시민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군포시 웃내골문화제

군포시 주최, 1989년부터 시작하여 4회를 치렀고 2년마다 10월 7일부터 10∼14일간 벌어짐, 군포시의 전신이 시흥군인데 시흥군의 옛 명칭인 금천의 우리말 이름에서 축제명을 따왔다. 시민의 날 기념 행사와 함께 동별 민속경연예술대회 및 체육대회를 한다.

● 양주군 양주문화제 / 별산대놀이 / 소먹이놀이

양주문화원 주최, 1994년부터 시작하여 2회를 치렀고 10월경 3일간 벌어짐. 양주의 무형문화재인 별산대놀이와 소놀이굿을 공연하며 군민체육행사를 한다. 양주별산대놀이는 양주별산대놀이 보존회에 의해 1957년부터 복원하여 매년 단오 때마다 공연하고 있으며, 양주소놀이굿은 양주소놀이굿 보존회에 의해 1980년부터 복원하여 4월 30일에 공연하여 전통적인 민속놀이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 여주군 여주 쌀축제 / 도자기축제 / 세종문화 큰잔치

여주군 주최, 1994년부터 시작하여 2회를 치렀고 음력 9월 13일부터 14일간 벌어짐. 여주쌀의 우수성을 내외에 홍보하기 위하여 시작된 행사로 기념식을 비롯하여 농민상 시상, 쌀 포장재 전시회, 밥짓기대회 및 풍물놀이 등 매우 특색 있는 축제 중의 하나이다. 축제 기간에 풍물장터가 열린다.

도자기 축제 : 여주 민속도자기협동조합 주최, 1990년부터 시작하여 6회를 치렀고 6월 28일부터 8일간 벌어짐. ‘여주 쌀축제’와 마찬가지로 이천 도자기의 홍보와 판매를 위해 마련한 축제로서, 도자기 제조 시범을 비롯하여 ‘도자기 아가씨’를 선발하고 질 좋은 도자기를 싼값에 팔기도 하는 상권 중심의 특색을 보여주고 있는 축제이다.

세종문화 큰잔치 : 여주문화원 주최, 1969년부터 시작하여 27회를 치렀고 10월 1일부터 12일까지 여주군민의 날을 겸하여 벌어지는 축제이다.

● 화성군 매홀문화제

화성문화원·화성군체육회 주최, 1986년부터 시작하여 10회를 치렀고 4월중에 벌어짐. 민속놀이·체육대회 및 일반 공연이 이루어진다. 매홀문화제라는 이름은 화성의 고구려 시대의 지명인‘매홀’에서 따왔다. 축제 기간에 풍물장터가 열린다.

● 파주군 율곡문화제

파주문화원 주최, 1987년부터 시작하여 8회를 치렀고 9월말부터 10월초까지 이틀간 벌어짐. 민속놀이·일반예술 공연·체육행사 등 종합예술제의 성격을 띤다.

● 이천군 설봉문화제

이천문화원 주최, 1986년부터 시작하여 9회를 치렀고, 10월 1일부터 10일까지 벌어진다. 향토종합축제의 성격을 띠며, 축제 기간에 풍물장터가 열린다.

● 광주군 남한산성대동제

한국민속예술원 광주·성남지부 주최, 1990년부터 시작하여 5회를 치렀고 8월경에 벌어진다. 남한산성 산신제를 비롯하여 청량당제 및 현절사제로 이어지는 종교의례 중심의 축제이다.

● 용인군 석성산 할뫼성 대동굿

용인문화원·한국민속예술원 용인지부 주최, 1990년부터 시작하여 5회를 치렀다. 용인 지역에서 전승되던 대동굿과 산제를 복원하여 재구성한 종교의례 중심의 축제이다.

● 김포군 금파문화예술제

문화예술단체·한국자유총연맹 김포군지부 청년회 주최, 1984년부터 시작하여 12회를 치렀고 9월 23일부터 27일까지 벌어진다. 농악 및 풍물놀이를 비롯한 일반예술 공연 위주로 진행된다. 축제 기간에 풍물장터가 열린다.

■ 경기지역에서 행해지는 축제의 성격

경기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이들 축제는 상기한 23개 항목보다 많다. 그러나 축제 또는 문화제, 지역 축제라는 이름으로 수렴하기에는 거리가 먼 것도 있어 필자의 취사선택에 따라 요약한 것이다. 이들 축제들의 개최 연도와 햇수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사실 지역축제의 전통이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현재 행해지고 있는 경기 지역의 축제 중에서 가장 연원이 오래된 것이 올해로 33회를 맞을 화홍문화제이다). 또한 행사 내용으로 볼 때 몇몇을 제외하고는 그 개별적 특징이 눈에 띄지 않는다. 천편일률적인 레퍼토리로 축제가 구성되다 보니 지역적 특성이 살아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이는 물론 경기지역의 축제만이 갖고 있는 한계는 아니다. 체육대회를 비롯하여 일반 예술의 공연 등이 주요 레퍼토리로 자리잡고 있는 현실이며, 지역의 유래나 전통과 관련시켜 축제명을 따왔다 할지라도 그 내용은 그리‘전통적’이지 못한 것도 있다. 다소 부정적으로 본다면 있으나 마나 한 축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축제의 기본적 환경 구조가 취약하고 의식이 약한 우리나라의 현대적 삶에서 이러한 축제마저 도외시한다면 그것은 질 높은 삶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역 축제를 개관하고 그 축제의 성격을 검토함으로써 더 나은 축제의 모형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것은 지자제가 시행된 지방 정부의 몫이 분명하며, 나아가서는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이 요구되는 지역민의 몫일 수도 있다.

경기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축제의 성격은 축제명에 일단 잘 드러나 있다. 축제의 명칭은 대체로 ‘○○문화제, ○○예술제, ○○시·군민의 날’이다. 이들은 두 가지로 대별된다. 첫째는 문화·예술에 관한 공연 내지 시연으로 축제를 규정하려는 경향이며, 또 하나는 체육활동을 통해 시·군민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의 하나로 축제를 이해하려는 경향이다. 이러한 경향은 축제가 지닌‘제의성과 놀이성’중에서 제의성을 과감히 버리고 놀이성만을 중시하려는 현대인의 삶과도 관련이 있는 한편, 지역민이 공유할 수 있는 종교나 지역적 유대가 그만큼 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반증이 된다. 이 점은 농촌보다 인구가 집중되는 도시형 집단에 뚜렷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점에서 광주군의‘남한산성대동제’나 용인군의‘석성산 할뫼대동굿’과 같은 축제는 귀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으며, 또 경기지역의 특색 있는 축제의 하나로 육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아울러 지역 자체의 문제이기는 한데, 전통 문화적 유산이 취약한 탓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이유로 축제의 내용이 여타의 지역과 변별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축제의 성격과는 동떨어진 레퍼토리가 축제에 끼어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경기지역만의 고민은 사실 아니다. 그러나 경기지역이 지닌 지역적 특성은 여타의 지역보다 유리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이점은 경기지역이 산촌·농촌·어촌이라는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이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각 지역의 생산 기반과 관련된 지역적 특성을 잘 살려 축제를 창출한다면 전통문화의 유산이 약하다 할지라도 그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성싶다. 한 예로 여주의 ‘쌀축제’나 ‘도자기축제’가 바로 그 적절한 본보기이다. 여주의 축제는 우수한 쌀과 도자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여주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내용이다. 어촌의 경우도 이전부터 행해 왔던 풍어제와 같은 의례를 중심으로 특색 있는 축제를 되살려 봄직하다. 이렇듯 경기지역의 축제는 다양하게 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지역이기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의지와 활발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행사 내용을 좀더 구체화하여 볼 때, 경기지역의 축제가 지닌 성격이 뚜렷이 드러난다. 대체로 경축행사를 비롯하여 민속행사, 국악행사, 경연대회, 전시회, 공연, 체육행사로 나뉘어진다. 이 가운데 어떤 행사가 그 축제의 중심이 되는가에 따라 축제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종교의례 중심인가, 민속놀이 중심인가, 아니면 체육대회 중심인가, 전시·공연 및 경연 중심인가 하는 점이다.

경기지역의 축제에서 종교의례 중심의 축제는 안산시의 잿머리성황제를 비롯하여 광주군의 ‘남한산성 대동제’와 용인의 ‘석성산 할뫼대동굿’을 꼽을 수 있고, 추모제 중심의 축제로는 오리문화제를 비롯하여 다산문화제·율곡문화제·대은문화제 등을 들 수 있다. 민속놀이 중심의 축제로는 양주군의 양주별산놀이와 소먹이놀이를 비롯하여 안산시의 단오맞이 민속놀이를 지적할 수 있다. 이들 축제는 세시명절과 관련이 깊은 것들로서, 여타의 행사나 축제에 끼워넣기 식으로 들어간 레퍼토리가 아니라 그 자체가 축제의 중심축이 된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체육대회 중심의 축제는 대개 시·군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양상이다. 이때도 물론 줄다리기나 윷놀이, 농악놀이와 같은 민속놀이가 들어가기는 하나 이것은 부수적인 내용일 뿐이다. 따라서 체육대회 중심의 축제는 축제라는 이름보다는 운동회나 시·군민 체육대회라는 이름이 오히려 걸맞을 듯싶다. 전시·공연 및 경연 중심의 축제는 꽃꽂이 전시·그림전시·자생란 전시와 같은 취미·여가 활동의 발표, 무용·음악·연극과 같은 공연예술, 민요경창·농악경연·노래자랑과 같은 경연 등을 말한다. 이들 중 경연을 제외한 전시나 공연은 축제의 공유라는 측면에서 볼 때 축제를 단순히 볼거리로 그치고 마는 점이 없잖아 있다. 바꿔 말하면 공연자와 관람자가하나로 어울리지 못하고 각각의 처지에서 거리를 둔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이로 볼 때 경기지역의 축제는 부천의 복사골 종합예술제라는 이름이 보여주는 것처럼, 여러 요소들이 어울려 종합예술적 성격을 강하게 띤다고 하겠다. 비록 여주의 쌀축제나‘남한산성대동제’와 같은 몇몇의 축제가 나름대로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중심축을 이루고 있기는 하나, 그것은 경기지역의 축제에서는 큰 경향은 아닌 듯싶다. 더욱이 경기도의 경우 시·군민의 날 행사와 문화제 행사를 별도로 실시하고 있는 곳이 30퍼센트 넘지 않는다는 연구자들의 분석 내용이 경기지역 축제의 성격이라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 경기지역 축제의 특징

경기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는 축제의 경우 몇 가지 특징적인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축제를 복원하거나 새로이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근래에 와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축제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물론 지자제 이전부터 의욕적으로 개최되던 것이고 대개는 4∼5회 이상의 개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터라 앞으로의 전망이 크게 기대되기도 한다. 아울러 지자제 출범 이후의 지역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경기지역의 축제는 퍽 고무적이라 해도 무방하다.

첫째로 지역의 역사성이 강조된 축제의 경우를 들어보자.‘오리문화제·다산문화제·율곡문화제’와 같은 특정 인물을 추모하는 의도의 축제가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들은 지역에서 배출한 인물들의 위덕을 기리고 추모하는 형식이기는 하나,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민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나 지역축제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의도면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남한산성 대동제’와 같은 축제는 남한산성이라는 역사적 위치와 그곳과 관련된 인물들을 추모하는 행사이다. 원래 이 축제는‘남한산성 및 오학사추모제’라는 명칭으로 시작된 것인데, 이후 개칭하면서 축제의 내용과 면모를 쇄신시키고 있는 터라, 축제의 개발이라는 자체의 흐름에서 주목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례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남한산성 대동제’는 병자호란 당시 청국에 끝까지 항전할 것을 주장하다가 종전 후인 1637년 3월 심양에 끌려가 사형을 당한 삼학사(오달제·홍익한·윤집)를 추모하는 것이 축제의 기본 축인 동시에 청량당에 모신 이회 장군과 그 부인의 정렬을 기리는 축제이다. 이는 한국민속예술연구원 무속위원회 광주·성남지부가 주최하고 있는 행사로, 광주군과 같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시행되고 있다. 축제는 ‘산성산신제·청량당제·현절사제’에 이어서 ‘부정거리’로 시작하여 민속놀이인‘광대줄타기’로 진행된다.

참고로 이 축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부 : 개회선언과 의식

제2부 : ①산성산신제·청량당제·현절사제②부정거리③산거리도당맞이④불사거리⑤가망거리⑥성산거리⑦별성거리⑧작도거리⑨신장거리⑩대감거리⑪대신거리⑫창부거리⑬전거리⑭유흥거리

‘남한산성대동제’와 같은 형태의 축제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용인의 ‘석성산 할뫼성대동굿’이다. 이는 용인읍 지역에서 전승되던 대동굿과 산제를 복원한 것이다. 용인문화원과 무속보존회 용인군 지부가 주최하여 열리고 있는 이 축제는, 마고할미 전설과 마고산신이 있다는 석성산을 지역을 중심지로 삼고 대동굿을 복원하여 축제화한 것이다. 이는 현대사회에서의 새로운 축제의 모형을 보인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축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위 ‘남한산성대동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종교의례 중심인데, 다만‘두레굿’과‘타동두레굿’을 앞전에 내세워 걸립을 시도하고 풍물굿을 놀았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이는 축제를 좀더 축제다운 분위기로 이끌고 지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심리적 거리감을 해소시키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근래에 와서 특정한 의도로 개발된 축제를 들어보자. 대표적인 행사로 여주의 ‘쌀축제’와 ‘도자기축제’를 들 수 있다. ‘쌀축제’는 여주쌀의 우수성을 내외에 홍보하여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한 상업성을 깔고 있는 행사이다. 그러나 여주지역이 가질 수 있는 특장을 살린 기획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단연 성공한 사례라 하겠다. 특히 행사 내용면에서 볼 때 이 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쌀 생산력 증진에 공이 뛰어난 농민을 가려 농민상을 준다거나 다양한 쌀 포장재를 전시하여 상품성을 높이려는 의도는 다른 지역 축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점이다. 또 향토 음식 전시회를 비롯하여 여주쌀로 밥을 짓는 경연을 벌임으로써 축제를 차별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도자기 축제’도 독특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 축제의 성격도 그렇거니와 민속 도자기를 만드는 법을 시연하거나 ‘도자기 아가씨’를 선발하여 젊은 군민의 참여를 유도한 점도 돋보인다. 이러한 행사는 물론 도자기의 홍보와 판매라는 상업성을 깔고 있지만, 현대 도시형 축제의 형태가 놀이 쪽으로 편중되어 가고 있는 실정에서 바람직한 모형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는 온천 지역이라는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진‘수안보 온천제’와 좋은 비교가 될 수 있다.‘수안보 온천제’는 상권의 강화라는 목적에서 이루어진 축제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시작된 축제로 일단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축제인데, 온천수를 떠서 봉송하고 제를 지내고 아울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된 축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두 가지 특징을 보여주면서 한편으로는 전국의 다른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는 축제와 엇비슷한 내용을 축제에 끼워 넣음으로써 변별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물론 축제의 내용면에서 그렇다는 뜻이다. 아울러 축제의 시기를 고려한다면 경기지역의 축제는 대체로 10월에 편중되어 있고 4∼6월에 다소 개최되는 실정이다. 이는 전국적인 월별 분포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것은 곧 경기지역의 축제가 경기지역을 드러내는 데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는 것을 가리킨다.

■ 앞으로의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

축제는 원래 생산성을 기반으로 한 대동적 제의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생활 여건을 감안한 다면 축제에서 제의적 대동성을 구태여 강조할 필요는 없다. 전통적 축제의 현장이 제의성에 바탕을 둔 놀이로서의 축제였다면 현재의 그것은 제의성이 약화되거나 사라진 반면 놀이만의 축제로 남아가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에서의 축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제의성을 대체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그것에 부합되는 축제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 점은 경기지역만의 과제가 아니다. 전통축제는 여전히 대동적 제의를 기반으로 하여 의례성이 강조되지만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축제나 새로 개최되는 축제의 경우 제의성을 대체할 요소를 지역 특성에 맞게 찾아야 할 것이다. 대체 요소로서 상권의 강화도 무방하고, 역사적 인물의 재현도 바람직하다. 또 예술적 심미성이 강조된 대체도 좋다. 아무튼 제의를 대체할 축제의 중심 내용을 해당 지역의 역사적·문화적·상업적 특성과의 관련 속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상권의 강화라는 측면에서 여주의 ‘쌀축제’나 ‘도자기축제’가 제격이다. 강화의 경우‘화문석축제’나‘인삼축제’가 열려도 무방하다. 그래서 ‘화문석 짜기’경연도 벌이고 화문석 장터도 마련하여 판매 및 홍보를 한다면 그것도 훌륭한 축제 구실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른바 전문 축제인 셈이다. 한편 역사적 인물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오리문화제·대은문화제·다산문화제·율곡문화제’도 의욕적이다. 그리하여 해당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질 높은 삶을 목표로 해야 하는 지자체의 몫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축제는 신명나는 한 판이어야 하고, 그래서 축제판에 참여한 모든 이들은 그 신명을 마음껏 발산하고 맛볼 수 있는 축제라야 한다. 참여자의 경우 지역민이 축제의 주인이 되고 구경꾼 또한 주체적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한다면 그 축제는 일단 성공적인 셈이다. 아울러 지자체는 지역의 축제를 적극 육성하되 비문화적인 요소나 의도가 개입되지 않도록 하고, 순수한 문화행사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후원해야 한다. 그리고 축제판을 천편일률적으로 만드는 레퍼토리를 과감히 벗어버리고 그 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요소를 중심축으로 하는 기획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 일환의 하나로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축제판을 찾아다니며 기획을 하고 수수료를 바라는 이를테면 ‘축제꾼’의 개입도 차단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축제꾼’은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축제를 백화점식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축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다소 성글기는 하나 분명해졌다.

첫째, 될 수 있는 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축제가 벌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축제는 지역의 산업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전문 축제를 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축제를 통한 관광자원의 개발이라는 측면과도 맞물려 있다.

셋째, 남한산성의 경우처럼, 인접한 일정 지역들이 연합하여 축제권역을 확대시키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축제와 체육대회와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차제에 축제의 성격이 전혀 없는 단순한 행사에 해당하는 것은 이름부터 바꿔서 축제에 대한 일반인의 의식 제고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도 작은 일 중의 하나라 생각한다.

다섯째, 축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리고 어떤 사람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으므로 지역민의 참여 문제는 행정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젊은이의 참여를 위해서 축제권역의 임시 휴무를 선포하는 기술적인 방법도 필요하다고 본다.

경기지역은 분명 지리적 여건으로 볼 때 다양한 축제가 열릴 수 있는 곳이다. 자연 환경이 다양하고 역사 문화적 특성이나 산업적 기반이 비교적 뚜렷한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살리려는 의도와 노력은 일차적으로 해당 지자체에 부담된 몫인 동시에 권리라 할 수 있다. 이차적으로는 해당 문화원이나 지역 시·군민의 몫이라 하겠다. ‘축제는 많을수록 좋다’는 말을 염두에 두면서, 전통과 현대, 놀이로서의 신명과 제의로서의 경건함을 통합하거나 제의를 대체할 요소를 강구하는 동시에 지역 문화를 발전시키는 기제로서의 축제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끊임없이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