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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 발레계의 큰 별이 될 우리의 발레단

 

글  이혜경  본지담당

 

총천연색의 무대와 눈부시게 흰 이미지로 재창조된 시적인 이야기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적어도 우리가 지금까지 알기로는 그것은 상트페테르브르크 발레학교만의 독점적이고 유일한 스타일이었다. 그것은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그런데 그 신화가 깨어져가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였다. 그것이 바로 유니버설 발레단의 출현이다. 그리고 이제는 무용의 역사를 통틀어 기적이라 할 수 있는 일이 발생했다. 19세기 말의 러시아 발레극장의 이상적인 아름다움이 20세기 말에 한국인들에 의해 계승되어 이 세상에 내보여진 것이다


   이것은 지난 6월 29일부터 8월 2일까지 유럽순회 공연을 한 유니버설발레단에 대한 헝가리 「Art of Dance」지 9월호에 게재된 기사의 일부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이번 유럽순회공연을 통해 그동안 발레가 서구인들의 전유물이었다면 21세기의 발레는 동양에서 아니 한국에서 주도해 나갈것이란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1984년 한국발레의 세계화 구현이란 기치를 내걸고 창단하였다. 15년이 지난 지금,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유니버설 발레단은 어느덧 그 창단목적의 결과를 얻어내었다고 할 수 있다. 15년이란 역사를 갖는동안 유니버설 발레단은 해외공연 17차례, 지방공연 49차례, 정기공연 70차례, 특별공연 22차례 등 총 950여 회의 공연을 함으로써 활발한 활동을 보여왔다. 특히 1998년 미국에서 「백조의 호수」와 「심청」을 공연함으로써 실력을 과시 뉴욕 타임즈등 세계적 언론사의 호평을 받은 데 힘입어 올해 유럽공연에서는 ‘발레의 진수’를 보여줌으로써 21세기는 한국이 세계의 발레를 이끌어 갈 것이란 호평을 얻어낸 것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유럽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발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과연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부설 기관들  

‘유니버설’이란 명칭은 국경을 초월한 예술의 경지를 나타내는 의미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한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부설기관으로는 유니버설 발레 아카데미가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 창단 1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그간의 축적된 경험과 기량이 바탕이 된 체계적인 발레교육을 위하여 설립한 발레학교가 유니버설 발레 아카데미이다. 유니버설 발레 아카데미는 초등학생부터를 그 대상으로 하여 체계적인 발레교육을 통해 미래의 우수한 발레리나를 배출해 낸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유니버설 발레아카데미는 외국인 발레교사 및 국제적인 수준의 단원들로 구성되어 있다.1990년 9월 워싱턴에 문을 연 키로프 아카데미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자매학교이다. 세계 최정상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의 단장겸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학장으로 초빙하고 키로프 발레단에서 발레교사들을 영입하여 미국에서 러시아 정통 바가노바 스쿨 과정을 교육하는 발레스쿨이다. 특히 ‘키로프’라는 이름을 러시아 외에서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은 것은 러시아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키로프 아카데미의 수준과 위상을 러시아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쾌거이며, 이는 급속도로 국제 발레계의 비상한 관심의 초점이 되기도 하였다. 키로프 아카데미에서는 현재 전세계 도처에서 온 60여명의 학생들이 체계적인 바가노바 교육 시스템에 의하여 열심히 발레를 연마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선화예술학교등에서 10여명의 학생들이 유학하여 세계의 유능한 인재들과 어깨를 겨루며 열성을 다해 수업을 받고 있으며. 현재 유니버설 발레단에도 9명의 졸업생들이 정규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 한국의 유니버설 아카데미,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은 깊은 연계를 갖고 꾸준히 교류해 오고 있다.

유니버설 발레단의 자매기관인 선화예술 중·고등학교 발레부는 1974년 한국발레 무용계의 초석을 길러내고자 창설되었다. 선화예술중·고등학교는 창설이래 많은 유명 발레지도교사들이 선화발레부에 초청되어 한국의 어린학생들에게 고전 발레의 뿌리를 접목시켜주었다. 이곳을 거쳐간 재능있는 많은 졸업생들이 현재 미국, 유럽등지에 있는 세계유수의 발레학교에서 계속 학업을 연마하고 있으며 그들중 일부가 한국으로 돌아와 유니버설 발레단의 주요단원으로 활약중이거나 국내 유명발레단, 대학무용과에서 그 기량을 떨치며 후진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선화 발레부는 지도교사의 철저한 교육방침아래 무용한국을 이끌어갈 어린 새싹들이 자기 연마에 정진하고 있다.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부속시설들

유니버설 발레단의 전용극장인 리틀엔젤스예술회관은 어떠한 형태의 공연이라도 소화해 낼만큼 완벽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공연장은 크게 무대, 음향, 조명 및 부대시설로 나눌 수 있다. 무대는 1천 280석의 어느 자리에서라도 무대 전면을 쉽게 볼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관람객이 공연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각종 무대배경등을 장치할 수 있는 수동 및 자동 버튼을 설치하여 손쉽고도 빠른 장치전환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음향장비는 최고급 고정 및 이동용 장비를 구비하고 있으며 대형 음향믹서와 콘솔 등을 갖추어 웅장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또한 건축음향의 성공적인 시공으로 전 좌석에서 스테레오음을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조명실은 대형 컴퓨터 조명 콘솔을 완비하여 800채널에서 약 일천개의 조명 변화를 시차적으로 자동기억 재생시킬수 있게 함으로써 모든 공연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이 갖고 있는 각종 부대시설로는 4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블루룸과 150명을 위한 레드룸, 각종 연회를 위한 주방시설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무대에 설치되어 있는 춤추는 분수 댄싱워터는 가락에 맞춰 오색찬란한 조명을 받으며 환상적인 곡예를 연출한다. 이번 유럽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는 유니버설발레단 부속시설들의 완벽한 장비가 한몫을 했다고 한다. 유럽공연을 위해 준비한 무대세트를 40피트 콘테이너 박스 2대에 나누어 싣고 갔는가 하면 현지에서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연세대학교의 최승한 교수가 직접 지휘함으로써 완벽한 무대를 연출해 냈다. 이런 완벽한 무대와 무용수들 기량의 조화가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주요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

유니버설 발레단의 지킴이 문훈숙 단장은 선화예술학교에서 발레를 전공하고 영국 로얄 발레학교,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등에서 유학을 하였다. 그리고, 1984년부터 지금까지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650여회의 공연에 주역으로 출연하였다. 문훈숙 단장은 1989년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키로프발레의 초청을 받아 ‘지젤’의 주연으로 열연, 열렬한 환영을 받음으로써 한·소 문화교류의 장을 열었다. 실로 세계 발레계를 놀라게 한 사건이라 할 만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주요 레파토리이기도 한 지젤은 낭만주의 클래식 발레의 정수로서 150여년동안 전세계 도처에서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다. 발레 지젤은 윌리의 전설에 근거한다. 제 1막에서 약혼식만을 올리고 죽게되는 청순한 시골처녀 지젤이 2막에서 윌리가 되어 사랑의 힘으로 약혼자인 귀족 알프레히트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시공을 초월하여 펼쳐지는 애절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2막의 발레 지젤. 문훈숙 단장만큼 수많은 ‘지젤’을 추어낸 발레리나가 있을까. 만약 운명적인 천상의 사랑이 존재하고 그것이 오직 춤으로만 표현될 수 있다면 그것은 지젤에서의 줄리아 문일 것이다. 문훈숙 단장과 지젤의 인연은 이번 유럽공연에서도 확인되었다. 이탈리아출신 발레리나 막시밀리아노 와 두 번 연습 끝에 무대에 올랐는데 공연이 끝나고 막시밀리아노 부인이 문훈숙 단장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내 남편과 평생을 함께 춤춘 사람같다” 이렇듯 문훈숙 단장과 지젤의 인연은 참으로 깊은 것 이다. 문훈숙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지킴이며, 더 나아가 21세기 한국의 발레를 이끌어갈 한국 발레의 지킴이로 자리매김 할 만하다. 유니버설 발레단을 이끌어가는 또 한사람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는 세계발레계를 주무르는 발레계의 거물로 통한다. 그는 키로프의 사관학교격인 바가노바 발레스쿨을 거쳐 20여년간 키로프예술감독으로 군림해 왔다.

 그는 유니버설 발레단이 워싱턴에 세운  키로프 아카데미 관여를 시작으로 92년부터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돈키호테」 공연을 안무 지휘하며 유니버설 발레단과 인연을 맺어 왔다. 1년 전 취임당시 그는 “유니버설 발레단을 가능한 한 빠른 시일내에 세계적 수준의 발레단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그의 꿈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는 듯하다. 김용주 홍보과장의 말대로 그는 20세기 발레계를 이끌어온 큰 별이다. 그 큰별을 예술감독으로 모시게 된 것은 유니버설 발레단 뿐 아니라 한국 발레계의 큰 영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