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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김순자 / 제민일보기자

■ 제주의 바람과 돌 주제 허민자·강태봉 전시 눈길

이곳 제주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현무암과 바람이 유난히 많다. 척박함과 투박함이 깃든 이런 소재들이 때론 제주예술의 깊이를 담아내는 예술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제주민의 정성과 감정이 녹녹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제주에는 투박한 자연미를 소재로 한 작품전이 잇따라 관심을 모았다. 중견도예가 허민자씨(56 제주대 교수)의 ‘허민자 도예전’과 젊은 화가 강태봉의 ‘바람땅전’은 최근 들어 선보인 제주에 대한 애정이 진하게 배인 전시회 2제였다.

지난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한솔 갤러리에서 열린‘허민자 도예전’은 제주의 질박함과 투박함이 깃든 전시였다.

제주돌이 구사하는 많은 이야기가 조형감각으로 되살아난 이번 전시회는 붉은기가 감도는 제주 흙을 재료로 하고 현무암을 주제로 한 ‘돌의 이미지를’ 다각도로 형상화해 보여주었다.

비양도의 애기 업은 바위와 중문 대포리 해안가, 선인장을 닮은 돌의 모형, 모성이 가득한 여인과 아기의 모습 등 50여 점이 출품돼 시선을 끌었다.

이와 함께 허씨의 작품에 깃든 구멍이 숭숭 뚫린 작품 속에서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은 마치 깊은 지하에서부터 용암의 온도를 지니고 뿜어져 나오는 태고의 돌의 따스함을 되돌려 주기라도 하듯 벽을 비추는 그림자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4월 26일부터 5월 2일 까지 제주시내 세종갤러리에서 선보인 강태봉의‘바람땅전’은 바람과 함께 살아온 제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예술로 승화해 보여준 작품.

강태봉의 그림에서 에머랄드빛 바다와 노오란 유채꽃, 구수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 초가가 있는 제주의 풍경이 아니다. 제주의 중간산을 뒤덮는 검붉은 산야와 흙밭, 돌투성이 들판, 겨울바람에 쓸려 줄기만 남은 억새, 우영밭(집과 인접해 있는 작은 밭)에서 키워낸 무꽃과 고추밭 등 서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는 역사성이 깃든 그런 자연이다.

미술 평론가 김유정씨는“강태봉의 그림에는 땅의 역사가 있고 땅의 사회학이다. 그에게 있어서의 땅은 결코‘그림 같은 그림’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희망이며 활력소”라고 해석한다. 또“제주의 피맺힌 한의 역사 4·3 민중항쟁의 역사적인 학살터로 그려지기도 한다며 이는 시대의 아픔을 공유하고자 하는 작가의 실천적인 자세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실험정신 가득한 작품전 : 제주청년작가전

장차 제주미술계를 이끌어갈 제주의 청년작가들의 실험정신이 가득한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제주도문화진흥원(원장 안대영)은 5월 11일부터 17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제3회 제주 청년작가전’을 가졌다. 제주의 젊은 작가 29명이 참가하는 이 전시회는 제주 미술의 장래를 점쳐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란 평가를 받았다.

한국화·서양화·설치미술 등 다양한 미술장르가 선뵌 이 전시회는 미술협회 제주지회 회원뿐 아니라 민중미술을 그리고 있는 탐라미술인협의회 회원도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이 전시회에는 제주의 드센 바람에 비틀린 해송을 통해 제주의 미를 재해석한 강부언의「삼무일기-소나무」, 박정훈의 해방 50년을 화두로 한「한국현대시-테러타켓」, 김현숙의「꽃들의 향연」, 현경화의「미인들」등 한국화 6점, 서양화16점, 디자인 1점, 판화 1점, 설치미술 2점, 등 29점이 출품됐다.

출품작가는 강부언, 고경희, 김현숙, 박성배, 박순민, 홍진숙, 강태봉, 고민철, 고보영, 고순칠, 김남홍, 김수병, 김정희, 박경훈, 송맹석, 양승우, 오윤선, 이경은, 이경재, 이옥문, 채기선, 허순보, 이원우, 현경화, 김혜숙, 박금옥, 정성실, 정윤광, 강호순.

■ 제주시립합창단‘한국전문합창제’참가

제주시립합창단(지휘 강문칠·제주관광전문대교수)이 6월 10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문예회관에서 열리는‘한국전문합창제’에 참여한다.

경기도 수원성 축성 2백주년을 기념해 벌이는 이 합창제에는 제주시립합창단과 인천시립합창단, 성남시립합창단, 수원시립합창단, 대구시립합창단 등이 참가하는데 제주시립합창단은“이 연주회를 통해 제주합창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며 포부가 대단하다.

또 이 합창제는 연주회는 물론 합창세미나·대합창 축제를 겸해 열릴 예정이어서 제주지역의 합창문화 발전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시립합창단이 이 합창제에서 선보일 곡목은 제주민요「이어도」와「서우젯소리」를 비롯, 성곡「주기도」,「아베마리아」,「라이크어존」,「너 축복하시려고」,「여호와는 나의 목자」,가곡「물안개」,「남촌」,「고향의 노래」,「아지랑이」등이다. 제주시립합창단 공연은 6월 12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릴 예정이다.

■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새 단장 취임으로 새출발 선언

지난 1989년 순수민간음악단체로 창단한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 장홍용·제주대 교수)가 지난 5월 11일 공석 중인 단장에 한라윈드앙상블 양세훈씨(사업가)를 새롭게 영입,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는 그 동안 11회의 정기연주회와 성탄축하음악회, 대한민국청소년교향악 여름연주회, 제주어린이노래잔치, 고전음악감상회 등을 펼치며 도민들과 함께 해왔지만 단장이 공석이어서 대외적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데 이번 단장 취임으로 오는 8월 24일 일본 나가사키 초청 한·일 연주회를 앞둔 단원과 후원자들은 크게 고무된 상태다.

지휘자 장홍용 교수는 “제주 청소년 오케스트라는 내보이기 위한 연주단체가 아닌 제주지역의 진정한 음악발전을 위한 단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연주회뿐만 아니라 고전음악감상회·음악세미나 등을 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청소년오케스트라는 초·중·고·대학생 60명의 단원과 운영위원 8명, 지도위원 7명, 후원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제주도제 실시 50주년 기념 문화행사 다채로워

올해 제주도는 도제 실시 5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따라서 제주도는 도제 실시 5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를 가지고 있는가 하면 다채로운 문화행사도 잇따라 열고 있어 도민들의 문화향유 기회의 지평을 넓혀 주고 있다.

5월 한달도 제주도 승격 50주년 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위원장 양충해, 제주문화원장이며 시인)가 주최하고 예총 제주도지회(지회장 강영호)가 주관하는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져 관심을 모았다.

사진작가협회 제주도지부(지부장 문무경)는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제주학생회관 전시실에서 지난 1993년 이후 한라문화제 입상작들을 모아 ‘제주풍경사진전’을 개최했다. 또 25일 오후 4시와 7시, 26일 오후 7시 제주도 문예회관에서는 연극협회 제주도지회 회원들이 엮어내는 제주말(사투리)연극 「살짜기 옵서예」가 무대에 올려졌다. 이 연극은 고전해학극「배비장전」을 제주말로 각색, 연출한 뮤지컬이다.

공연에 앞서 문예회관 앞마당에서는 국악협회 회원들이 제주민요를 주내용으로 하는 국악한마당이 열려 제주민요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밖에도 25일부터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로비에서는 문인협회 제주지부가 꾸미는 ‘제주 관련 문학 전시회’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제주문학의 현주소를 알려주는「제주문학」지와 각종 동인지·창작집 등이 선보였다.

한편 이날 전시회에는 제주지역 문인들이 직접 나와 자신의 창작집과 동인지를 도민들을 상대로 무료로 배포해 큰 호응을 받았다.

■ 시인 윤봉택씨 첫시집「농부에게도 그리움이 있다」발간

제주 향토시인 윤봉택이 자신이 나고 자란 고향과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낸 첫시집「농부에게도 그리움이 있다」를 발간했다(도서출판 공감사). 서귀포시 강정동 출신의 윤봉택은 지난 1991년「문예사조」를 통해 등단, 제주의 정서와 삶의 내면을 시로 발표해 왔다.

등단 이후 발표, 독자들의 검증을 거친 시를 모아 엮은 그의 첫시집「농부에게도 그리움이 있다」에는 시인이 농사꾼으로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느꼈던 고향의 현실에 대한 연민과 애착을 녹여낸 시 53편이 담겨 있다. 제1부「제주바람」, 2부「농부에게도 그리움이 있다」, 3부「억새꽃」으로 엮어졌다.

이 시집에는 지난 1985년 농민후계자로 선정돼 파인애플 농사를 시작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빚더미에 올라앉아 밭을 팔기도 했던 시인의 뼈아픈 삶과 피폐해진 우리 농촌의 현실도 고스란히 옮겨져 제주 농촌의 현실을 일깨워 준다.

또 이 시집에 실린 시에는 제주 사투리가 많이 쓰여 제주의 정서를 유감없이 드러내 보여주어 시인의 제주말에 대한 애정 또한 읽을 수 있다.

‘바당에 강보민/보름 아니 불엄신디/절만 청원하게 첨서라//서별코지 생갱이덜 닥살 벌리명//보름코지에 사그네/목모른 혼숨만 쉬엄서라’(「나 설운 어멍 아방」중에서)

■ 극단 가람「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일」전극연극제 참가]

극단 가람의「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 일」(조원석 원작·이광훈 연출)이 제주연극제 최우수상을 받고 전국연극제 작품으로 선정됐다.

연극협회 제주도지회(지회장 강용준)주최로 지난 4월 16일과 19일 이틀간 제주도문예회관에서 열린 제주연극제에 선보인「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일」은 1992년 미국의 동포사회에서 한 목사가 자신의 딸로부터 성폭행사건으로 고소당한 실화를 극화한 것이다.

전국연극제 참가작으로 선정된 「오렌지 카운티에서 생긴일」에 대해 심사위원들은 “무대장치와 조명이 산뜻하고 차분하게 연극을 진행한 게 돋보였다”며 “앞으로 공연할 때는 주제의 불분명성, 배우의 성격구축 등에 세심한 신경이 요구된다”고 평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