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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

2024년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의 시각과 전망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문화예술계에도 불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화제와 이슈는 무엇일까?
2023년 한 해 동안 에이스퀘어 제작에
참여한 전문가들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글_권용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혁신부 책임연구원)
들어가며
매년 연말, 연초가 되면, 한 해를 정리하고 다가올 해를 예측하는 언론 기사와 저서들이 쏟아져 나온다.1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지만, 일어날 개연성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되는 일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2024년을 여는 에이스퀘어의 첫 주제는 ‘문화예술계 2023 결산과 2024 전망’이다. 이에 PRISM에서는 문화예술 분야 각 전문가가 예측해보는 2024년을 조사했다.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바라본 2023년 한 해 동안의 이슈와 사건, 2024년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력을 보일 것들과 주요 키워드를 살펴봤다.
분석자료 설명2
2023년 문화예술 분야 이슈,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전망에 대한 의견 조사는 2023년 한 해 동안 에이스퀘어에 글을 기고했거나 웹진 제작에 참여했던 전문가를 모집단(예술 현장, 연구자, 정책 실행기관, 기타 분야로 구분)으로 구성해 2023년 11월 27일부터 12월 4일까지 설문지를 통한 이메일 조사로 실시했다.
수집된 전문가 의견은 인구 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기술 통계 분석과 2023년 이슈와 사건, 2024년 예상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주요 키워드에 대한 내용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총 60명의 전문가에게 설문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응답 의사를 밝힌 총 26명의 응답을 수합해 분석·정리했다.3
분석결과
응답자 특성

응답자 특성

응답자 활동 분야4는 현장 예술인 11명(42.3%), 학계 6명(23.1%), 정책 실행기관 5명(19.2%), 연구기관 2명(7.7%), 기타 분야 2명(7.7%)으로 분포했다. 성별은 남성 17명(65.4%), 여성 9명(34.6%), 연령대는 40대 13명(50.1%), 30대 7명(26.9%), 50대, 60대 이상이 각각 3명(11.5%)으로 나타났다.
2023년 문화예술 분야
주요 이슈와 사건

“2023년은 코로나19의 실질적 엔데믹 속에 문화예술 분야가 다시 활성화된 해. 다만, 겉으로 드러난 활성화의 신호 이면도 함께 봐야…”
“생성형 AI가 예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침. 기대감과 우려 동시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살펴보고 정책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 기대와 우려 교차”

전문가에게 2023년의 이슈와 사건을 장르별 문화예술 창작, 향유, 문화예술 분야 정책 등 종합적 관점에서 3가지 이내로 선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선정 이유도 조사했으며, 여기서는 그중 유사한 내용을 엮어 소개한다. 먼저, 코로나19와 관련해 정부는 2022년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한 뒤 2023년 5월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췄다. 코로나19가 실질적 엔데믹을 맞으며, 많은 전문가들이 2023년을 문화예술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기 시작한 해로 판단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문화예술 활동이 회복된 점은 국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와 욕구를 반증하는 결과임”

연구2-40대-남

“3년 동안 유지된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공연 시장이 역대급으로 호황을 이룸 (이하 생략)”

예술3-40대-남

“지난해에 이어 제2회째 국내에서 선보이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 아트페어가 2023년 9월 6일부터 9월 9일까지 개최되었다. … 프리즈 서울 개최 시기에 맞춰 국내 미술관, 갤러리들도 주요한 작가와 전시, 행사 등을 선보이고 있기에 이 기간은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기간이다.”

예술6-30대-여

문화예술 분야의 활성화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그 이면과 우려해야 할 지점을 함께 지적하기도 했다.

“임윤찬 등 클래식계 아이돌의 각광, 뮤지컬, 미술시장 등도 코로나19 이전을 넘는 듯 보인다는 기사들이 쏟아짐. 그런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검토 필요. 실제 지역, 연령, 소득, 장르별에 따라 불균등하게 예술 향유가 회복되고 있을 것이고,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의 관객층이 튼튼하지 못하다면 예술생태계의 기반은 취약할 수 있기 때문”

공공3-40대-여

“(생략) 뮤지컬과 연극에서는 탤런트나 가수들이 작품에 참여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심화하였다. 기존의 뮤지컬 스타들(스크린과 팝 무대를 넘나드는 배우)이 출연하는 배우들의 공연은 굉장히 히트하였다. … 반면 영세한 작품은 물가상승 등으로 제작 여건이 더 어려워진 상황. 빈익빈 부익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예술4-40대-남

“과거 껌 시장과 규모가 비슷하다던 평가를 받던 국내 미술시장이 2022년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하였으나 … 올해는 큰 폭으로 시장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임. … 기초예술 생태계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전략적인 모색이 필요한 조정기 또는 과도기가 23년 펼쳐졌음

학계6-40대-남

인공지능(AI), 예술 기술 융합에 대한 이슈를 다수 제기했다. 특히 챗GPT(Chat 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예술 창작 활동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저작권, 인간성에 대한 논란, 예술의 본질 논란, 예술인 일자리 상실 등 여러 문제를 지적했다.

“기술이 공연예술에 깊게 방영한 작품이 시도되고 있다. … 최근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조금 더 기술에 맞는 공연예술을 만들어가고 있다. … 메타버스, 이머시브 게임형 공연인 <고스트 인 더 시어터>라든가, 게임형 이머시브인 <움직이는 숲> 등 작품적 성과를 보이는 기술 결합형 공연들이 등장하면서 공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예술4-40대-남

“최근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새로운 제작툴로 대두되었고, 머지않아 AGI의 출현이 예상되고 있음. … 새로운 창작의 유형으로 의식되기 시작함. 작품을 전시, 발표할 때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였는지를 작품의 기본정보로 표시하도록 해야 하는지 논의...”

학계4-60대-남

“올 한해는 ChatGPT를 포함하여 자연어 생성 기반의 인공지능의 문화예술 분야의 중요 이슈를 독점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다양한 파급력을 불러일으켰다. … 그 내부에는 기술 중심 미래사회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인간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불안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더욱 선명한 갈등과 이슈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예술5-30대-남

창작, 작가, 나아가 예술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 형성, AI 생성물의 저작권 인정 여부 등 기타 법적 쟁점에 대한 논란 대두,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의 대규모 기술적 실업 우려.”

예술2-40대-남

2023년 하반기 최대의 이슈는 제44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2008.02.29.~2011.01.26.)을 역임했던 유인촌 장관이 제54대 장관으로 임명된 일이었다. 조사 결과 문체부 장관으로 다시 임명된 유인촌 장관을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과 우려의 의견이 공존했다.

“(생략) 과거 이명박 정부 장관 시절 선택과 집중 원칙에 따른 문화예술 지원제도 경쟁원리 도입, 간접지원 확대, 산하기관 구조조정, 지원 대상 선정방식 전문성 확보(책임심의위원제) 등 정책이 문화예술 지원정책에 다시 적용될 가능성이 생김. 최근 취임 이후 예술지원기관 책임심의위원제도 도입 요구.”

공공2-40대-남

“(생략) 취임 이후 아직까지는 눈에 띄는 행보보다는 분야별 간담회를 이어가며 현장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어떠한 정책을 강조할지 그 방향을 쉽게 점치기 어렵지만, 2024년 장관의 존재감만큼 문화예술정책 분야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해본다.”

공공1-40대-여

“이명박 정권 때 이미 장관을 역임했고 그 당시 블랙리스트 문제 연루 등의 전력이 있는 가운데 또다시 현직에 복귀함으로써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 향후 문화예술계의 불협화음은 상존할 우려가 있다.”

예술7-60대-남

2023년 3월 만화와 TV 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았던 <검정 고무신>의 이우영 작가가 별세했다. 사망 당시 이우영 작가는 저작권과 관련해 출판사와 법적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예술인은 상대적으로 협상력이 약하고, 법률 지식이 부족해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할 위험이 여전히 큰 점을 지적하며, 예술인권리보장법 시행 이후에도 여전히 예술인 권리보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이유에서 해당 사건을 주요 이슈로 꼽았다. 그밖에 예술에 대한 검열 우려에 대한 이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우려, 문화예술 분야 예산 축소, 각종 제도 개편 등에 대한 의견도 확인할 수 있었다.5
2024년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긍정적인 변화

“AI를 비롯한 기술의 예술 활용 확대, 더 나은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의 역할 기대”
“문화예술 향유의 확대 지속 예상”
“인류세, 기후 변화 문제인식 기반의 예술 활동 확대는 긍정적”
“진정한 배리어프리, 모두예술극장 개관 그리고 그 후”

2024년에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응답자의 전문영역을 중심으로 3가지 이내로 선정해달라고 요청했고, 선정 이유를 함께 밝혀달라고 했다. 그 결과 2023년에 이어 기술의 발전과 융합하는 예술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생성형 AI와 예술, 창작과 향유의 보조수단으로서의 기술의 활용, 예술과 기술의 융복합 확대를 위한 아트코리아랩의 역할 기대 등 일상에 들어온 AI의 예술에서의 활용,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한 더 나은 예술 환경에 대한 기대, 기술의 발전 속에서 과학과 인문학의 접목 확대 등을 언급했으며, 환경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도 밝혔다.

“특별한 취향이나 문화에 특화되고, 같은 경향의 예술 활동을 수행하도록 훈련된 AI/AGI가 그룹 혹은 개인적인 ID등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며, 기존의 예술 시스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됨. 이를 인간 정체성의 위기 혹은 인문학의 위기 등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많지만, 이와 유사한 공포심은 이미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여러 번의 전환기를 거치면서 예술은 오히려 그것 때문에 계속 발전해 왔다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임”

학계4-60대-남

“챗 지피티를 매개로 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문학 창작과 비평을 인공지능의 문제의식과 엮어서 사고 가능하게 되었다. 과학기술과 거리를 가져왔던 문학 분야가 SF 등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할 여지가 확대되었다.”

예술10-40대-남

“생성형 AI의 활용으로 기존의 상상력이 도달하지 못한 새로운 지점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비대면, VR, 자막안경 등 기술의 활용으로 문화소외계층의 예술향유 환경 개선”

예술2-40대-남

“예술-기술 융합 실험과 창조적 예술기업의 창업과 성장을 지원하는 아트코리아랩 개관”

연구1-40대-여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아트코리아랩이 개관하는 등 기술이 융합된 공연예술 작품에 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

예술3-40대-남

코로나19의 실질적 엔데믹 속에서 문화예술 향유가 확대된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문화예술 향유가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6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클래식을 잘 몰라도 임윤찬, 조성진을 알고, 연극을 잘 몰라도 뮤지컬 작품들을 잘 알게 되는 상황은 기초예술의 저변 확대에 긍정적”

공공3-40대-여

“감염병 시대를 벗어나 완전히 안정적인 생활 환경이 회복되는 것으로 이전보다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가 높을 것으로 보임”

공공5-50대-남

“팬데믹으로부터의 완전한 회복세를 예상”

연구2-40대-남

“(생략) 공연계 시장이 (수치 면에서) 활성화 되었고 … 작품을 기다린 관객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예정 …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공연에 참여하고, 공연 전후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통해 공연을 통한 체험의 다각화가 이루어질 것에 대한 기대”

기타1-30대-남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 일반 대중들의 문화생활 중심지로 자리매김 … 관객의 양적 팽창은 일단 문화 특히 미술에 관한 한 좋은 시그널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예술8-30대-여

인류세, 기후 변화의 시대에 문화예술이 이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해 긍정적 변화가 발생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전문가도 있었다.

“(생략) 2023년은 지구에 대한 착취를 일삼는 자본주의 구조와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만들어진 흥미로운 작업들을 볼 수 있었던 한 해 …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도 환경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지속 가능한 창작/전시/공연 방식에 대한 고민, 다른 생물종의 관점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서 앞으로도 볼 수 있다면 그 미래는 조금은 살만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계5-30대-여

“(생략)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환경친화적인 방식을 모색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작품을 제작하거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공연이나 전시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공4-60대-남

“지난 몇 년 동안 기후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많이 높아졌고, 여기에 문화예술계가 기여한 바가 작지 않다. 앞으로 이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생각한다.”

학계2-50대-남

2023년 10월 구세군빌딩 아트홀 1~3층을 개보수해 모두예술극장이 개관했다. 이동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장애인 관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음은 물론이고, 장애예술인들이 마음껏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전문 공연장으로 개관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전문 공연장의 설립으로 실질적인 장애예술의 활성화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2024년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부정적인 변화

“문화예술 부문 예산 삭감으로 문화예술계 전반 활동 위축 우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부 의존성 탈피의 계기가 되기를”
“예술 검열, 블랙리스트 문제가 다시 불거질 우려”
“예술과 기술 융합의 이면, 예술 정체성의 위기, 기술의 발전을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

2024년에 예상되는 부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 변화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를 선정해달라고 했으며, 그 선정이유도 밝혀달라고 했다. 부정적 변화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다소 많이 갈렸는데, 그 중 공통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을 살펴봤다.
먼저 문화예술 부문 예산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2024년 문체부 예산안은 총 6조 9,796억 원으로 2023년 대비 총 2,388억 원(3.5%) 증액 편성됐다. 문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예산편성 과정에서 방만한 보조금 운영, 낭비적 요소, 이권 카르텔적 요소를 점검하고 모든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불공정, 비합리, 비효율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재정지원사업 선정 과정에서 전문성 또는 형평성의 문제가 제기되거나 집행상의 비효율성이 중대한 사업에 대해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폐지, 삭감 등 과감한 조치로 총 2,442억 원을 삭감하고, 이를 콘텐츠, 관광, 예술, 스포츠 등 산업 활력 제고와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편성하는 한편, 약자 친화적 정책 지원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문화예술 분야는 2023년 대비 436억 원 감액됐으며, 2024년은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예산 부문에 큰 변화가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문화예술 관련 중간지원 조직 전반의 예산이 극적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감소 … 문화예술 예산의 축소가 단순히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생략)”

기타1-40대-남

“정부의 긴축재정에 따른 공공부문의 예산 삭감으로 문화예술계 전반의 활동 위축”

연구2-40대-남

“문체부의 문화예술예산 축소방침이 이미 공식화되었음. 내년은 공공지원에 의존하던 기초예술 분야 창작자들에게 고통의 시간이 될 것.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이 정부 의존성을 탈피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함.”

예술11-30대-남

예술 검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 혹은 지난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했던 인사의 장관 재임명에 따른 우려 등을 선정 이유로 제시했다.

“‘윤석열 차’에 대해 문체부가 엄중 경고를 하면서 불거진 논란 이후 블랙리스트로 대표되는 예술검열 사건이 끊이질 않았고, 그 빈도도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각 기관들이 자기검열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문화예술계의 문제를 정치적 이념화를 통해 정쟁적으로 풀어나가려고 한다.”

공공4-60대-남

“신임 문체부 장관 임명 이후 과거 예술계에 일어난 부정적 상황이 다시 재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음. 실제로 주요 사업, 한예종 등의 예산 삭감으로 나타나고 있음”

학계1-50대-여

“유인촌 장관이 문체부 장관으로 복귀하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하고 있다. 블랙리스트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지만, 법원의 생각은 달랐고 그에 대한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본인이 배우이자 예술가인 만큼 권력을 문화길들이기용으로 사용하는 우를 다시 범하지 않길 바란다.”

예술4-40대-남

“올해 불거져 나온 블랙리스트 재등장 논란은 작가들의 자기검열과 창작열 축소를 낳을 수밖에 없다. 한번 꺾인 자유로운 의지는 결정적 계기를 통해 반전되기 전에는 제대로 다시 피어나기 어렵다. 안그래도 위축된 문학장이 자기검열의 폐쇄적 태도로 쪼그라들 수 있어 우려스럽다.”

예술10-40대-남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이 있었다. AI의 등장으로 발생할 예술 정체성의 위기, 제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 기술과 예술의 융합이 갖는 양면성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인다.

“(생략) 지난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유인촌 장관의 목소리로 부르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 AI에게 장관의 목소리를 학습시킨 후 국감장에서 재생 … 실은 심각한 상황이다. AI는 창작에 있어서 혁신의 도구가 됨과 동시에 예술인의 정체성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는 ‘저작물’의 정의부터 도전을 받고 있는 것이다. … 카메라가 등장했을 때 회화의 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실제 그렇지 않았던 것처럼 AI도 도구에 그칠지, 위기가 될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공공1-40대-여

“AI의 업무 대체로 작가, 디자이너, 작곡가, 실연자 등 예술인들의 대규모 실업 발생 우려.”

예술2-40대-남

“디지털 컨버전스를 이끌 주요 기술들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예술인/단체와 그렇지 않은 이들 사이의 간격이 크게 벌어질 수 있음. 아트코리아랩의 사업을 통해 이 갭이 눈에 띄게 드러날 가능성도 있음”

학계6-40대-남

“(생략)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나 글이 표절이나 편견의 재생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사례의 다변화는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 올해 미국에서 있었던 작가, 배우 조합의 파업에서 이것의 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 기술 활용이 작가나 배우의 노동 영역을 축소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과 ‘함께’ 각본을 만드는 것이고 작가가 하는 일은 ‘수정’ 뿐이니, 작가에게는 더 적은 돈이 지급된다. 배우는 본인의 ‘신체와 얼굴’을 제공할 뿐이고, 인공지능이 실제 연기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배우들에게는 영상을 만들 때마다 따로 보상이 지급되지 않는다. … 인공지능을 실제로 문화예술 산업에서 활용하는 사례가 우리나라에서도 생긴다면, 미국 작가, 배우들이 마주한 것과 비슷한 문제를 우리나라의 작가나 배우들도 마주할 수 있다.”

학계5-30대-여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주목할만한 키워드

#인공지능(AI) #지역-예술 #예술과 기술 #블랙리스트 #숏폼 콘텐츠 #인간성

끝으로 2024년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키워드를 5가지 이내로 선정하고, 선정 이유를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키워드에 대해서는 응답을 하지 않거나 2~3개의 키워드 정도만 선정한 전문가도 있어 이어지는 글의 내용은 이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이 같은 단어로 키워드를 선정하지 않았더라도 선정 이유를 살펴보고 유사한 내용일 경우 필자가 한 단어로 임의 지정해 주요 키워드를 선별했다.
전문가 26인이 꼽은 2024년 주요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지역-예술’, ‘예술과 기술’, ‘블랙리스트’, ‘숏폼 콘텐츠’, ‘인간성’이다. 인공지능(AI)의 경우 현재 진행형인 이슈이고, 예술의 본질, 예술인의 일자리, 저작권 정책 등 다양한 논쟁과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키워드로 선정했다는 이유가 많았다. 한 전문가는 챗GPT에게 2024년 AI와 예술의 협업에 대한 전망을 질문했는데 챗GPT가 답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7

2024년 예술 분야에서 AI가 생성한 예술은 창의적 경계를 넓히고, 예술가와 AI 간 협업을 강화해 독특한 작품을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것임. 또한 다양한 관객들을 맞춤형 경험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 분명한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임”

공공2-40대-남

지역-예술의 경우 지역소멸 대응정책, 자치분권 강화 등의 환경 속에서도 지역의 문화예술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는 전망 속에서 주요 키워드로 선정됐다. 지역의 소멸을 문화예술로 완화할 수 있다는 레토릭의 진정한 효과를 점검해봐야 한다는 의견과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눈에 띄었다.
예술과 기술은 주로 정책 측면에 초점을 두고 키워드로 선정됐다. 아트코리아랩이나 서울문화재단의 예술가 NFT 사업 등의 정책이 예술가들의 예술과 기술 융합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고 이 추세가 이어져 나갈 것이라는 전망과 기술이 예술 전반에 깊은 영향을 주는 시대 상황에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가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블랙리스트의 경우 이전 정부에서 장관을 역임했던 인사의 재등장으로 인해 예술인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블랙리스트가 작동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예술 현장에 줄 수 있는 명시적 정책 등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숏폼 콘텐츠는 짧은 시간 내 강한 자극을 주는 콘텐츠 소비 방식이 문화예술 향유 방식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에서 키워드로 제안됐다. 소비 주기가 극단적으로 짧은 콘텐츠의 증가, 사회적 고립 및 피로의 증가로 설명되는 도파미네이션이 다른 콘텐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중도와 사전 지식이 필요한 기초예술 분야의 예술 향유 방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인간성은 인류세의 시대를 살아가는, AI의 발달에 따라 제기된 인간 고유함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에 따라 키워드로 제안됐다. 해당 키워드를 선정한 전문가들은 그동안 인간이 수단적 차원으로 논의하던 많은 대상들과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측면을 이야기했다.
나가며
전문가 조사를 통해 2024년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살펴봤다. 미국의 시인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는 “과거를 애절하게 들여다 보지 마라. 다시 오지 않는다. 현재를 현명하게 개선하라. 두려움 없이 희미하게 다가오는 미래를 가서 맞으라” 라는 말을 남겼다. 문화예술 분야가 2024년에는 지난 한 해의 문제들, 다가올 미래에 대한 우려들을 ‘현명하게 개선’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1. 교수신문에서는 매년 전국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한 해의 사자성어를 추천, 투표해 발표(2024년 사자성어는 ‘견리망의(見利忘義)’로 선정)하고 있으며,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 연구팀은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음(2024년도 트렌드 키워드는 ‘DRAGON EYES’로 선정)
  2. 본 조사 및 결과는 미래 예측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델파이 기법, 시나리오 기법 등)을 정교하게 적용해 결과를 분석·정리하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힘
  3. 각 이슈와 사건, 2024년에의 영향, 키워드 등에 대한 선정 이유는 원문 그대로를 소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원고 분량을 감안해 일부 축약 및 요약이 있을 수 있음을 밝힘
  4. 내용 분석 중 응답 원문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경우를 위해 응답자 코드를 부여했음
    소속유형 응답자 코드
    예술계 예술1-30대-여, 예술2-40대-남, 예술3-40대-남, 예술4-40대-남, 예술5-30대-남, 예술6-30대-남, 예술7-60대-남, 예술8-30대-여, 예술9-40대-여, 예술10-40대-남, 예술11-30대-남
    학계 학계1-50대-여, 학계2-50대-남, 학계3-40대-남, 학계4-60대-남, 학계5-30대-여, 학계6-40대-남
    공공기관 공공1-40대-여, 공공2-40대-남, 공공3-40대-여, 공공4-60대-남, 공공5-50대-남
    연구기관 연구1-40대-여, 연구2-40내-남
    기타 분야 기타1-40대-남, 기타2-30대-남
  5. 해당 내용은 2024년 예상되는 변화, 주요 키워드를 통해 반복적으로 소개할 예정으로 여기서는 상세히 다루지 않음
  6. 지난 12월 1일 공표된 문화예술활동현황조사(2022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2022년 문화예술활동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94.2% 수준으로 회복됐음을 확인할 수 있음. 이와 같은 결과로 미뤄볼 때, 2023년은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에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됐음을 추측해 볼 수 있으며, 이 추세가 2024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임
  7. AI와 예술가의 협업에 대한 기대는 챗GPT를 통해 생성한 문장인데, 해당 원문을 소개한 전문가의 취지를 감안해 소개함
권용민
권용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혁신부 책임연구원)

2016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최근 문화예술계에 존재하는 추상적 수치들을 모아 ‘고유한 사실’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다양한 문화예술계의 이슈들을 찾아내는 일에 일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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