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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박상원 / 충청일보 기자

97 아홉의 용머리 대청호 국제환경미술제 16일 화려한 개막

한국자연환경예술가협회가 주최하고 아홉의 용머리 대청호국제환경미술제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97아홉의 용머리' 대청호국제환경미술제 행사가 8월 16일부터 30일까지 대청호 일대와 국립청주박물관, 무심천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번 미술제에 참여한 외국작가는 안케 멜런(독일), 바르톨로 페르난도·리프 이 보만(스페인), 클레어 포스터무스(네덜란드), 엘렌(프랑스), 에드 허만(미국), 사키코 아미오카(일본) 등 독일, 프랑스, 루마니아, 폴란드, 체코, 영국, 스웨덴, 러시아, 호주, 그리스, 칠레, 일본, 필리핀 등 20개국 51명의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국제적 행사로 변모를 과시했다.

또한 문병탁, 박봉기, 백성근, 조영남, 홍신자, 김만수, 김택상, 심재현씨(무순) 등 국내 작가 40여 명도 대청호 일원과 국립청주박물관에서 각각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16일 오후4시 대청호(문의면 체육공원)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페르난도 등의 퍼포먼스가 전개됐다. 이어 밤 8시에는 권진원, 녹색지대, 이정식 등 국내 정상급 가수들이 출연한 '환경콘서트'가 여름밤을 감미롭게 수놓았다..

미술전시는 실내전이 16일 오전 10시 '사진영상을 통한 대청호'라는 주제로 국립청주박물관 전시실에서 열렸다. 이 전시회에서는 국내외 초대 작가들의 작품을 사진 영상자료를 통해 자연과 환경, 인간문제를 진단해 참가국의 개인 또는 단체의 자연미술활동자료를 종합 전시했다.

야외전시는 대청호 일대 호수를 배경으로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이 16일 개막식과 더불어 선보여 일반시민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16∼18일에는 국내외 행위예술가 25명의 행위 작품을 통해 자연과 환경, 인간의 문제를 진단해 보는 '대청호 행위예술 공연'과 '무심천 행위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제3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충북 참가작품으로 「강서농요」확정

충청북도는 제38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참가작품에 청주시 강서동「강서농요」를 확정했다.

오는 10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 전북 익산공설운동장과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질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를 위해 충북의 참가작품을 조사해온 자문위원인 김영진 교수(청주대 국문과)와 임동철 교수(충북대 국문과)는 최근 청주의「강서 농요」를 발굴, 8월 중순부터 연습에 들어갔다.

임교수는 "오래전부터 강서 지방에서 여러 사람들이 두레농사를 지으면서 불렀던 농요로 명맥이 거의 끊기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발굴해 경연대회에 참가작품으로 선정하게 됐다"며 "청주지역에 아직도 농요가 남아 있어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농요는 생활과 연결된 노래, 두레농사에서 풍물패를 앞세우고 메기고 받는 소리로 노동의 효율성을 높였을 뿐 아니라 멋들어진 예술로 우리 선조들의 입줄에 오르내린 가락이었다고 말하는 김교수는 "청주 흥덕구 강서동 일대는 넓은 들판이 펼쳐있는 농업이 발달한 곳이고 특히 까치내를 옆에 낀 들판은 벼농사 중심으로 두레농사가 성행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강서농요」는 모짜기에서 논매기까지의 과정을 엮은 것으로 노인 층의 기능자를 모아, 논노래로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

작품구성은 풍장을 치며 들로 나가는 풍경을 시작으로 '뭉치세 뭉치세 에야 못판을 뭉치세 / 뭉치세 뭉치세 에야 못판을 뭉치세 / 뭉치내세 엮어내세 얼카산이가 뭉치세 / 뭉치세 뭉치세 에야 못판을 뭉치세"의 모짜는 소리, 선소리 없이 후렴구로만 구성된 용두레 소리, '에헤야 에헤야 헤에헤∼야 상사되야 ……'의 모내기 소리, 한 논의 모를 다 심고 다른 논으로 이동되는 순간에 논두렁에 올라서서 울리던 논두렁소리, 김을 매면서 하는 소리로 느린 소리(굿거리)에서 자진소리로 연결되는 논매기소리, 기타민요, 뒤풀이 순으로 엮어진다.

출연인원은 1백 명으로 농악대 30명(청주농악대)을 비롯해 선소리는 강서동 일원에서 선발됐고 나머지는 자연부락의 주민이 출연하고 있다. 선소리꾼으로 이창복(79), 박승민(76), 이영세(67), 김영찬(66), 홍복룡씨(61) 등이 참여하고 있다.

관객들이 외면하고 있는 청주연극

최근 청주연극계가 관객을 흡수하지 못한 채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청주시내 각 소공연장은 한 편의 연극을 무대에 올릴 때면 객석이 연극 팬들로 가득 메워졌으나 올해 들어 매 공연시 관객수는 10∼20명 안팎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청주지역의 연극이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60∼70년대에 청주중앙공원 시민관을 중심으로한 대극장용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고 이어 80년대에는 서울 대학로의 소극장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청주지역연극계도 소극장 위주의 연극을 각 극단마다 앞다투어 무대에 올려와 그런 대로 관객유치에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청주연극계는 최근의 전국연극계의 흐름에 뒤쳐짐에 따라 관객들은 청주연극을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90년대 초반에는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순수연극의 영역을 침범했고 이어 최근에는 우리의 감성을 웃고 울리는 「홍도야 울지마라」,「울고 넘는 박달재」등 악극이 성행하고 있으나 청주연극계는 현재의 연극의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자구 노력 없이 몇 해 전 무대에 올렸던 작품을 다시 재탕해 올리고 있는 것이 불황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청주연극이 불황을 맞이하고 있는 이유는 경제의 침체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 1995년 청주예술의전당이 건립됨에 따라 시설이 열악한 소극장용 연극이 소외되고 중앙공연물이 대·소공연장에 올려짐에 따라 청주 시내에 산재해 있는 시민극장 전용소극장, 문화공간 너름새, 두레마을 등 소공연장이 위축된 것.

지역작가의 발굴을 통한 신선하고 짜임새 있는 작품이 부재하고 있는 것을 또 하나의 이유로 평가하고 있다. 예전 무대에 올렸던 작품을 수정·보완해 올리는 것 또한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지역연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역작가 발굴은 물론 연기자들의 새로운 변신과 노력을 통해 순수연극은 물론 뮤지컬 악극 등을 무대에 올려 색다른 맛을 관객들에게 선사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청주연극계를 살리기 위해서는 각 연극 단체마다 전국 연극계의 흐름을 빨리 수용하고 새로운 기획과 아이템으로 관객들이 객석을 찾을 수 있도록 자구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청주시, 문화예술 행정 전문인력 키워야

문화예술 행정에 대한 청주시의 인사정책이 표류하고 있다. 시는 지난 1995년 4월 청주예술의전당 건립 후 문예계와 공연계(시립예술단 운영관리, 문예시설 대관, 기획공연, 공연장 관리)를 신설했으나 행정요원들의 맥을 단절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지식을 통해 예술문화정책을 주도하는 부서임에도 불구하고 한직으로 치부돼 청주 문화예술 발전의 낙후성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

문예계(지난해 12월 공연계와 문예계를 통합)의 행정요원들은 예술문화행정에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키워왔으나 지금까지 잦은 인사이동을 통해 문화예술 행정의 공백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사실.

이는 현직 부서에서는 진급이라는 것이 거의 없고 본청으로 자리 이동을 해야만 진급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통례로 적용돼왔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은 그 지역의 가치척도를 가늠하는 잣대로 매우 중요한 부문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공무원의 전문화 또는 별정직제 신설 없이 마구잡이식 행정으로 문화행정이 중심 축을 잃어버리고 있어 전문요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청주예술의전당 문예계는 공연과 대관의 효율성 문제, 예술단 운영관리, 시립예술단 이미지 제고 등 시예술 전반을 다루고 있는 부서로 전문공무원이나 별정직을 배치해 문화예술 부흥에 한몫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지역예술인들은 "시가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문화예술행정에 노하우가 쌓인 행정요원이 한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만 청주문화예술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