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재환 / 영남일보 기자
96 영·호남 춤 한마당
영·호남지역에서 활발한 무대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 현대무용단이 한 자리에 모여 합동공연을 가졌다.
대구와 광주의 대표적인 현대무용단 중의 하나인 박현옥 & 대구 컨템포러리 무용단과 광주 현대무용단이 10월 17일 오후 대구 문예회관에서 '96영·호남 춤 한마당'을 벌였다.
두 무용단의 합동공연 계기는 지난 9월 제주에서 열린 제5회 전국무용제에서 대상 없는 우수상을 공동 수상한 것이다. 당시 두 무용단은 "무용으로 지역간 화합을 보여 주자"는 데 자연스레 합의했던 것이다.
이번 공연은 제1부가 광주 현대무용단의 「아라리요」(안무 임지형), 제2부는 박현옥 & 대구 컨템포러리 무용단의 「그리고, 아침이 오다-처용 1996」(안무 박현옥)으로 꾸며졌다.
1990년 창단 된 광주 현대무용단은 국제 현대무용제와 바탕골 현대무용 공연 등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으며, 박현옥 & 대구 컨템포러리 무용단은 지난 1994년 창단 된 이래 지금까지 지역간 연합무용제 등에 참가하면서 실력을 다져왔다.
무용가 박현옥씨(효성가톨릭대 교수)는 "우연찮게 영호남의 현대무용단이 공동 우수상을 수상하게 된 것을 좋은 계기로 삼아 두 지역간의 무용 교류를 정례화 하겠다"고 말했다.
두 무용단은 내년 2월에 광주 공연을 갖고, 이 같은 합동공연을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고월 이장희·빙허 현진건 기념사업 결실 맺어
대구에서 태어나 근대 한국문단의 한 기둥으로 자리 매김 한 시인 고월 이장희와 소설가 빙허 현진건의 기념사업이 결실을 맺었다.
철저한 문헌고증과 연구작업을 통해 고월 이장희의 첫 시집 「봄은 고양이로다」와 「빙허 현진건 소설선집」이 책으로 묶어졌으며, 두 작가의 문학비가 대구 두류공원 예술인의 동산에 세워졌다.
문학의 해 기념사업으로 이를 추진해온 대구문인협회는 지난 9일 오후 문학비 제막식을 가졌다.
고월 이장희(1900∼1929)는 특유의 회화적 수법으로 근대시의 선구적 역할을 한 시인이지만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기념사업을 위해 고월을 연구해 온 작가 윤장근씨는 "그는 친일파였던 아버지와 등지고 자학하듯 어렵게 생활했으며, 그의 생가에서 말 한 마디 남기지 않고 자살해 그에 대한 기록을 찾기가 아주 어려웠다"고 밝혔다.
대구 계산동 출신인 현진건(1900∼1943)은 지난 1920년 「개벽」을 통해 등단, 「운수 좋은 날」, 「B사감과 러브레터」등의 소설작품을 남겼다.
예술인의 동산에 세워진 고월의 시비에는 「봄은 고양이로다」를, 빙허의 문학 비에는 「고향」중의 일부를 인용해 새겼으며 뒷면에는 각각 그들을 기리는 글을 함께 새겼다.
96 대구-파리 현재미술전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영남일보가 공동 주최한 캐러밴 96대구-파리 현대미술전이 11월 21일부터 12월 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는 오늘날 미술의 경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로 대구와 파리지역에서 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추구하고 있는 작가들의 평면 및 입체작품이 전시됐다.
순례 여행단이란 의미의 전시회 제목인 캐러밴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전시는 두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미술과 문화의 상호소통과 교환을 위한 것이다.
출품작가로는 대구에서 이교준, 권오봉, 정태경, 박두영, 남춘모씨 등 10명, 파리에서는 타키타 준(일본), 니꼴라예프 스테판(불가리아), 브라코 드미트리(유고), 얀코프(독일), 프레드릭 봄(프랑스)등이다.
작가들은 1인당 15미터의 벽면과 바닥의 공간을 이용해 작품을 전시했는데 대구지역 작가들이 추상표현주의 계열이나 미니멀리즘의 평면작업을 주로 선보인 반면 파리의 작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설치작품을 선보였다.
전시 개막일인 21일에는 국제회의장에서 파리국립미술학교 교수를 지낸 바 있고 광주 비엔날레에 특별 초대되기도 했던 브라코 드미트리의 강연회가 열렸다.
창단 10주년 맞은 극단 객석과‘무대’
극단 객석과‘무대’가 지난 2일로 창단 10주년을 맞았다.
1986년 11월 2일 창단 된 이 극단은 같은 달 18일 「비어있는 곳으로 부는 바람」으로 창단 공연을 시작해 지금까지 모두 52편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며, 지난해 1월에는 객석 1백 석 규모의 소극장 아트홀 '객석과 무대'를 여는 등 착실한 행보를 다져왔다.
객석과 무대는 창단 10주년을 맞아 '10주년 기념 히트작 시리즈'를 공연하고 있다.
김지은씨의 모노 드라마 「어미」가 무기한 연장공연에 들어갔고, 12월 24일까지는 소포클레스 원작의 「안티고네」를 각색한 「두둥, 두두둥 태백」이 매주 3일 무대에 오른다.
극단 대표 이강일씨는 "일부 비판의 소리도 있지만 우리 극단이 대구지역 연극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온 데 대해 자긍심을 가진다"면서 "극장 규모를 확장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연극제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