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채복희 / 전남일보 기자
송원갤러리의 기획전
화랑가의 불황은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한 미술시장도 쉽사리 회복세로 돌아설 것 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경제력이 다른 지역보다 더 취약한 광주의 화랑가는 이같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신선한 기획으로 애호가들의 시선을 끌면서 좋은 작품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개관 2년째를 맞은 광주 송원갤러리(관장 김윤기)의 기획전은 그 같은 의도를 담아낸 전시회였다. 「광주-미로 속에서 길 찾기」라는 제목으로 3월 2일부터 4월 6일까지 3부로 나눠 개최돼 호응을 모았다. 3일부터 12일까지 마련된 제1부 무등산전은 남도인들의 정신적 지주이자 변함없이 사랑을 받아온 무등산을 작품에 담아낸 작가 26명을 초대했다. 작가는 김정주, 김대원, 김형수, 문장호, 박광식, 박생광, 박은용, 박행보, 유영열, 장찬홍, 하성흠, 하철경(이상 한국화) 강연균, 김준호, 박상섭, 배동신, 손장섭, 송필용, 오승윤, 이강하, 이준석, 진양옥, 최영훈, 한희원, 황순칠, 황영성(이상 서양화)씨 등이다.
갤러리측은 이와 더불어 작가 미상의 1935년께로 추정되는 무등산과 광주시가지 풍경과 같은 자료도 선보여 변화하고 있는 광주와 광주의 현재 등을 다양하게 보여주려는 노력을 시도했다.
2부는 「광주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전시회. 이 기간 동안 영화「꽃잎」과 도미야마 다에코 감독의 영화「자유 광주」를 각 3차례씩 상영했다.
2부가 시사하는 바는 '광주의 의미 찾기'로 한국 현대사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 1980년 광주 항쟁이 여전히 역사적 주체들의 눈을 띄우게하는 사건으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하는 회화적 작업을 보여준 것이다. 참여 작가는 박문종, 박불똥, 신경호, 우제길, 이동기, 이수영, 이응로, 최진욱, 허진, 홍성대, 구본창, 박찬경, 김창세, 김흥곤, 박정환, 윤동천, 주동진씨 등이다.
3부는 27일부터 4월 6일까지 「광주에서 살아가기」라는 제목으로 마련됐다. 오프닝 이벤트로는 광주를 담은 희귀자료들이 공개됐으며 광주사람들의 일상과 표정, 이미지 등을 담은 사진작품이 전시됐다.
광주 연극제 최우수상은 극단 코보의「새」
제11회 광주연극제가 2월 28일부터 시작돼 3월 9일까지 열렸으며 극단 코보의 「새」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을 받은「새」는 제5회 전국연극제에 참가하게 된다. 이번 연극제에서는 극단 'Y'와 '얼', '아리' 등 모두 5개 연극단체가 각각 다른 작품을 무대에 올려 열띤 경연을 펼쳤다. 정찬 원작, 오성환 연출의 작품「새」는 1980년 광주 오월 항쟁 때 가해자와 피해자를 주인공으로 해서 이들의 고통을 진지한 시각에서 탐색했다.
또한 제15회 전남연극제가 13일부터 19일까지 광양문예회관에서 개최됐다. 4월 부산연극제에 참가할 대표팀을 선발하게 되는 이번 연극제에는 광양 극단 '민예'의 「이성계의 부동산」, 순천 극단 '겨울'의「야생초」, 해남극단 '미암'의 「폭풍의 언덕」, 목포 극단 '선창'의 「산불」, 나주 극단 '예인방'의 「아름다운 거리」, 여천 극단 '파도소리'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여수 극단 '동백'의 「바람 분다 문 열어라」등 7개 작품이 올랐다.
윤곽 드러나는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의 윤곽이 드러났다. 「임상, 기억 그리고 역사-해방 이후 한국 미술과 시각문화」,「한국의 무속과 현대미술」,「동서명작전」,「청년정신전」,「도시의 꿈-공공미술 프로젝트」등으로 꾸며지는데「일상, 기억 그리고 역사-해방 이후 전국 미술과 시각문화」는 당초 계획된「전통과 현대전」이 큐레이터 사정으로 무산되면서 3월초 결정됐다. 이 전시 큐레이터는 미술평론가 김진송씨. 김씨는 해방이후의 각 시기의 문화적 흐름과 미술사적인 흐름의 만남을 편년사적으로 주제화해서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무속과 현대미술」은 박영택씨가 큐레이터. 한국의 문화전통과 생활 속에 아직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무속의 원형과 정신적 바탕을 미술적 어법으로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무속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무당 집, 서낭굿의 재현, 해외 샤머니즘 영상자료, 사진 등의 전시코너 도 마련된다.
이외「동서명작전」은 유준상씨, 「청년정신전」은 유재길, 오병욱, 조광석씨, 「도시의 꿈」은 박호재, 유영국씨 등이 각각 큐레이터를 맡았다.
봄맞이 공연 펼치는 광주시립 예술단체들
광주시립예술단체들이 일제히 봄맞이 공연을 펼쳤다.
14일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새로 맞아들인 임평룡씨(목원대 교수) 지휘로 155회 정기연주회를 가진 것을 시작으로 소년소녀합창단(15일), 합창단(20일), 무용단(28, 29일)의 공연이 이어졌다. 시립교향악단이 신임지휘자와 함께 선보인 작품은 스메타나의 「팔려간 신부」서곡과 살리에르의 「플루트와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등. 제72회 정기공연을 가진 시립합창단은 김규환 작곡의「저 넓은 들판에서」등 가곡과 팝송 오페라 합창 등을 다양하게 선보였다. 또 무용단은 지난해 5월 박경숙 단장 취임후 처음으로 정식무대를 가졌는데 공연작은「코펠리아」. 코펠리우스 역을 서울발레시어터 상임 안무자 제임스 전이 맡아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며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