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현장 - 문화의 날 행사

돌아보며 내다보며」 관람하는 행사에서 참여하는 축제로

 

이 혜 경 (본지담당)

“문화의 달”에 맞이한 “문화의 날”(10월 20일) 행사가 올해로 28회째를 맞았다.

작년까지 문화부와 문예진흥원이 주도로 해오던 행사를 이번에는 예총, 민예총 두 단체가 중심이 되어 문화예술인들의 행사로 추진되었다. 이번 행사는 문화의 날 기념식과 함께 대학로 메인 이벤트를 비롯하여 인사동 거리미술축제, 대학로 마임 및 마당극축제, 음식문화축제 등 모두 다섯 개의 본 행사로 구성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의 기념식 중심의 행사에서 탈피하여 개방과 참여를 유도하는 문화파티 형식으로 꾸며져 시민들의 호응도가 어느 때보다 높았다.

 

문화의 날 기념식 행사

「문화의 날」 기념식은 대통령을 비롯, 문화예술인 등 각계 주요인사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20일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되었다. “99문화의 날, 돌아보며 내다보며”란 주제로 마련된 이날 기념식은 정동환, 박정자의 사회로 오후 5시부터 시작되었다. 20세기 마지막 문화의 날답게 아니, 21세기를 눈앞에 둔 문화의 날 기념식답게 9인조 남녀 혼성중창단이 마련한 첫무대 ‘아름다운강산’은 새로운 세기를 맞는 젊은이들의 힘있는 무대였다. 국립국악단의 ‘처용무’에 이어 허영자 시인의 축시와 이태주 행사 총감독의 「문화예술인의 다짐」이 낭독되었다. 이태주 총감독은 문화예술인의 다짐에서 “올해와 같이 뜻깊은 시기에 문화의 날을 맞아 예총과 민예총이 화합의 모습으로 하나가 된 것은 각별한 의미와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며 다시 한번 이날 행사의 특별한 의미를 강조했다.

「문화의 날」 꽃이라 할 수 있는 올 문화훈장 서훈자는 모두 35명으로 이 중 금관 문화훈장은 ‘흥사단가’를 작곡하여 민족정기를 높인 작곡가 고(故) 김세형 선생, 미술인 김흥수 및 고(故) 이유태 화백등에게 수여되었다. 한편 31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은 소설가 김문수 등 5명에게 수여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문화의 날 기념 치사에서 “21세기는 자본이나 노동력, 토지 같은 보이는 물질보다 지식과 정보, 문화창조력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들이 경제의 핵심이 되고 국가발전의 원천이 되는 세기이며, 특히 문화 창조력은 한 국가의 정치, 경제, 사회를 포함하여 전 분야를 아우르는 핵심역량으로 그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말하고, 따라서 한 나라의 문화 역량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새로운 세기에 있어서 그 나라의 국가적 위상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립소년소녀 합창단의 합창을 끝으로 내부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기념식은 문예회관 밖 가설무대로 옮겨져 마당극놀이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다. 같은 시간 문화의 날 부대행사로 마련된 4개의 테마파티가 신당동, 홍대앞, 인사동, 대학로 등에서 진행됐다.

 

 신당동 “떡볶이 페스티벌”

떡볶이 페스티벌은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고 있는 떡볶이를 주제로 한 행사로 문화의 개념을 문화 생산품을 지칭하는 좁은 의미에서 일상 생활의 문화적 행위로까지 확장시키려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떡볶기라는 음식이 갖는 친근함이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했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주목도 높았다. “떡볶이 페스티벌”은 크게 메인행사, 테마파크, 레이브 파티, 만화 거리 전시로 나누어 진행됐다. 메인행사 ‘떡볶이 경연대회’에서는 음식문화 상품권과 화려한 영상으로 경연대회의 행사성을 극대화했다. 일반 시민 뿐 아니라 외국인도 경연에 참가하여 직접 떡볶기를 만드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의 흥을 돋구었다. 신당동만의 특별한 장맛을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가 하면 간장으로 만든 떡볶이, 스파게티 소스로 만든 떡볶이 등 새롭고 참신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재료가 준비되어 특별한 재미를 선사했다.

테마파크는 ‘먹는다’는 행위가 단지 먹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 있는 놀이로까지 승화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DJ Box를 등장시켜 아마추어 DJ를 섭외해 신청곡을 틀어주면서 먹는 즐거움과 듣는 즐거움, 노는 재미의 조화를 이뤘다. 떡볶이 경연대회가 끝난 후에 진행된 힙합과 랩공연은 10대 청소년들을 열광시켰고 DJ들과 함께 춤판을 벌여 더욱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만화거리 전시회는 만화작가들의 작품 20여 점을 거리에 전시하고 가게 안을 설치 공간으로 이용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10대를 주대상으로 기획되었다.  

 

“춤과 퍼포먼스 축제”

홍대 앞 피카소거리에서 벌어진 “춤과 퍼포먼스 축제”는 여럿이 함께 춤추는 마을축제 형식으로 꾸며졌다. 가장 직접적인 표현 행태인 춤을 통해 공동체 형성의 교감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문화예술인들만의 잔치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열린 축제로 탈바꿈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행사는 워크샵과 댄스파티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워크샵은 한국무도교육협회, 한국댄스스포츠교사협회, 한국살사협회, DAZZLES 등의 무용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스포츠댄스, 라틴댄스 등 다양한 춤을 소극장이나 클럽에서 배워보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댄스파티는 각 분야의 무용수들이 참여하여 피카소거리 등 야외무대에서 춤판을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1부 춤판에는 이순, 이지연, DAN-CROSS PROJECT, 김백기, 가관, 박나훈, 등의 전문 무용수와 단체들이 참여했다. 2부에서는 서울남사초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99년 댄스스포츠 고등부 챔피언, 댄스스포츠 대학 연합 동아리 등의 공연이 선보였다. 3부에서는 MAGIC KIM 과 한국살사협회의 무용 시연, 시민들과 함께하는 흥겨운 매링게 강습 등이 펼쳐졌다.

 

인사동 거리미술축제 “미스터킴을 위하여”

인사동 거리미술축제는 관객이 작품을 관람하는 고전적 전시 방식을 벗어나 관객과 예술가들이 함께 하는 새롭고도 입체적인 행사로 이루어졌다. 이 행사의 대상관객은 인사동을 중심으로 한 주변 회사원들이었는데, 이 날 행사를 통해 회사원들은 모처럼 새로운 문화체험으로 일상을 재충전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기획된 것인 만큼 이 행사는 동시대 회사원의 상을 미술가의 시각을 통해 조명해 보는 동시에 회사원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서로 다른 삶의 간극을 좁혔다는 평가이다. 문화로부터 소외된 이들에게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문화를 제시하고 경험하게 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미술의 영역을 개척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아트 봉놋방’ ‘우리시대의 표정 그리기’ ‘벤치에서’ ‘예술가의 샐러리맨 상’ ‘플랜카드전’ ‘ 킴씨의 아트’ 등 모두 6부로 나뉘어 진행된 이 행사에는 중견 및 젊은 작가 40여명이 참여하였다.

 

대학로 메인 이벤트 “돌아보며 내다보며”

이번 행사의 메인 이벤트인 “돌아보며 내다보며”는 20세기 마지막 「문화의 달」을 맞아 한 시대의 연극, 음악, 거리공연 등 문화적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대학로에서 우리 문화 자산들을 되새겨 보고, 밀레니엄 문화의 미래를 조망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행사는 ‘여는 무대’와 ‘돌아보며’(본무대) 등 모두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여는 무대’에서는 마임팀과 미당극팀이 기념식의 인사들을 길놀이로 안내하는 가운데 화려한 군무와 각 문화예술 장르의 영상화된 모습이 펼쳐졌다.

본무대는 ‘돌아보며’와 ‘내다보며’의 두 행사로 이루어졌다. ‘돌아보며’ 행사에서는 194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변화돼 온 우리 문화의 여러 모습을 시대별로 영상화했다. 시대별 문화를 정리하고 되새기는 작업은 모두 여섯 개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었다. ‘우리문화가 걸어온 길’ ‘전통, 뿌리깊은 나무’ ‘예술인과 시민의 만남’ ‘그때 그 시절 문학의 밤’ ‘클래식의 향연’ ‘세계 속에 어울리는 연극’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템으로 일반인의 문화체험 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내다보며’ 행사에서는 젊은이들의 새로운 힘과 열기를 느끼는 현대판 풍물굿의 난장이 벌어졌다. 여러 지역의 다양한 행사가 동시다발적으로 펼쳐지면서 경쾌한 축제로 이어진 이 행사는 미래의 우리문화가 더욱 역동적으로 뻗어나가기를 기원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