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탐방 - 문화예술단체탐방
  이 난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화예술단체를 탐방, 모범적인 프로그램을 소개함으로써 단체에게 사기를 진작시키는 한편 문화예술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하였다. - 편집자주
 

이 시대, 이 땅, 이 세계의 새로운 건축문화를 위하여

    - 서울건축학교를 찾아서

이혜경 본지담당

 
  종로구 원서동 219번지 공간 사랑 내 ‘김수근 문화재단’

서울건축학교가 위치해 있는 곳. 소속해 있는 곳. ‘서울건축학교’를 찾은 지난 12월 11일, 마침 1년마다 행하는 건축학교 학생들의 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평소 강의실로 이용되는 서른평 남짓한 공간에는 마치 설치미술을 전시해 놓기라도 한듯 작품들이 저마다 개성을 더하고 있었다. 서울건축학교는 기존의 교육체제에서 벗어난 설계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이끄는 새로운 시스템의 ‘학교’라는 면에서 김수근 문화재단의 소속이라는 점을 어쩌면 더 강조하고 싶은지 모른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학생들의 자질을 창조적으로 전문화 시키고 올바른 건축가로 성장시킬수 있도록 하는 초석이 되고 건축 교육의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하고자 한다. 건축은 다른 예술과는 달리 안으로 ‘삶’과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60년대 이후 이 땅에 많은 건축가들은 이 거센 물결을 타고 함께 떠밀려왔다. 그 결과로 획일성과 혼돈속에서 우리는 무엇이 이 시대, 이 사회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건축인지를 제대로 진지하게 성찰해 볼 겨를이 없었다. 이 보이지 않는 무수한 ‘질문’들에 대한 논의를 늦출 수 없어 20여 명의 건축가들이 1994년 6월부터 6개월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1995년 1월부터 ‘이 땅 이 시대의 공동체’라는 주제로 실험학교를 개설하였다. 건축학교 개설을 통해 건축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문제를 검증하고 찾아나서며 “새로운 쟁점들을 부각시키고 충돌시키는 장”이라는 것을 확인시킴으로써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997년 9월. 2년여 간의 다양한 실험적 방법을 통해 시행한 서울건축학교는 김수근 문화재단의 산하 교육시스템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서울건축학교의 교육 시스템

새롭게 태어난 건축학교의 교육 시스템은 기존 대학의 체제에서 벗어나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실무건축가들과 연구자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짜여진 프로그램을 통하여 자유로움속에서 창조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이 시대, 이 땅, 이 세계에서 새로운 건축문화를 일으켜 세울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를 두고있다. 서울건축학교의 교육체계는 총 6회의 쿼터를 이수함으로써 수료된다. 8주 과정인 각 쿼터는 년간 3회 개설되며 각 쿼터 사이에는 계절과정이 별도로 있다. 스튜디오별로 진행되는 설계작업이 중심이 되며 그 외 다양한 이론, 기술 및 미디어 등을 다루는 보조 스튜디오를 준비하여 본질적으로 설계작업의 진행을 보조하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저녁강좌, 전시회, 특별기획, 심포지움 등을 주최하여 건축가는 물론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토론과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이론연구실에서 행해지는 타분야 문화예술인들과의 만남은 한가지 화두를 놓고 각 분야의 문화예술인들이 가지는 여러가지 생각을 들어봄으로써 타분야의 감성을 이해하고, 건축분야에 도입한다는 차원에서 어쩌면 살아있는 건축설계를 위한 교육이 아닌가 싶다.

스튜디오의 이상적 프로그램들

설계지원 스튜디오는 이론연구실, 기술연구실로 나뉘는데 이론연구실에서는 건축, 역사, 예술이론으로 구분되는 3분야의 대 주제별 강좌로 구성된다. 또한 이론연구실은 설계수업과정에 필요한 이론강의와 세미나 형식으로 구성되며 두가지 원칙을 갖는다. 첫째 원칙은 강의를 통하여 동시대의 도시들이 갖고 있는 현상들에 대하여 고찰하고 건축이론, 역사 등 이론적, 사회적, 역사적인 관점에서 토론의 장을 제공한다. 둘째 원칙은 이론과정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튜터들을 통하여 학생들의 설계 이론화 과정을 도우며 생각을 작업으로 구체화 할 수 있도록 보조한다. 기술연구실은 각 설계과정의 작업 진행에 따라 학생들이 기술과정 튜터로부터 작업에 필요한 조언을 받고,필요에 따라 실제적인 실험과 제작을 수행하기도 한다. 강의는 실무에 종사하는 기술분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세부 내용은 기술강좌 코디네이터에 의해 구성된다. 미디어 연구과정은 실제 건축 작업에서 사용할 필요가 있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 전달 방법을 다루며 창조적이고 동시에 실제적인 작업이 이루어진다. 미디어 연구실은 아이디어의 형성, 논리와 직감의 사용,다양한 감각적 언어를 통해 아이디어가 표현되는 방법 등과 관련하여 정확한 정신적 모델을 도출해 내는 기술을 탐구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여러가지 행사들

설계 스튜디오 외에 서울건축학교에서 운영하는 주요 행사로는 우선 학생 전시회가 매 년 12월에 열리며 이 전시회에는 설계과정의 작업뿐 아니라 지원 스튜디오에서 만든 결과물을 포함하여, 다양한 미디어 수단을 동원하여 전시한다. 학생작품 이외의 전시회는 작가별, 주제별로 열리는 기획전시가 있다. 이 전시회는 국내외 작가의 작품과 최근 관심을 끌고있는 이슈를 주제로 기획하여 전시한다. 지난 ’98년 여름, 서울 건축학교는 건축의 한국성을 찾기 위한 현장 워크숍을 제주 유스텔에서 처음 개최했다. 이 워크숍은 부주의한 개발로 훼손된 한 해안마을을 통해 그 마을의 정체성을 묻고 건축에서 한국성을 찾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1주일의 일정동안 재학생, 졸업생, 강사 등 137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 귀덕마을을 대상으로 개최되었다. 이 워크숍을 마치고 서울건축학과 갤러리 제주아트에서는 ‘제주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전시회를 열었다. ‘한국성-제주에서의 발견’을 주제로 18개팀이 건축모형을 선보였는데 제주의 전형적인 어촌마을인 귀덕리를 실험장소로 택해 자연이 만든 풍경과 주민들의 삶의 지혜가 녹아있는 마을이 부주의한 개발과 관광지개발 등으로 상처받고 있는 풍경을 개조해 제주 특유의 돌담길과 어울리는 마을길 포장, 버스간판의 설계 등을 통해 새로운 마을 조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건축문화를 위하여

“1999년은 건축문화의 해이다. 그렇다고 크게 욕심을 내서는 안된다. 다만 향후 몇년을 내다보고 1년은 방향만 제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 향후 몇년의 단초가 되는 이벤트가 있으면 보여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욕심이 아니라면 한번쯤 이벤트를 거쳐도 좋을 듯하다”며 이종호 소장은 아직 욕심을 낼 때가 아니라고 말한다. 서서히 세계를 향해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건축하는 사람들은 이슈가 절실하다. 단단하길 원하지 않는다.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진지하게 타분야 예술가들과 함께 흘러가기를, 서울건축학교의 문이 좀더 느슨해져서 모임의 장소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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