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장 인터뷰 - 송파구청장 김성순

“사람이 소중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사람

이혜경(본지담당)

 

  ‘사람이 소중한 도시’

  시인인 김성순 송파구청장이 만들어 가는 도시라면 분명 ‘사람이 소중한 도시’일 것이다. 그의 저서 「도시의 테마는 사람이다」 곳곳에서 강조되는 내용 역시 ‘사람의 소중함’이고 보면 그가 일관되게 내걸고 있는 구호이자, 실현해가고 있는 ‘사람이 소중한 도시’만들기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른다.

시민들의 복지 수요는 날로 증가하는데 반해 우리 나라의 복지여건이 낙후되어있음을 절감하고, 깊이있게 연구하기 위해 그는 또 한양대 복지행정을 전공,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21세기의 복지는 절대빈곤계층을 구제하는 소극적인 복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여가, 건강 등을 포함하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최적 수준의 복지를 지향해야 하므로 송파구는 일반 대다수 주민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는 앞으로도 그간의 연구성과와 자치단체장으로서 실제로 복지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해 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한 책을 펴내, 복지에 관심있는 학생들과 공무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이란다.

 

이혜경(이하「이」) : 청장님께서는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문단에 등단한 배경과 작품활동은 주로 언제 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김성순(이하「김」) : 제 고향은 서울 이태원동입니다. 지금의 하얏트호텔 자리인데요. 당시 부모님께서는 과수원을 운영하셨어요. 대자연속에서 자라면서 자연히 문학소년의 꿈을 키웠는데, 정작 시를 본격적으로 쓴 때는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하면서부터 였습니다. 공직생활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서민들의 안타까움과 애환을 시로 형상화했는데, 송파구에 거주하는 모임인 송파문학회에서 ‘시가 참 순수하고 감동적’이라면서 추천해주셔서 지난 ‘94년 월간「예술세계」신인상을 받아 문단에 등단했습니다. 구청장으로서 많은 지역 일을 하다보면 거의 짬이 없어요. 그래서 시상이 떠오르면 그때그때 메모를 해두었다가 주로 새벽녘에 정리하곤 합니다. 그렇게 틈틈이 써온 시들을 모아서 시집을 냈는데, 시집이 「세상을 거울로 보며」와 「코뿔소의 눈물」 등 두 권이 되었습니다.

: 최근에 음반도 출반하시고, 수상록도 펴내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지요.

: CD 음반 “나팔을 불지요”는 ‘긴머리 소녀’로 유명한 둘다섯 멤버인 오세복씨가 운영하는 (주)대석프로젝트에서 출반했는데요, 제가 쓴 시를 노랫말로 하여 임창제, 이승재, 장은아, 양하영, 백영규씨 등 중견 포크송가수들이 부른 창작가요와 시낭송 등 2장의 C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쓴 시들이 일반가요로 불려지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요, 시를 노래로 들으니 느낌도 색다르고 가슴에 와닿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발간한 수상록 「도시의 테마는 사람이다」는 민선 1기 때 펴냈던 「살림 잘 하는 남자」의 후속 편으로 구성, 구청장으로서 구정을 펼치면서 겪어온 애환과 고뇌, 소신과 철학, 성취에서 얻은 보람 등 솔직하게 기록한 크고 작은 단편들을 엮어낸 것입니다.

이 : 시인 구청장으로서 문화예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지역주민들의 문화적인 생활을 위해 역점을 두어 추진해온 시책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김 : 송파구민들은 대부분 고학력 중산층으로 문화복지에 대한 욕구가 여느 자치구보다 매우 높습니다. ’95년 민선 구청장 취임이후 전국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손색없는 복지 송파, 문화고장을 만들어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심혈을 기울여왔습니다. 따뜻한 복지 송파, 수준높은 문화고장을 가꾸는 일은 송파구 행정의 핵심목표입니다. 다양하고 고도화된 주민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예술극장과 미술관, 향토사박물관 건립, 시와 그림의 광장과 서울놀이마당 등 생활공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을 대폭 확충하고 한성백제문화제, 노인문화제, 아파트단지별 문화축제, 동별 작은 문화제 등 다양하고 내실있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주민들의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고 문화수준을 높여왔습니다.

이 : 21세기는 “문화의 세기”라고 할만큼 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향후 문화의 세기에 대비한 송파구의 문화비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김 : 지금 세계는 문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문화복지사회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문화복지사회란 21세기 전 지구적인 거대한 문명사적 전환기에서 물질만능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문화적, 정신적인 가치를 우위에 두어 물질위주의 사회가 야기한 모순을 극복하며 문화와 정신을 중심으로 삶의 풍요를 구가하는 사회입니다.

송파구는 21세기 문화의 세기에 대비하여 “문화예술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전통문화의 계승, 발전, 민간문화예술 창작역량 강화, 구민 문화향수 기회 확대, 문화친화적 환경기반 구축, 국제문화교류확대, 문화재정 확충 등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문화도시 건설을 위해 계획대로 착실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민들이 문화예술의 객체에서 주체가 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가 이처럼 문화복지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은 참여하고 봉사하는 문화시민을 육성하여 서로 돕는 따뜻한 복지고장을 만들어 나가기 위함입니다. 보다 잘 살고 풍요로운 도시는 인간중심의 도시이자, 수준높은 문화의식을 갖춘 시민들이 많고 자원봉사활동을 가장 보람있는 가치로 여기는 도시일 것입니다.

: 송파구는 문화예술단체의 육성에도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현재 어떠한 문화예술단체가 활동하고 있는지요.

: 재정 등 열악한 지방자치 여건상 많은 예산을 수반하는 문화예술시책을 펼치는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따라서 민간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부족한 행정력을 보완하고, 주민참여의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송파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재능있는 주민들로 구성하여 자원봉사형태로 운영하는 구립 문화예술단체를 적극 육성하고 지원해왔습니다. 현재 우리구에서는 전국에서 유일한 종합민속예술단체인 ‘민속예술단’을 비롯하여 주부들로 구성된 ‘여성교향악단’과 ‘어머니 합창단’, 할머니들로 구성된 ‘실버 합창단’, 할아버지들로 구성된 ‘실버악단’, 청소년들로 구성된 ‘청소년 발레단’과 ‘꿈나무리듬 체조단’ 등의 문화예술단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구립 문화예술단체 모두 자원봉사형태로 운영하고 있지만, 지속적인 연습으로 전국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최정상의 기량을 갖추고 있으며, 지역내 곳곳을 순회하며 문화예술공연을 펼치는 등 맹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문화예술단체에 참여하는 단원들은 주민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높은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 송파구를 들어서면 우선 깨끗한 지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특별히 지역의 환경을 위해 펼쳐온 시책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김 : 민선시대 출범이후 송파구가 일관되게 내걸고 있는 구호가 ‘사람이 소중한 도시’입니다. 송파구는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탄생한 신흥개발지역으로 전체주택 중 공동주택이 80%이상을 차지하는 등 배드타운적 성격이 강하며, 따라서 주택개발을 통한 인구유입을 최대한 지양하고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환경을 조성하여 오래 살고 싶은 도시로 가꾸는 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환경은 특히 생명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향상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송파구에서는 21세기에도 지속 발전이 가능한 환경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먼지없는 송파’, ‘남은 음식 싸가기’, ‘천 살리기’ 등의 사업을 비롯하여 ‘소각장 건설’, ‘재활용단지 조성’ 등 굵직한 특수시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왔습니다. 특히 ‘먼지 없는 송파’사업의 경우 대기먼지의 65%는 도로나 공사장에서 발생한다는데 착안하여 지난 96년부터 펼쳐왔습니다. 살수차로 도로를 물청소하고, 진공흡입 가로 청소차로 도로먼지를 제거하는 등 도로먼지 저감에 힘쓰고 공사장 비산먼지에 대해 철저히 지도, 감독을 해온 결과 송파구의 연평균 먼지 오염도가 ’95년 110㎍/㎥에서 지난해 54㎍/㎥으로 절반이하 줄어드는 등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저권고치인 60㎍/㎥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이 : 끝으로 청장님 개인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복지”에 대한 저서를 여러 권 갖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신 이유와 향후 저술활동에 대한 계획을 들려 주십시오.

김 : 서울시 사회과장과 보건사회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시민들의 복지수요는 날로 증가하는데 반해 우리 나라의 복지여건이 너무나 낙후되어 있음을 절감하고 주어진 여건에서나마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또 복지에 대해 깊이있게 연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쁜 공직생활 속에서도 짬을 내어 한양대에서 복지행정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특히 우리사회가 급속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도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없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복지분야 중에서도 노인복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했으며, 그러한 노력의 결과 ‘노인복지론’, ‘고령화사회와 노동’, ‘고령화사회와 복지정책’, ‘생활노년학’ 등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21세기의 복지는 절대빈곤계층을 구제하는 소극적인 복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여가, 건강 등을 포함하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최적 수준의 복지를 지향해야 합니다. 송파구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라 일반 대다수 주민을 위한 다양한 복지시책을 펼쳐왔으며, 특히 장애인 전용 운전연습장과 장애인 전용 목욕탕, 탁노소와 노인종합복지관, 여성아카데미 운영과 여성문화회관 건립, 청소년수련원과 권역별 소규모 도서관 건립 등 장애인, 노인, 여성, 청소년 등 계층별로 차별화되고 전문화된 복지시책을 펼쳐왔습니다.

우리 나라는 복지와 관련된 도서들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간의 연구성과와 자치단체장으로서 실제로 복지정책을 개발하고 집행해 온 경험들을 바탕으로 시간이 허락되는 한 책으로 펴내, 복지에 관심있는 학생들과 공무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