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 - 수 원 |
수원소식
박상일 경인일보기자 제36회 수원화성문화제 성황리에 개최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과 화성을 축조한 정조대왕의 개혁이념을 기리는 제 36회 수원화성문화제가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수원시내 및 화성 성곽일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기존 ‘화홍문화제’를 ‘수원화성문화제’로 변경하며 어느해보다 성대하고 다양한 시민축제로 마련된 이번 문화제는 영상쇼에 5만여명, 갈비축제에 10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아드는 등 관객동원 면에서도 성공적인 축제로 치러져 수원화성문화제를 수원뿐 아니라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축제의 하나로 발돋움 시켰다. 특히 올해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주목을 받은 행사는 처음으로 선보인 ‘혜경궁 홍씨 회갑연’과 ‘레이저 및 영상쇼’. 두 행사는 메인 이벤트인 ‘정조대왕 능행차 연시’와 함께 이번 축제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떠올랐다. 9일 오전 10시30분부터 화성행궁 봉수당(수원시 팔달구 신풍동)에서 재연된 ‘혜경궁 홍씨 회갑연’은 정조대왕이 모친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맞아 1795년 윤2월 13일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벌인 진찬연(進饌·왕이나 왕비에게 잔치를 베푸는 일)을 재연한 것. 화성행궁복원사업으로 지은 봉수당 준공과 때맞춰 마련됐으며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의거한 철저한 고증을 통해 진행됐다. 자궁(子宮·혜경궁 홍씨)이 받은 고배상·소별미상 등 상차림과 격식을 갖춘 궁중의례로 마련된 진찬연은 특히 의궤에 적힌대로 「검은 칠의 족반을 사용하여 자기로 70기」로 올려져 화려한 궁중음식의 극치를 선보였다. 소개된 70가지 음식은 백미병·삭병·석이병·삼색 매화강정·삼색 요화·인삼당·조란·율란·강란 등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음식들과 온갖 종류의 과실, 각종 탕 등. 음식의 종류 뿐 아니라 1자(30㎝)에서 1자 5치에 이르는 각 음식별 고임높이(쌓아올리는 음식의 경우 상바닥에서 꼭대기까지의 높이) 와 세세한 재료까지도 의궤의 기록과 똑같이 재연했다. 또 진찬연 다음날에 벌인 것으로 기록된 낙남헌(洛南軒) 양로연을 대신해 이날 수원시내 70세 이상 노인 1천명을 초청, 점심을 대접했다. 수원화성문화제를 축하하는 ‘불꽃 대축제’와 함께 마련된 ‘레이저 및 영상쇼’는 수원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산, 예술을 아우르는 내용의 대규모 영상쇼로 7일부터 9일까지 매일밤 아름다운 華城을 병풍처럼 두른 장안공원에서 펼쳐져 시민들의 사랑을 받은 행사. 지역 영상인들이 제작한 생태계와 문화예술, 미래비전이 7m 대형스크린에 상영되는 노천영화제의 성격에다 경기도내 문인·무용인·국악인·미술인들이 망라된 공연예술축제적 성격이 가미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다.영상물은 ‘수원생태계의 보전과 수원사랑’을 테마로 환경과 문화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성됐다. 주영광·전유병·박경수씨 등은 「아름다운 생태계」를 출품했고 이종원씨는 「반딧불이와 수원」 「유네스코 문화유산 華城」을, 나창훈씨는 「바다와 바다속」을, 박경수씨는 「아름다운 자연」을 내놓았다.이와 함께 도지정 무형문화재 김기복씨(상쇠)가 안성남사당패를 이끌고 고향내음 물씬 풍기는 농악판을 벌였으며, 김성나무용단의 「진도북춤」, 오철주무용단의 「승무」 「입춤」, 하영주자매의 「설장고」 등이 영상과의 만남으로 펼쳐져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행위예술가 황민수씨가 현대문명으로 인한 인간의 심층갈등을 몸짓으로 풀어낸 퍼포먼스 공연과 조석구·윤수천·정수자·임병호씨등 문인 8명이 마련한 시 낭송회도 마련돼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화성 캐릭터 탄생 축제’와 ‘정조시대 전통무예-24반 무예 재연’ ‘전국사진촬영대회’ ‘전국 궁도대회’ ‘시장 거리 축제’ 등 다양한 전통 및 문화예술 행사들도 어느해보다 시민과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아 수원화성문화제의 전망을 밝게 했다. 그러나 이처럼 풍성한 행사와 많은 관람객들로 성황을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갈비축제장의 행상들을 통제하지 못해 소음이 난무하는 무질서함을 보인점, 관람객들에게 행사장 및 행사일정을 안내할 안내데스크가 부족했던 점, 그리고 수원화성의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면이 아직까지 부족하다는 점 등 몇가지 개선할 부분이 여전히 드러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