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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이건상 / 전남일보 기자

문학 동인지 「원탁시」창간 30주년 맞아

광주 지역의 대표적인 문학 동인지 원탁시(圓卓詩)가 창간 30주년을 맞았다. 창간 30주년 기념 특집으로 5월 2일 발간된 동인지 제37집 「원탁의 바다」(예원 간)는 회원 23명의 자선 대표시 10여 편과 각자의 시론을 담은 「내시가 걸어온 길」로 꾸며졌다.

범대순, 윤삼하, 정현웅씨가 주축이 된 동인들은 지난 1967년 1월 광주 YMCA에서 김현승 시인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 대회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원탁」이란 명칭은 위아래 없이 둘러앉아 뜻을 나눈다는 의미. 현재 동인은 모두 23명으로 창립 동인인 김현곤, 문병란, 박홍원, 범대순, 손광은을 비롯해 김재흔, 문도채, 정재완, 진헌성, 김재희, 오명규, 허형만, 이향아, 이진영, 국효문씨 등이 활동하고 있다.

광주·전남 민족문학작가회의 제1회 오월 문학제 개최

지난 4월 소설가 문순태씨를 초대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새롭게 출발한 광주·전남 민족문학작가회의가 24일 '17년, 그 기나긴 삶과 역사의 대장정'이라는 대주제로 '제11회 오월 문학제'를 개최했다.

제1부는 '오월 문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으로 문학평론가 신덕룡씨(광주대 문예창작과 교수)와 시인 강형철씨(숭의여전 교수)가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 문학평론가 황정화, 한만수, 시인 이은봉, 소설가 채희윤씨가 지정 토론자로 나서 토론을 벌였다.

제2, 3부에서는 전북민족문학작가회의 정양 회장의 5·18 17주년 기념시 「남도행」낭송과 5월 시극「그대가 드디어 세상을 이겼으니」가 펼쳐졌다.

기존 5월시와 소설을 문학사적으로 정리해 보자는 의도로 기회 된 시극은 5월 시동인·문병란, 김준태 시인의 작품과 임철우, 채희윤, 김유택씨의 소설이 음악과 함께 가미돼 입체적으로 꾸며졌다.

오승윤·알랭 본느프와의 만남 '선묘와 색채의 향연'전

서양화가 오승윤씨와 동양적인 선묘에 유럽 화풍을 융합시켜 현대성을 추구하고 있는 프랑스 알랭 본느프와씨가 광주에서 만났다. '선묘와 색채의 향연'이란 주제로 마련된 초대전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신세계 갤러리에서 열렸다.

서양의 회화 기법으로 한국적인 전통 색채를 조형하는 한국의 중견 화가인 오승윤씨와 서양인으로 동양적인 조형 방법을 모색해 온 서양 작가의 만남은 동서양의 융합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알랭 본느프와는 파리 태생으로 에꼴 데 자르 아플리케(음영미술전문학교)와 에꼴 데 보자르(순수미술전문학교) 출신으로 조각가 불티의 제자이면서, 일본의 수묵화 대가 밑에서 동양 사상인 선의 세계를 섭렵한 작가이다.

본느프와는 누드화 위주의 유화 7점, 혼합 기법과 드로잉 작품 11점, 판화 20점을 선보였고, 오승윤씨는 국내외 화단에서 관심을 불러모으고 있는 「풍수」연작의 인물화와 풍경화 15점을 내걸었다.

오씨는 '작품의 내용과 기법, 소재 면에서 동·서양의 전통이 어떻게 만나고 있는가를 보여준 게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5·18 영령을 위한 진혼 예술제

광주문예회관이 주관한 5·18영령을 위한 진혼 예술제 '민주의 꽃이여, 5월의 넋이여'가 지난 16일 올해 새로 조성된 5·18묘지에서 2시간 동안 펼쳐졌다.

신묘역으로 이장한 5월 영령들과 구천을 맴 도는 영령들의 혼백이 편히 눈을 감도록 마련된 이번 진혼제에는 광주시립국악관현악단, 광주시립교향악단, 임지형 광주현대무용단, 유명숙무용단, 광주시립합창단, 대학합창단 등 5백여 명이 출연한 매머드 무대였다.

처음 1과정에서는 길 닦음에 이어 광주시립국악관혁악단의 진혼 서곡이 울려 퍼지면서 지전기수단과 진혼기수단이 5·18위령탑 모형의 신위패를 들고 입장했다. 신위패가 무대에 오르자 유명숙무용단이 진도 씻김굿에서 발췌한 지전춤을 춰 제의식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2과정은 5·18 국가 기념일 제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진혼시 「민주화의 첨탑」,「오월 광주의 넋이여」가 낭독되었고, 이때 무대 아래서는 임지형 광주 현대무용단의 진혼 무용이 비애감을 더했다. 무용 공연과 동시에 시립합창단과 대학합창단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이 「아침 이슬」을 관중과 함께 합창, 5월의 의미를 새롭게 다졌다.

마지막 3과정은 극락왕생을 진혼 무용과 고풀이, 승천을 위한 씻김이 채향순 서울 가무악 예술단과 이광수 사물놀이패에 의해 펼쳐졌다. 진혼예술제의 대미는 「5월의 노래」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합창으로 장식했다.

5월 거리전 열려

매년 5월이면 광주 지역에서만 선보이는 독특한 전시회인 5월 거리전이 올 17주기에도 마련돼 시민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광주·전남 미술인 공동체(회장 김경주 동신대 교수)가 지난 14일부터 19일까지 광주 금남로 인도변에서 펼친 1997년 제9회 5월 거리전의 부제는 '만인의 얼굴전'이었다.

그 동안 강경한 정치적 이슈를 제기한 벽보에서부터 5월 항쟁을 기록한 역사화, 5월 가해자 얼굴전 등 다양한 거리전을 펼쳐 왔던 광주전남미술인 공동체는 올해는 국가 기념일 제정에 맞춰 5월을 넘어 이 시대의 주공을 형상화하는 거리전을 선보였다.

5월 희생자들, 5월 가해자들 뿐 아니라 역사 발전에 공헌한 인물, 존경하는 인물, 평범한 이웃들을 시민들이 직접 그리도록 해 시민들의 참여도를 높이는 한편, 별도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전시 작품은 모두 6백여 점.

시민과 함께 하는 시립 예술 단체들

광주시립합창단 등 광주시립예술단체들이 광주 지역 대학들의 축제 기간을 맞이해 대학 순회 연주와 타 지역 초청 공연을 갖는 등 시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공연 양식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광주시립합창단의 경우 지난 27일 전남대 대강당과 29일 동신대 캠퍼스에서 공연을 개최했으며, 시립무용단은 6월 4일, 시립교향악단은 6월 13일 전남대에서 각각 초청 공연 형식으로 '캠퍼스 무대'를 가졌다.

시립국극단은 여수수산대 초청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데 이어 오는 6월 28일 마산 향우회 초청으로 마산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