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김은정 / 전북일보 기자
■ 전주예총 지난해 이어 전국한지공모대전 열어
한지의 고향, 그 전통을 잇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지역문화의 독창성을 바로 세워가기 위한 이러한 움직임은 전통문화의 현대적 계승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안겨주는 시도이다. 지난해 전주예총이 개최해 지역 전통문화 발굴과 계승의 큰 계기를 마련했던 전국 한지공예대전이 올해 두 번째 자리를 잇는다.
예부터 종이의 전통이 깊은 전주의 문화를 조명, 문화상품으로 개발시켜 가기 위해 마련한 이 공모전은 근래 들어 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를 더욱 돋우어내는 바탕이 되고 있다. 특히 전주예총은 이 공모전을 바탕으로 한지축제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을 준비하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전주예총은 올해 대회를 명실공히 전국공모전으로 발전시켜 가기 위해 전국 5개 시도에 작품 접수처를 두었으며 상의 규모도 확대했다. 대상도 전통과 현대 부문에 각 1점씩, 2점을 선정하는 것을 비롯, 입상자를 늘렸으며 대상에는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시상, 본격적인 공예대전으로서 권위를 세워가기 위한 바탕을 다진다. 출품 부문은 지호 지승 전지를 비롯한 전통 부문과 한지를 이용한 현대적인 생활용품 및 관광자원화시킬 수 있는 현대부문의 2개 부문이다.
전공에 관계없이 만 열여덟 살 이상의 참가자는 누구나가 응모할 수 있는 올해 공모전에는 지난해 보다도 참가자가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각 미술 대학을 중심으로 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지를 이용한 현대적인 창작예술품이 문화상품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활용품과 관광자원화시킬 수 있는 작품개발이 적극적으로 시도되면서 한지의 쓰임새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비해 전통부문에 대한 기능전수는 절실한 과제로 부각되어 있다. 우선 종이 부문의 전통공예기능 보유자가 거의 활동하지 않고 있는데다 그 기능을 계승하려는 움직임도 여전히 미약한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지난해 첫 공모전의 전통부문 입상자들의 활동은 지승 지호 전지공예의 계승에 기대를 안겨주고 있다. 전주예총은 올해 공모전 입상전 전시를 전주 시민들의 가장 큰 잔치인 풍남제에 맞춘 6월 15일부터 2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연다. 이 지역에 또 하나의 특징 있는 전시회가 자리잡을 수 있게 된 셈이다.
■ 전라북도 미술대전
제28회 전라북도미술대전에서 문화부장관상이 주어지는 종합대상은 한국화 부문에「시간」을 출품한 이은경씨(28,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2가 46-1)가 차지했다. 이밖에도 각 부문 대상은 양화 부문에「묵시-너를 위한 시」의 이정웅씨(29,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1가 559-6), 조각 부문에「외투 입은 남자-문명」의 이길명씨(26, 완주군 이서면 상개리 3030), 공예 부문에「잉태」의 강정이씨(35, 김제시 금구면 대화리 525-1), 사진 부문에「열연」의 손석윤씨(33,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 1가 698-2), 서예부문에「칠언절구」를 출품한 최혜순씨(44, 전주시 효자동 한양운남아파트 5동 305호), 건축 부문에 「태극도선의 흐름」을 공동으로 제작해 출품한 김방용(26,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154-46)외 3명, 그리고 대상이 없는 판화 부문 우수상은「무제」의 김경아씨(26,전주시 효자동 1가 575-8)가 각각 차지했다. 또 우수상은 한국화의 전량기씨, 양화의 서중규씨, 조각의 백지윤씨, 공예의 한현숙씨, 사진의 송기홍씨, 서예의 정의주씨, 그리고 건축은 공동작을 출품한 양성수 외 2명에게로 돌아갔다.
이번 미술대전에는 한국화 82점, 서양화 125점, 조각 15점, 공예 101점, 서예 282점, 사진 124점, 건축 8점, 판화 31점 등 8개 부문에 768점이 출품돼 지난해의 717점보다 양적으로 늘었으나 서예·공예·사진 부문은 출품자가 크게 늘어난 반면 한국화·서양화·조각 부문은 오히려 출품자가 줄었다. 특히 갈수록 출품자 수가 줄어들고 있는 조각 부문의 경우 15명만이 출품해 조각 부문 활성화에 대한 과제를 제기했다. 전반적으로 평년작의 수준을 보였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평가였지만 비교적 고른 수준을 보인 예년과는 달리 입상작과 낙선작 혹은 입선에 그친 작품들 사이에 수준차가 드러나 보인 것이 올해의 특징으로 부각되기도 했다.
심사위원장인 윤명로씨(서울대 교수, 서양화)는 “어느 특정한 양식의 흐름을 거부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 보이는 노력이 돋보였다. 그러나 작품의 완성도에 비해 실험정신이나 발상력이 약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 전국고수대회 대명고수부 대상 추정남씨
명고수의 유일한 등용문인 제16회 전국고수대회가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의 대명고수부 대상은 추정남씨(54, 전남 해남군 해남읍 남외리 53-5)가 차지, 대통령상과 함께 명고의 반열에 오르는 기쁨을 안았다. 올해 대회에는 대명고부 6명, 명고부 14명, 일반장년부 33명, 일반청년부 8명, 신인장년부 22명, 신인 청년부 13명, 학생부 9명 등 7개 부문에 105명이 참가, 신명난 북장단 기량을 발휘해냈다. 이날 대명고수부 대상의 영광을 안은 추정남씨는 익산 출신으로 지난 1987년 명고부 장원을 차지, 이미 명고로서의 활동을 활발하게 해온 국악인이다. 대명고수부가 신설된 첫해부터 다시 이 대회에 도전, 일곱 번째의 도전 끝에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날 대회 결선에서 오정수 명창의 수궁가 중「악성가」대목에 북장단을 맞춰냈다. 병이 든 용왕을 치료하기 위해 온갖 약재가 등장하는 이 대목은 자진모리의 흥겹고 섬세한 장단이 특징. 추씨는 신들린 듯 소리를 앞뒤에서 당기고 밀며 신명나게 북장단을 풀어내 거만한 귀명창들의 박수갈채를 부족함 없이 받아냈다.
“엇중모리 대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경선이라는 생각을 떨쳐내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내내 다졌지요. 그리고 오선생님의 소리를 따르다 보니 그만 저도 그 신명에 도취되어 버렸습니다”그는 이제 자신의 오랜 세월 앙금인 명창으로의 길을 작파한 한을 당당하게 걷겠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기량이 월등히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대회에는 연일 700여 석의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로 우리 음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대명고수부 외에도 명고부 대상은 송재영씨(35 전주), 일반장년부 대상은 홍성기씨(36 전주), 일반 청년부는 최만씨(23 군산), 신인 장년부 대상은 김형태씨(36 전주), 신인청년부 대상은 차지연씨(14 대전), 학생부 대상은 이지연양(13 전주)이 각각 차지했다.
■ 전북청년문학회 문학강좌 개설
젊은 문학인들이 문학 대중화의 새로운 작업을 벌이고 있다. ‘문학, 버릴 수 없는 내 꿈’을 주제로 한 이번 문학강좌는 그 동안의 활동에 새로운 의욕을 보태낸 자리이다. 5월 한달 동안 매주 한차례씩 열리는 이 강좌에는 고은, 송기원, 도종원, 은희경씨 등이 초청되어 자신들의 문학적 소양과 경험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끝내 지켰던 문학에 대한 꿈은 무엇이었는지를 생생하게 이야기하고 작품의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90년대는 그야말로 위기의식을 갖게 한다. 문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어쩌면 문학 자체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까지 갖게 하는데 실제로 우리 입장에서 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글읽기가 너무 가볍고 일회적인 것 같고 출판되어지는 글들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고 밝힌 전북청년문학회는 이번 강좌를 통해 건강한 문학 대중화의 틀을 가꾸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강좌에는 기대 이상의 많은 문학인들이 참가해 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청년문학회는 강좌가 끝난 후에도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과 만나는 ‘작은 문학 카페’를 운영, 문학인구의 저변확대를 꾸준히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문학강연회
문학의 해를 기념,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위원장 서기원)가 마련한 ‘찾아가는 문학강연회’가 4월 24일 오후 6시 전주 덕진구청 강당에서 열렸다. 5백여 명의 참가자들로 문향 전주의 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준 이날 행사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씨와 시인 유안진씨가 ‘문학은 정녕 위기를 맞고 있는가’와 ‘한국의 여성시와 여성적 고유문화의 기저’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문열씨는 지금 우리 문학계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 외부적인 요인보다는 문학 자체적인 요인이 더 심각하다고 말하고 그 요인으로 문학권력의 출현과 인접과학의 간섭, 대학 중심의 강당 이론가들을 들었다. 그는 이들 내부적인 요인들이 바로 작가와 독자 사이에서 문학을 혼란스럽게 하는 주체들이라며 문학은 위기를 조장하는 바로 이러한 자체적인 요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안진씨는 문학이 지닌 여성적인 고유 문화의 바탕을 소개, 다른 부문과는 달리 모성적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정서를 순화하는 요체인 만큼 생활속에 문학이 깊이 뿌리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서기원 조직위원장, 황명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전북예총 김남곤 회장, 최승범 시인을 비롯한 문학인과 송하철 부지사 등 축하인사들이 참석했다. 전주 강연회는 문학의 해 조직위원회의 ‘찾아가는 문학경연회’를 여는 첫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