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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의 내일을 이끌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

씨앗을 뿌리고 싹을 틔워 열매를 맺기까지
농부의 지난한 노력은 계속된다. 결코 짧은 시간 안에
배출할 수 없는 문화예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여러 시행착오와 성과를
거듭해왔다. 우수한 예술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노력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이야기해본다.
글_이제승(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양성부장)
청년예술가의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예술위)의 예술인력 육성사업은 예산 체계상 ‘예술창작 역량강화’라는 단위사업 내에 ‘예술창작지원’, ‘예술인 생활안정자금’과 함께 세부 사업으로 편성돼 있으며, 예산은 2023년 기준 326억 2천 9백만 원이다. 창작지원, 아르코예술인력개발원(이하 예술인력개발원) 시설 운영 등으로 산재해 있던 관련 사업이 통합돼 ‘예술인력육성’이라는 세부 사업이 신설된 것은 2013년부터이다. 예술인력이라는 명칭은 장르별 창작, 실연, 기술(무대∙조명∙음향∙영상 등) 지원 및 기획(경영∙행정 등)의 형태로 활동하는 이들을 통칭한다. 예술인력 육성사업은 예산 체계상 2가지 내역 사업(차세대 예술인력육성, 현장예술 인력육성)으로 구성되지만, 지원 대상에 따라 ①청년예술가 지원사업 ②기술 지원 및 기획 분야 인력양성 사업 ③일자리 사업 등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예술위는 청년예술가 지원에 있어 만 39세 이하라는 연령 기준을 사용하고 있으나 예술가의 성장 단계로는 신진예술가가 해당한다. 신진예술가 지원의 연원은 1979년에 시작된 ‘예술장학금 지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하 문예진흥원)은 신진예술가 양성이라는 취지 아래 1995년까지 국악, 미술, 음악, 무용, 연극 5개 분야의 고등학생과 대학생 총 885명에게 8억 5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1999년에는 지금의 사업과 유사한 ‘신진 공연예술가 지원’이 시작됐다. 지원 대상은 대한민국 국적을 소지한 만 20∼35세의 예술인으로서 국내외의 비중 있는 공연예술 행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한 예술인, 또는 최근 3년간 국내외에서 뛰어난 활동 실적을 나타낸 예술인으로 삼았다. 2002년부터는 문학, 시각 분야를 합쳐 ‘신진예술가 지원’으로 사업명이 변경됐으며 2003년 지원예산은 5억 원이었다. 유경화(국악), 국은미(무용), 장우재(연극) 등이 당시 지원을 받은 예술가들이다.
2005년 문예진흥원의 위원회 전환 이후 신진예술가 지원에 변화가 생겼다. 장르별 소위원회 중심으로 예술 현장의 수요가 정책에 반영되는 ‘공연예술 분야 특성화 사업’이 신규 추진되면서 연극 분야에서는 ‘차세대 연극예술가 융합 교육사업’, 무용 분야에서는 ‘안무가 집중 육성사업’이 2008년부터 시작됐다. 두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 철학 등 인접 학문과 공연간 융합과목 개설, 창작의 영감을 불어넣는 필드트립, 연중 지속되는 멘토링 등 비재정 지원의 강화였다. 2011년 ‘공연예술 인큐베이팅 사업’에 연극연출가협회, 희곡작가협회, 서울연극협회, 한국공연예술센터, 이오공감이 주관단체로 참여했으며 연극 분야 김민정, 부새롬, 무용 분야 김보라, 금배섭, 지경민 등이 선정됐다. 동시에 재정 지원 방식도 변화했다. 신진예술가 지원은 2009년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영어 약칭 AYAF)’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개편되면서 기존 프로젝트 지원 방식에서 예술가 지원 방식으로 전환했고 지원 기간 역시 단년에서 2년으로 확대됐다. 2011년에 선정된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3기에 김신록(연극), 이인수(무용), 박인혜(국악) 등이 있다. 2011년 공연예술 인큐베이팅의 예산은 4억 5천만 원,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의 예산은 10억 8천만 원이었다.

예술인력개발원 홍보 영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 육성’이라는 세부 사업으로 통합된 2013년부터는 문학(예산 2억 원), 시각(2억 원), 공연예술(8억 5천 8백만 원)로 세분화됐고 2014년부터는 공연예술 분야에 실연자 트랙이 신설됐다. 2016년에는 공연예술 분야가 ‘한국 예술창작 아카데미’라는 명칭으로 리서치, 멘토링, 중간평가, 심화, 최종 발표의 체계를 갖추게 됐으며 2017년에는 기획자 과정이 추가됐다. 2023년 현재 한국 예술창작 아카데미는 문학 8명, 시각 8명, 연극 8명, 무용 5명, 음악 2명, 전통 1명, 다원 4명 등 총 36명의 청년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청년 세대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환기되면서 2019년에는 청년예술가 생애 첫 지원(예산 10억 원), 청년예술가 해외진출 지원(9억 원)이 신설됐다. 2023년 현재 두 사업은 35억 4천 8백만 원 규모로 통합돼 문학 8건, 시각 99건, 연극∙뮤지컬 55건, 무용 20건, 음악 52건, 전통 18건, 다원 21건 등 총 273건을 지원하고 있다. 예술인의 성장판 역할을 해야 할 예술대학의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학생들에게 양질의 현장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대학의 현장 지향성을 높이기 위한 신규사업 ‘예비예술인 현장 역량 및 예술생태계 강화’ 사업이 57억 7천 5백만 원 규모로 신설됐다. 이를 통해 예술위는 예비예술인(57억 7천 5백만 원), 진입단계 청년예술가(생애 첫 지원 35억 4천 8백만 원), 성숙단계 청년예술가(창작 아카데미 15억 7천 9백만 원) 등 청년예술가에 대한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갖췄다.
기술 지원 및 기획 분야
인력양성 사업
기술 지원 및 기획 분야 인력양성 사업은 1987년 문예진흥원 내 문화발전연구소가 설립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프로그램으로 지역문화 종사자 연수(1987∼1997년), 청소년 지도자 연수(1987∼1999년), 무대예술 전문인 연수(1987∼현재) 등을 들 수 있다. 1980년대 들어 대학로가 공연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나 무대 세트를 만드는 여건은 열악했고 관련 시설의 필요성이 인정돼 1992년 5월 27일 경기도 벽제(현 고양시 일산동구)에 무대예술연수회관(현 아르코예술인력개발원)이 준공됐다. 주된 시설은 약 658㎡ (199평) 규모의 작화실과 약 959㎡(290평) 규모의 보관동, 제작실, 디자인실, 목공기계실, 음향제작실, 강의실 등이었다. 무대예술연수회관의 신축을 계기로 장기 교육프로그램이 가능해졌고 1993년 연기, 연출, 극작, 평론 분야의 공연예술 아카데미와 작화, 제작, 조명, 의상, 음향 분야의 무대예술 아카데미가 신설됐다. 1995년부터는 2년 4학기 과정으로 개편돼 심도 있는 이론 수업과 더불어 두 아카데미의 연계를 통해 실제 프로덕션을 실습함으로써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배출됐다. 무대예술연수회관은 개관 10년을 맞이해 대대적인 증개축과 시설 현대화를 시작했고 2002년 국내 유일의 교육 전용 극장인 실험무대가 완공됐다. 무대기술 및 예술경영 학과의 개설 등 환경 변화 속에서 2010년에 수립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장기 연수 프로그램은 중단됐다. 개편된 2011년 예술인력개발원의 교육은 문화예술 특화교육(무대예술 전문교육, 지역 커뮤니티 예술 체험), 아르코 국제 공연예술 전문가 시리즈, 공연예술 인큐베이터 프로그램, 찾아가는 교육 등으로 구성됐다.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개발원 실험무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기획(경영∙행정 등) 분야 역시 예술위의 오래된 교육, 육성 영역이다. 지역문화 종사자(1987∼1997), 청소년 지도자(1987∼1999), 자원봉사자(1998∼2000), 문화학교 관계자(1998∼1999), 공연 기획(1998∼2004), 문화교육 프로그램(2000∼2003), 축제 기획(2000∼2004년), 예술경영(2004∼2007) 등 관련 세부 분야의 수요에 따라 시기별로 다양한 단기 연수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2010년에 수립된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기획 분야 교육은 축소됐으나 현장의 지속적인 수요에 따라 2014년부터 고용노동부의 국가 인적자원 개발 컨소시엄을 통해 2020년까지 총 29억 2천 8백만 원의 사업비로 아르코 챔프 아카데미를 운영했고 13,062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8년간 고용보험기금으로 운영되던 기획 분야 교육 사업은 코로나19 등으로 촉발된 비대면 수요에 따라 ‘비대면 예술인력 교육 프로그램 및 플랫폼 개발사업(예산 10억 원)’이 신규 편성되면서 문화예술진흥기금(이하 문예진흥기금) 사업으로 전환됐다. 2022년 문을 연 ‘문화예술, 내 일(hrd.arko.or.kr)’은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50개 동영상 과목을 탑재해 연중 20기수의 온라인 교육과 10기수 내외의 온∙오프믹스 교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11,000여 명의 개인 회원과 1,400여 개의 기업 회원이 가입돼 있다. 기술 지원 및 기획 분야 인력양성 사업 예산은 예술인력개발원 시설 운영을 포함해 2009년 16억 원 규모에서 2010년 12억 원, 2015년 10억 원으로 감소해 최근까지 수년간 10억 원 규모를 유지했으나, 코로나19로 촉발된 공연 환경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대응 필요성이 주목받으며 2022년 31억 원 규모로 대폭1 증액됐다.
예술위의 일자리 사업은 2023년 현재 문화예술기관 연수단원 지원(98억 3천 3백만 원), 공연예술 전문인력 지원(35억 1천 8백만 원), 예술 기록물 관리 전문인력 지원(6억 원), 무대기술 인턴십 지원(13억 5천 9백만 원) 등 약 150억 원 규모이다. 문화예술기관 연수단원 지원은 만 34세 이하 문화예술 전공 졸업자를 연수단원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민간 및 국공립 예술단체를 지원 대상으로 한다. 월 급여는 201만 원이며 국공립 예술단체는 그중 20만 원을 매칭해야 한다. 2005년 시작된 이 사업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는 국고로 편성됐으나 2014년에 다시 문예진흥기금 사업으로 전환됐다. 공연예술 전문인력 지원은 2014년 기초 공연예술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무대기술 스태프 파견형 지원(20억 원), 공연창작 전문단체 소속 스태프 지원(20억 원)에서 시작됐다. 2017년 26억 원 규모로 축소된 적이 있으나 2023년 현재 예산은 35억 원이며, 만 60세 미만 공연기획∙경영 또는 무대예술 분야 실무 경력 3년 이상 경력자를 채용하고자 하는 민간 공연예술 단체 및 공연장을 지원 대상으로 1인당 월 180만 원을 10개월간 지원한다. 무대기술 인턴십 지원은 2022년에 신규로 추진된 사업으로 예술인력개발원 주관으로 인턴 115명에게 무대예술 관련 기초교육 후 국공립 및 민간극장에서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일자리 사업은 문예진흥기금 외 국고를 재원으로 수행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예술계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예술위는 2020년 3차 추경, 2021년 1차 및 2차 추경, 2022년 본예산 등 3년간 총 967억 원을 집행했다.
미래를 위한 인력 육성의
새로운 관점
예술인력 육성은 현재보단 미래를 위한 투자로 예산 및 인력 배분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쉽다. 그런 점에서 1980년대 후반 문예진흥원이 문화발전연구소를 설립하고 무대예술연수회관 설립을 결정한 것, 1990년대 후반 신진예술가 지원을 처음 시행하고 2010년 전후에 과정 지원, 다년 지원 등으로 고도화한 것, 2023년 청년예술가의 성장 단계별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기술 및 기획 영역 교육사업을 확장한 것 등은 정부와 예술위의 장기적 관점이 반영된 인상적인 시기들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40년 전 경기도 벽제에 터를 잡은 무대예술연수회관은 지리적 낙후성으로 대중교통 편의성과 접근성이 개선된 도심형 캠퍼스가 필요해 보인다. 신진예술가에 대해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예술가로서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관점 역시 점점 후퇴하고 있다. 담당자 한 명이 청년예술가 100명을 살펴보는 것은 정산 서류 외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최근 급증한 일자리 사업은 미래보다 현재를 위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인력 육성보다는 단체 운영 지원 관점의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인력 육성의 새로운 관점도 필요하다. 예술위는 2022년 ‘APE 캠프’라는 신규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예술가(Artist), 프로듀서(Producer), 기술전문가(Engineer)의 영문 첫 글자를 딴 행사로 청년예술가와 청년 기술전문가 100명이 모여 서로를 이해하고 새로운 융합형 인재를 만들어 보자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 대한 예술계의 긍정적 평가와 청년예술가들의 적극적인 참여, 기술 산업계의 높은 관심은 인력 육성 전반에 융합과 연계의 관점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인력 육성 내의 창작∙실연, 기술 지원, 기획 영역 간 융합, 이후 창작 및 향유 기금 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미래를 이끌 예술 인재를 배출하고 이들이 사회 각 분야의 인재들과 함께 예술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예술위만으로는 예술 인재를 키우기 어렵다. 예술계 내에서는 기관 간 유사∙중복성을 해소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영역의 부처 및 기관들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립 50주년을 맞는 예술위가 해야 하는 일이자 할 수 있는 일이다.
  1. 무대예술 전문교육 16억 1천 1백만 원, 아르코 문화예술 전문가 코스 10억 원, 예술인력개발원 운영 5억 원 등
이제승
이제승(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양성부장)

1999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에 입사하여 2023년 현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인력양성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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