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리뷰 / 국악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새로움 추구해야…



권오성 / 한양대 교수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국악연주의 여러 시도들

십여 년 전부터 국악합주에 신시사이저를 편성해서 새로운 음색을 보여주던 것이 요즈음에는 국악관현악에 신시사이저를 편성하는 것이 다반사가 되어 우리들을 식상케 한다. 또한 국악관현악단과 서양의 바이올린, 첼로 등과 협연하는 형태도 간간이 보인다. 그것뿐 아니라 소위 국악가요를 부르는 형태도 종종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음악 그 자체만으로 서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기가 힘들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여 무언가 새로움을 추구하려고 하는 의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1950-1960년대에는 한양합주 형태의 경음악이라든가 서양 오케스트라와 국악기와의 협주 형태의 음악들이 시도된 바 있었으나 그러한 것들도 대중성이 없는 때문인지 진전을 보지 못하였다. 또한 서양 오케스트라와 사물놀이의 합주도 여러 번 시도된 바 있다. 그래서 국악과 서양음악의 접목 운운하면서 그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일회성에 그치고 마는 시도들이 과연 새로운 한국음악을 만들어내는 데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음악에 있어서 전통과 현대, 또는 예술음악과 대중음악의 조화는 다양하게 시도되고 그러한 가운데 새로운 형태의 음악이 창조될 수 있다는 생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방법에 따라서 전통음악의 멋도 없어지고 서양 음악적인 측면에서 예술성도 미약한 비빔밥식의 별 의미 없는 음악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들은 반성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예술음악에 있어서 서양오케스트라와 국악기 협연의 문제는 국악기가 갖고 있는 우리 특유의 음정을 평균율에 맞추는 방식에 의하여 우리 음악이 갖고 있는 음색이나 시김새가 반감(半減)되게 마련이다. 다시 말해서 이질적인 음정과 그러한 음정 사이에서 생겨나는 장식적인 음들이 살아나지 못하고 서양 오케스트라의 음색에 잠식됨으로써 원래 작곡가가 시도한 효과가 실제 연주에서는 비효과적으로 나타나는 예가 있게 마련이다. 평균율과 비평균율의 미분음들이 수직적인 결합에서 오는 마찰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일 것이다. 이같은 화성 구조의 음악에 비화성적인 우리 전통악기를 동시에 화성적으로 처리하려는 시도는 항상 문제점을 드러내기 마련인 것이다.

그러한 수직적 결합의 형태에서 벗어나서 수평적 결합의 방식을 선택하면 오히려 신선한 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서양 오케스트라의 합주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우리식의 미분음 효과를 내게 하는 합주부분이 연주되고 그에 이어서 우리 전통악기의 합주가 대비되는 부분을 교체해서 수평적으로 이어나가는 형태의 새로운 합주형태를 개발해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므로 서양악기와 우리전통악기의 음역의 차이에서 오는 합주의 어려움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우리식의 음악형태를 무대에 올릴 수 있기를…

국악동요라는 것이 있다. 동요면 동요지 양악동요 국악동요는 왜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국악기 합주의 반주에 단순히 5음 음계를 사용한 선율을 만들어 부르면 그것이 국악동요가 된가는 것인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기현상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더구나 국악가요라고 하고 기상천외의 노래들이 가끔 선을 보이고 있는데 그 어색한 노래를 누가 즐겨 부를 수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것이 바로 국악의 대중화란 것이라면 크나큰 오해라고 생각된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새로운 우리식의 음악을 만들어 보전하는 의도에 대하여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의도를 어떤 방법으로 잘 살릴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금년 상반기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된 새로운 시도의 음악회에서 선보였던 몇 가지의 그러한 음악들이 과연 우리 전통음악의 확대나 혹은 대중화를 위해서 무슨 공헌을 하였다는 말인가. 우리 다시 한번 자성해 보아야 할 것이다.

자국의 음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외래음악의 장점을 받아들여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자국의 음악적 흥취를 살리는 것동 아니고 외래적인 요소를 융합함으로써 새로움을 발견하는 것도 아닌 이상야룻한 형태의 무의미한 소리의 남발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국악합주에 특별한 효과를 위해서 신시사이저를 효과적으로 쓸 수도 있다.

그러나 무작정 신시사이저를 사용함으로서 전통적인 국악합주의 멋을 없애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서양 오케스트라와 사물놀이를 동시에 합주하는 것보다는 그 두 그룹이 대비적으로 효과 있게 수평적으로 결합되어 새로운 형태의 합주를 만들어 내는 것이 더욱 이색적일 수 있다. 국악합주의 부분에 이어서 서양의 현악기와 관악기 부분이 대비적으로 협연하는 형태로 서양식의 협주곡 형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다.

앞으로는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여러 가지 실험을 해본 다음 새로운 우리식의 음악형태를 무대에 올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