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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복희 / 전남일보 기자

늦가을 밤을 시로 수놓은 시 낭송회

늦가을 밤을 시로 수놓은 시 낭송회가 11월 8일 오후 7시부터 순천시 연향동 밀알신협 7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전남일보사가 광주·전남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문순태)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시 낭송회의 주제는 '갈대숲에는 그리움이 있다'. 이 행사는 환경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인간과 자연의 올바른 조화를 모색하자는 의미에서 시 낭송회를 주 행사로 하면서 노래패 공연과 판소리 공연, 독자와의 대화, 순천만 갈대밭 탐사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덧붙여졌다.

시 낭송회에는 서울, 부산, 대구, 전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경림 김명수 이동순 이하석 김용택 김진경 안도현 최영철 김용락 송기숙 문순태 김준태 장효문 나종영 이학영 오성호 박관서 이수행 등 100여 명의 문학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어 문병란 시인의 강연 '생명과 문학'과 광주어머니 시 낭송회와 독자 시 낭송회, 가수 허설씨의 노래, 남원국악원장 전인삼씨의 판소리 공연이 계속됐다. 8일에 이어 9일 일요일 하루 동안 전남동부사회연구소 환경전문가 및 조류연구가가 함께 참여해 철새 도래지인 순천만 갈대밭에서 이뤄진 탐사에서는 '개발보존' 의 갈림길에 서 있는 순천만의 환경문제를 다시금 점검하고 실천적 대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발굴중인 나주 목암리 고분군

지난해 7월부터 발굴에 들어가 2년째 계속중인 나주 목암리 고분군은 묘제내부에서 관모 금장식, 청동에 금박을 입힌 환두대도(큰칼) 등 지배계층의 유물들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발굴에 들어가 금동재 신발이 발굴된 바 있어 마한의 수장급이 묻혔던 묘로 지역 고고학계가 추정한 이 고분군은 특히 이번에 한 고분 내에서 32기의 다양한 묘제가 한꺼번에 발굴돼 묘제 및 삼한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환두대도와 금동관 장식품이 나온 7호 석실분은 부부 합장묘로서 지방토착세력이 어떤 방식으로 백제에 편입됐는지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한의 수장급 묘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토착세력은 백제에 편입되지 않은 채 6∼7세기까지 존속했을 것으로 학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4∼7세기까지 3백여 년에 걸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묘제는 옹관묘를 비롯해 수혈식 석실, 석곽, 횡혈식 석실, 석관옹기 등 다양하다. 발굴을 맡고 있는 전남대 박물관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등 학계에서는 묘제 축조형태로 보아 마한의 멸망시기를 6세기말까지 더 연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보박물관, 고불미술관 개관

전남의 유명한 사찰 가운데 순천 송광사와 장성 백양사가 각각 박물관과 미술관을 개관했다. 송광사는 지난 9월말 송광사 성보박물관을, 백영사는 지난 10월 28일 고불미술관을 개관했다. 국보 2점과 보물 38점, 지방문화재 33점 등 모두 115점의 유물을 소장해온 송광사는 지난 10여 년간 이를 전시할 적당한 장소가 없어 창고 안에 보관해 왔다. 이번 개관은 성보박물관의 임시개관으로 내년 3월 불사 때 전시물을 추가하고 설명서를 붙여 정식 개관에 들어간다. 보조국사 지눌이 지닌 것으로 알려진 목조 삼존불감(국보 42호)과 고려 고중제서(국보43호)를 볼 수 있고 16국사의 영정을 보관한 건물 국사전도 더불어 구경할 수 있다.

고불 미술관은 백양사가 경내 대웅전 앞 우화루를 개조해 만든 국내 최초 사찰 미술관으로 30여 평 규모. 개관 기념전으로 탁본전 '천년의 미소'를 2달간 계속한다. 이 탁본전에서는 백양사 금강 스님이 3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든 화엄사 사자석탑보살상, 경주박물관 성덕대왕 신종 비천상, 도달사지 비천상 등 4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이스라엘 화가 도리트 야코비씨 초대전

이스라엘 화가 도리트 야코비씨의 국내 첫 초대전이 지난 10월 11일부터 19일까지 송원갤러리에서 열렸다. 전시 제목은 '무소유의 소유에 대한 집착'으로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다. 금호문화재단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이 함께 마련한 것으로 이스라엘 건국 50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한-이스라엘 문화 교류의 장으로 펼쳐졌다. 도리트 야코비씨는 이스라엘 사해 근처 시골 마을 이라드에 은둔해 살면서 사막에서의 인생을 예술로 승화시켜 작품으로 표현해내는 여성작가다. 「혼돈과 고통을 쥐고 있는 여인」,「피투성이의 몸을 쥐고 있는 여인」등 40여 점이 모두 소유와 무소유라는 주제를 떠올리게 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미국-이스라엘 문화재단상, 캐나다 예술협회상 등을 수상했으며 미국 독일 오스트리아 일본 등지에서 다수의 초대전을 가졌다.

무등아트홀 개관 기념전

광주무등파크호텔이 호텔 3층 별관에 무등아트홀을 만들어 10월 15일부터 30일까지 개관 기념전을 가졌다. 배동신 오승윤 우재길 정승주 황영성씨 등 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5명의 최근작이 전시됐다.

젊은 음악인들 실내악단 창단 기념연주회

서른 살을 전후로 한 젊은 음악인들이 클래식 음악 발전과 대중화를 위한 실내악단을 창단하고 11월 16일 오후 7시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창단 기념연주회를 가졌다. 목포시향의 수석 바이올리니스트 강재진씨를 단장으로 광주와 목포시향의 전현직 단원 13명으로 구성됐다. 바이올린 8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 1명 등이다. 이들은 그 동안 고아원 방문 연주와 열린 음악회 등에서 연주 활동을 함께 벌여왔다. 창단 첫 연주회에서는 로시니의 소나타와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등을 들려주었다.

박금자발레단 갈라콘서트

박금자발레단이 11월 14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갈라콘서트를 가졌다. 고난도의 기교와 세련미가 돋보이는「심포니 in D」와「해적 그랑파」,「발푸르기의 밤」등 세 개의 발레작품을 선정, 최고의 순간만을 모아 엮은 발레 무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