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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전시

  • 군중과 개인: 가이아나 매스게임 아카이브
    군중과 개인: 가이아나 매스게임 아카이브
    전시기간
    2016.10.21~2016.11.27
    관람료
    무료
    오프닝
    장소
    아르코미술관 제 1전시실, 스페이스 필룩스
    작가
    곽윤주 (한국), 노순택 (한국), 다이아나유 (캐나다), 안정주 (한국), 전준호 (한국), 조지 사이먼 (가이아나), 폴릿쉬어폼 (중국), 필버트 가자다르 (가이아나)
    부대행사
    주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문의
    www.massandindividual.net, www.facebook.com/massandindividual
군중과 개인: 가이아나 매스게임 아카이브 포스터

○ 전시명: 군중과 개인: 가이아나 매스게임 아카이브

○ 전시개막: 2016년 10월 21일(금) 오후 5시

○ 전시기간: 2016년 10월 21일(금) - 11월 27일(일)

○ 참여작가: 곽윤주 (한국), 노순택 (한국), 다이아나유 (캐나다), 안정주 (한국), 전준호 (한국), 조지 사이먼 (가이아나), 폴릿쉬어폼 (중국), 필버트 가자다르 (가이아나)

○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매주 월요일 휴관, ‘문화가있는날’ 10월 26일(수) 오후 9시까지 연장)

○ 전시장소: 아르코미술관 제 1전시실, 스페이스 필룩스

○ 전시해설: 주중 2시, 4시 / 주말 2시, 4시, 6시

○ 작품: 아카이브, 사진, 설치, 영상 외

○ 기획: 고원석, 권성연

○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 웹사이트: www.massandindividual.net, www.facebook.com/massandindividual

 

 

 

□ 전시소개

 

동아시아의 제국주의와 세계대전, 분단과 정치적 격변 등으로 점철된 현대사를 상징하는 곳이 한반도라면, 지구 반대편 중남미의 오랜 식민지배와 충돌의 현대사를 보여주는 곳으로 가이아나가 있다. 이들은 토착 인디언 문화의 말살, 분단과 제국의 문화융합 식민화 정책, 독립 이후 냉전시대의 이념갈등을 비롯하여 사회주의 정권에서 친미–신자유주의 정권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극단을 경험하며 현대사를 관통해왔다.

 

이 전시는 1980년대~90년대 가이아나에서 실행되었던 매스게임 아카이브와, 주제를 공유하는 현대미술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1966년 독립 이후 수립된 가이아나의 사회주의 정권은 북한의 매스게임이 갖는 집단성과 스펙터클에 주목하고 자국에 이식시키고자 했다. 가이아나 정부는 당시 북한 최고의 매스게임 전문가들을 초빙, 방법을 전수받고, 동시에 자국의 상황에 맞는 독특한 매스게임 문화를 만들었다. 가이아나의 매스게임 아카이브는 후기 식민주의와 냉전예술의 독특한 문화적 코드, 집체식 공연예술의 비평적 요소, 사회주의적 사실주의의 토착적 변용과 이념을 기반으로 한 문화교류의 사례 등 흥미로운 해석의 여지를 안고있다.

 

이 전시는 가이아나의 매스게임이 갖는 문화적 스펙트럼이 지나간 과거의 것이 아니라 동시대 시각예술계의 주된 이슈로 기능하고 있음을 말한다.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곽윤주, 노순택, 안정주, 전준호, Diana Yoo, Polit-Sheer-Form 등의 작품들은 이러한 문화적 요소들이 동시대 문화풍경의 한 부분으로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발언한다. 이 전시는 가이아나의 매스게임이 가진 중요한 문화적 함의들과, 그것의 동시대적 활용을 보여줌으로써 동시대의 문화가 직면하고 있는 풍경들을 사유하고자 한다. 역사와 현실이 중첩되는 흥미로운 지점을 조명하는 시도는 이질적인 시공간이 조우하는 독특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주요작가 및 주요 작품 소개

1987년 매스게임 카드섹션 도안 회화 재규어Jaguar, Schematic Painting for the 1987 Mass Games Backdrop Images


1987년 매스게임 카드섹션 도안 회화 재규어Jaguar, Schematic Painting for the 1987 Mass Games Backdrop Images

제 4장 “우리의 야생동물" 중.

원본소장: 가이나나 교육부 산하기관 Allied Arts Unit

종이에 과슈

21.8 x 80.5cm

 

이 회화들은 매스게임의 배경화면이 되는 카드섹션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 도안으로 가이아나 아트 디렉터 조지 사이먼(George Simon)의 감독 하에 필버트 가자다르(Philbert Gajadhar, 현 가이아나 대학 미술학부 강사, 가이아나 대표하는 인도-가이아나계 아티스트)를 포함한 조지타운의 국립미술대학 버로우 예술대학 (Burrow School of Art) 학생들이 디자인하고 채색한 그림들이다.

 

회화가 그려진 종이를 자세히 보면 숫자가 적힌 모눈이 그려져 있다. 이 도안을 바탕으로 버로우 예술대학 학생들은 각 모눈을 더 큰 낱장의 종이에 옮겨서 확대하고 채색한 후, 확대된 종이를 일련의 순서로 모아 책을 제작하였다. 국립공원 무대에 설치된 계단식 좌석에 자리잡은 천여명의 학생들이 그 책을 머리 위로 들고 무대 앞의 조지 사이먼이 지휘하는 깃발에 맞추어 한장 한장 넘기자, 거대한 벽화 파노라마 수백장이 한시간 동안 동영상처럼 연출되었다. 한 책은 보통 33장의 그림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 한시간 가량 지속되는 한 해의 매스게임을 위해 버로우 예술대학 학생들은 매년 수천 권의 책을 제작했다.

 

전시를 위해 대여된 원본 자료들은 1987년 매스게임의 챕터 1 <가이아나의 꽃>과 챕터 4 <우리의 야생동물>을 위해 제작되었던 도안들이다. 새, 비단구렁이, 올빼미, 아마딜로, 히포 등 아마존의 동물들을 볼 수 있고 이 중 특히 재규어는 가이아나 국가 동물이다. 가이아나 원주민들은 아마존의 야생동물들이 외부침입자를 막고 원주민들과 교류하는 신비로운 힘을 지녔다고 믿었다. <가이아나의 꽃> 챕터에는 열대지방의 꽃과 선인장은 물론 우리에게도 친숙한 무궁화, 연꽃 등도 나타난다. 그 외의 자료는 대부분 홍수로 유실되었다.

 

가장 시선을 사로잡는 카드섹션 도안 회화는 재규어로 이는 가이아나의 대표적 야생동물이자 나라 동물이다. 재규어는 아메린디언 원주민들에게 그들의 땅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존재이고 원주민 신화와 가이아나 문학에 상징적인 존재로 자주 등장한다. 도안용 회화에서도 날렵한 몸과 생기있는 눈, 생동감있는 입과 꼬리의 묘사가 돋보인다.

1990년 매스게임 전경

1990년 매스게임 전경

View of the 1990 Mass Games

필름 사진 컬러 프린트

8.8 x 12.5 cm

1990년 가이아나 매스게임의 주제는 ‘무지개(The Rainbow)’였다. 그해의 신문기사를 보면 10년간 해온 매스게임 중 가장 색상이 다채롭고 화려하며 아름다웠다한다. 배경화면으로 보이는 카드섹션에는 해변에 방둑을 공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매스게임은 종종 댐 건설, 교량, 병원 등의 국가가 주도한 치수사업과 여러 공사를 자랑스러운 나라의 발전과정으로 보여주곤 한다. 그 앞에 운동장에서는 색색의 천과 깃발을 들고 공연한 공연이 한창인데, 공연다들은 바닥의 흰색 표시 덕분에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카드섹션과 운동장 사이의 배너에는 ‘가이아나 협동공화국의 20주년 기념’이라는 글귀가 길게 펼쳐져있다.

대통령과 공연자
대통령과 공연자

The President and a Performer

필름 사진 컬러 프린트

8.8 x 12.5 cm

 

가운데 데스몬드 호이트 당시 대통령과 퍼포먼스 대표자. 1985년 포브스 번함이 죽은 후 같은당의 데스몬드 호이트가 대통령직을 물려받았다. 번함이 대통령이던 1980-1985년까지 그는 부통령이었다.

각 매스게임마다 마지막장은 대통령과 당을 찬양하는 주제로 막을 내린다. 대통령과 악수하고 볼에 입을 맞추는 세레모니는 행사 후 항상 개최되었는데 당시 최고 공연자 중 한 명 욜란다 미첼의 회고록에 따르면 그 해 가장 뛰어난 공연자 한 명 만이 갖는 영광스러운 기회였다고 한다.

1986 매스게임 사진앨범, 제 4장 우리의 문화유산 중 아메린디언 원주민

1986 매스게임 사진앨범, 제 4장 우리의 문화유산 중 아메린디언 원주민

1986 Mass Games Photo Album, Amerindians in the Chapter 4, Our Culture and Our Heritage

38 x 31.5 cm (펼쳤을때)

제 4장 <우리의 문화유산>에 삽입된 아메린디언 원주민을 그린 카드섹션. 이 장에는 이슬람 사원에서 기도하는 히잡을 쓴 사람들과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전통 제의를 그린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 해의 매스게임은 처음으로 다민족, 다양성을 강조하는 장이 등장하였다. 북한식 매스게임의 구성과 컨텐츠를 빌려 사회주의 국가의 프로파간다 매세지를 구현하는 80년대 초기 매스게임과 달리, 80년대 후기 매스게임은 가이아나의 정체성과 문화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가이아나만의 스포츠, 체전, 인종차별 금지 메세지 등이 표현되기도 했다. 또한 제 6장의 각종 무기와 폭탄등의 이미지가 북한과 중국의 군사퍼레이드를 연상시키나, 이와 반대로 가이아나 매스게임의 군무기는 군비확장경쟁을 멈추고 군수비 대신 식량배급을 하라는 메세지를 강조하는것이 인상적이다. 한편 공업, 화학, 의략, 조류연구, 댐 발전소 등의 산업발전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은 60-70년대 북한과 한국의 매스게임과 비슷하게 부국강병의 메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듬해 87년 매스게임은 ‘오, 아름다운 가이아나!’를 주제로 가이아나의 자연, 동식물을 선보였다.

1990 매스게임 안무도식 축하장

1990 매스게임 안무도식 축하장

The 1983 Mass Games Choreography Instruction book, Chapter “Congratulations”

 

21.1 x 36 cm

스케치북에 템페라, 싸인펜, 펜

코디네이터: 소니아 조이스(Sonia Joyce)

 

90년도 안무도식에는 각 장의 코디네이터 이름이 적혀있다. 90년 매스게임은 주제가 ‘무지개(The Rainbow)’였고 90년 매스게임 보도 신문기사에 “여지껏 매스게임에서 본적 없는 화려한 색상”에 대해 많이 언급되었다. 환영장은 무지개색 부채모양의 도구로 단체 부채춤을 추는 어린이들의 안무도식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부채춤은 북한무용단이 전수해준 것으로 추정된다. 83년 매스게임의 안무도식이 체조중심이라면 90년대 안무도식은 도구를 이용하고 다양한 군무의 대열을 재빠르게 바꿔가며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킨 듯 보인다.

1988 매스게임 전경 ‘시민불복종’A View of the 1988 Mass Games, Civil Disobedience

1988 매스게임 전경 ‘시민불복종’A View of the 1988 Mass Games, Civil Disobedience

흑백필름사진

가이아나 크로니클 소장

사진 재촬영 권성연

원본 사이즈 22.4cm x 15.24cm

 

가이아나 매스게임은 학생과 시민들에게 가이아나의 역사, 문화를 교육하는 의미가 컸다. 카드섹션의 Civil Disobedience는 1953년, 영국령 가이아나애 독립된 정부를 세우고자 체디 자간(Cheddi Jagan)과 포브스 번함(Linden Forbes Sampson Burnham)이 함께 주도한 시민불복종 운동을 가르킨다. 그들은 간디의 비폭력저항에서 영감을 얻었다. 시민불복종 운동으로 인해 가장 명망있던 인도가이아나인 지도자 체디 자간은 6개월간 수감생활을 하였고 그 사이 아프로-가이아나인 번함은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번함은 가이아나 독립운동의 주축이던 PPP(People’s Progressive Party)에서 분파한 PNC(People’s National Congress) 당의 세력을 키운다. 시민불복종 운동 시기에 번함은 "군중은 어떠한 방식의 저항이든 우리를 지지하게 되어있다(The masses are prepared to support us whatever line of resistance we propose to take)"라는 연설을 하였다. PNC당의 리더로서 후에 중국계 이민자 아더 청(Arthur Chung)이 가이아나 협동 공화국의 초대대통령이 되었을 때 번함은 수상직을 맡았고, 1980년 10월부터 1985년 5월 의문사하기까지 가이아나 협동 공화국의 대통령이었다.

 

사진 속 공연자들은 다리에 연결된 장대에 올라가 있는데, 이는 ‘Stilt Man’이라 불리는 장대걷기로 가이아나의 학생들이 즐겨 경연하던 스포츠이다. 비슷한 장면이 70년대 서울전국체전에서 선보인 ’사람 층 쌓기’로 연출되기도 하였다.

“매스게임”, 가이아나 크로니클, 1980년 2월 29일. 14-15면.“매스게임”, 가이아나 크로니클, 1980년 2월 29일. 14-15면.

“Mass Games,” Guyana Chronicles, February 29, 1980: 14-15.

가이아나 국립 아카이브 소장

사진촬영 후 디지털 컬러 재출력

사진 촬영: 권성연

사진 에디팅: 헤더 리어(Heather Leier)

본 신문은 가이아나 국립 아카이브의 허가를 받고 촬영되었고 전시를 위해 국립 아카이브와 가이아나 크로니클의 허가 하에 재출력되었다. 저작권자 가이아나 크로니클.

 
『카이: 1981 카리페스타 태양의 생생한 이미지들』조지타운, 가이아나: 교육, 사회문화발전부 편찬, 1981년 7월.

『카이: 1981 카리페스타 태양의 생생한 이미지들』조지타운, 가이아나: 교육, 사회문화발전부 편찬, 1981년 7월.

“1981 Mass Games.” photograph in a book Kaie: Living Images of the Sun 1981. Carifesta No. 17. Georgetown, Guyana: Ministry of Education, Social Development and Culture. July 1981

 

가이아나대학교 도서관 대여.

(좌) 표지 (우) 진 페리코가 쓴 챕터 “매스게임” 에 실린 1981년 매스게임 전경 88-89장

22.8x 15.4cm

매해 2월에 열리는 캐리비언 체전 캐리페스타(Carifesta)를 기록하고 관련자들의 글과 사진을 담은 책으로, 신문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매스게임에 관한 출판물이다. 81년 2월 24일 가이아나 국경일에 열렸던 매스게임도 카리페스타 행사 중 하나로 간주되어 이 책에 기록되었다. 매스게임 코디네이터 진 퍼시코(Jean Persico)가 쓴 매스게임 전문과 사진이 수록되어 있다. 80년 첫 매스게임 이후 매스게임이 체육교과과정으로 편성되고 매스게임이 스포츠이자 체육교육이라는 인식이 강하게 대두되었다. 매스게임이 어린이 체육대회처럼 캐리비언 체전에 포함되었다면, 다른 해의 매스게임 카드섹션에는 카리페스타 문구와 프로 운동선수들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였다.

 전준호, 형제의 상, 2007. 디지털 애니메이션, 53 sec. © 전준호

전준호, 형제의 상, 2007. 디지털 애니메이션, 53 sec. © 전준호.


이 작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대표적인 남북분단의 아픔의 상징으로, 서울 전쟁 기념관내 설치되어 있는 <형제의 상>이란 조각 작품을 차용 한 것이다.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어야 할 국군장교와 인민군 병사가 뜨겁게 포옹하는 모습의 조각상이다. 분단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낯설어 보이는 이 조형물은 국군장교로 참전한 형과 인민군 병사인 아우가 전장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던 실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작업은 전쟁기념관에 설치되어 있는 <형제의 상>을 똑 같이 재현했지만,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형태를 따로 떼어 내어 플라스틱 장난감 모습의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무수히 많은 이 형제의 모델들은 흰색의 무한공간에서 마치 부둥켜안고 감격해야 할 상대를 잃어버려 허공을 안고 사는 지금 우리의 모습처럼 서로 껴안지 못한 채 부딪히며 헤매고 있다.

노순택, 붉은 틀 재편집, 2000~2016. 75 50 cm 6장과 50 x 35 cm 48장의 조합. 종이 위에 잉크젯 안료 프린트. © 노순택

노순택, 붉은 틀 재편집, 2000~2016. 75 50 cm 6장과 50 x 35 cm 48장의 조합. 종이 위에 잉크젯 안료 프린트. © 노순택.

<붉은 틀> 연작은 북한에 관한 세 개의 시선을 담고 있다. 제1장 '펼쳐들다 : 질서의 이면'은 북한사회가 보여주고 싶은 북한의 모습을 곧이곧대로 담으려 했다. 제2장 '스며들다 : 배타와 흡인'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기 폭발적으로 늘어난 남북 시민/인민의 만남을 담고 있다. 3장은 남한이 북한을 증오하며 때론 어떻게 닮아버렸는가를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작품은 북한의 군중과 개인이 담긴 <붉은 틀>의 1장과 남한의 군중과 개인을 담은 다른 카테고리 속의 이미지를 뒤섞어 재편집한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같고, 어디서 달라지는 것일까. 우리는 분명 다르다. 안타깝게도 닮아가고 있다.(노순택)

안정주, 내셔널 세레모니, 2012. 단채널 비디오, 3 min 50 sec. © 안정주

안정주, 내셔널 세레모니, 2012. 단채널 비디오, 3 min 50 sec. © 안정주.

안정주는 우리가 관습적인 교육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박혀있는 명제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사회구조에 대해서 의 문을 품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기본적인 도덕적 지식은 실제의 사회를 살아가면서 지켜질 수 없는 현실과는 유리된 이상적인 숭고한 명제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실현 불가능한 이러한 말들을 쉽게 남들에게 이야기하면 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 행위들은 모두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장면들은 우 리의 일상 속에 친근하면서도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 우리들도 무심하게 지나치며 살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것 들을 우리의 삶 속에서 채집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편집해서 보여준다.(신승오)


곽윤주, 의지의 승리 1, 2006. 123 x 200 cm, 람다 프린트. © 곽윤주

곽윤주, 의지의 승리 1, 2006. 123 x 200 cm, 람다 프린트. © 곽윤주.

부채춤은 광복 이후 월북한 무용가 최승희(1911-1969)의 제자였던 김백봉(1927 - )이 최승희로부터 전수받아 1954년에 서울 시공관 (현재, 국립극장)에서 독무로써 첫 시연한다. 1968년 박정희 정권 시절 멕시코 올림픽 출전을 계기로 군무로 변형되었으며 이후로 지금까지 ‘전통춤’으로 인식되어오고 있다. 국가성을 대변하는 다양한 국제적 행사에 빠지지 않으면서, 예술학교의 기초 교육으로 제도화 되는 과정까지, 한국 전쟁 후 국가의 성공적 재건 신화를 계승하는 이 근대성의 그로테스크함을 어린 무용수들의 인상에서 보았다.(곽윤주)

폴릿쉬어폼, 같은 좋은 행동을 하라, 베이징, 2014. 단채널 비디오, 8 min. © 폴릿쉬어폼

폴릿쉬어폼, 같은 좋은 행동을 하라, 베이징, 2014. 단채널 비디오, 8 min. © 폴릿쉬어폼.

북경의 한 길가에 서 있는 버스에 패셔너블한 차림의 젊은이들이 실컷 물을 뿌린다. 버스는 집단주의 사회를 상징이다. 슬로우 모션, HD고화질의 후반 작업을 통해 물을 뿌리는 동작의 우아함과 즐거움은 아주 매력적으로 연출된다. 작품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현 시대의 활기와 긴장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표현방식에 따라 새롭게 그려지는 집단주의적 질서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이아나 유, J&P, 편의점 판매대 시리즈, 2016. 149.84 x 60.96 cm, 디지털 프린트. © 다이아나 유

다이아나 유, J&P, 편의점 판매대 시리즈, 2016. 149.84 x 60.96 cm, 디지털 프린트. © 다이아나 유.




많은 한국계 이민자들은 캐나다에서 편의점을 운영한다. 다이아나 유 역시 편의점을 운영하는 부모님 밑에서 성장했다. 작가는 한국계 이민자들이 운영하는 온타리오의 편의점들을 방문해 그 곳의 판매대를 사진으로 찍으며, 자본주의 국가인 캐나다에서 살아남기 위한 이민자들의 모습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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