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S COUNCIL KOREA 50TH Anniversary

Introduction to Residence Institution

핀란드 국제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히압-HIAP(Helsinki International Artist Residency Programme)-은 1998년 설립된 비영리 예술가 연합으로 시각예술을 중심으로 드로잉, 회화, 공예, 설치, 미디어아트, 사진, 퍼포먼스, 큐레토리얼 방법론(기획), 연구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에게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수오멘린나 섬에 위치한 본관을 비롯하여 케이블팩토리(CABLE FACTORY) 등 다양한 장소에서 각각의 특성을 살려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히압은 창작자들뿐 아니라 기획, 연구 등의 비물질 창작자에 대한 지원도 함께 열어두고 있으며 특히 아르코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기획자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으로 국내외를 불문하고 보기 드문 큐레토리얼 레지던스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실뿐만 아니라 크리틱 워크숍과 현지 기관 큐레이터들과의 교류를 통해 큐레이터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네트워킹 확장 기회를 제공한다.

Major activities of residency programs

(workshop, creative activities, network establishment, etc.)

히압 레지던스 프로그램의 경우 참여 기간 정해진 과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관심사에 대한 연구와 작업 활동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게 지원을 해주었다. 히압의 디렉터 유하(Juha Huuskonen)와 매니저 엘리니(Eleni Tsitsirikou)는 나의 연구 주제와 관심사 등에 맞는 전시와 미술 공간을 소개해 주었고, 기관 담당자, 작가, 큐레이터들과 연결해 주는 등 다양한 활동과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게 도와주었다. 또한 히압의 레지던스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도 궁금했었는데 오랜 시간 히압에서 근무한 엘리니는 히압이 단기적인 결과물보다는 참여 예술가들의 가능성을 키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최소의 개입을 하며 자율적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히압의 방향성은 내가 체류하는 동안 더욱 자유롭고 활발히 연구 주제에 대해 리서치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 기관 방문 및 연구 주제 리서치

    프로그램 기간이 짧은 편이었다 보니 머무는 동안 최대한 헬싱키 미술 기관을 방문하고 연구 주제들을 리서치하고, 미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빽빽하게 일정을 짜야만 했다. 히압에서는 매주 열리는 문화예술행사를 체크하여 입주작가들에게 구글 캘린더로 공유해주었고, 이를 통해 나 역시도 쉽게 현지 미술계 동향을 파악할 수 있었다. 헬싱키 내 미술씬이 큰 규모는 아니다 보니 자주 마주치는 이들과 더욱 교류를 끈끈하게 만들 수 있었다. 키아즈마 현대미술관, 아모스 렉스(AMOS REX), 헬싱키 미술관(Helsinki Art Museum) 등 헬싱키 내 주요 미술관과 곳곳의 비영리 전시공간, 갤러리의 전시를 살펴보았다. 헬싱키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근처 에스푸(Espoo), 포르보(Porvoo), 투르쿠(Turku) 등 지역 소도시를 방문해서 미술관, 갤러리 전시를 비롯하여 그 지역의 공공미술에 대한 리서치도 진행해볼 수 있었다.
    또한 과거 국내 미디어 아카이브 연구를 하며 사례조사를 했던 기관 중 하나인 미디어 아트 배급센터 에이브이 아키(AV-arkki)를 방문하여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고, 페미니스트 컬처하우스(Feminist Culture House)등 나의 연구주제와 맞닿아 있는 기관들을 방문하고 담당자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 프로그램 참여, 네트워크 구축

    내가 방문했던 22년 가을은 핀란드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코로나로 한동안 중단되었던 미술계 행사가 재개되는 분위기였고 머무는 동안 그곳에서 개최되는 전시 오프닝과 행사 등에 최대한 참여하고자 했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해보자면 10월 5일에서 8일 프레임(FRAME-contemporary art finland)의 행사가 열렸다. 2019년부터 진행해 온 국제교류프로그램으로 예술분야 및 사회 전반에서 권력, 부와 자원의 재분배와 관련한 주제를 컨퍼런스, 전시, 퍼포먼스 등으로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서도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 <동시대 큐레이팅의 역사> 등의 책으로 잘 알려진 큐레이터이자 저술가, 연구자,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는 폴 오닐(Paul O’Neil)이 마침 2022년 가을 시즌 히압 협력 큐레이터를 맡고 있어서 히압 측의 연결을 통해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퍼블릭스(PUBLICS)라는 헬싱키의 비영리전시공간이자 서가를 운영하는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었는데 헬싱키 미술씬과 더불어 퍼블릭스의 운영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퍼블릭스는 연계 프로그램과 더불어 매주 수요일마다 방문객들에게 서가를 오픈한다. 체류기간 동안 진행되었던 퍼블릭스 유스(PUBLICS Youth), 퍼블릭스 리딩 그룹(PUBLICS READING GROUP) 등에 참여하며 자주 방문한 공간 중 하나였다.

  • 입주 작가 간 교류 프로그램

    히압에는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 이후 목요일 커피타임이라는 정기적인 만남의 자리가 프로그램화되어 있었다. 수오멘린나 섬에 위치한 히압 커뮤니티 룸에서 주로 진행되지만, 때로는 외부로 함께 나가기도 했다.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아니기에 시즌별로 분위기는 다를 수 있겠지만 내가 참여한 시즌에는 이 시간을 다들 즐기는 분위기였다. 평소 스튜디오를 같이 쓰지 않는 헬싱키 본토에 케이블 팩토리 스튜디오 작가들뿐 아니라 다른 기관 레지던시 참여 작가들도 목요 커피타임에 함께 하며 보다 다양한 교류의 장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또한 원한다면 본인의 작업과 생각에 대해 발표할 수도 있었고 서로 피드백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자리이기도 했다. 각자 생활 패턴이 다르고 바쁘게 활동하다 보니 서로 마주치기 쉽지 않았는데 한 달 남짓의 짧은 기간 머무는 나에게는 목요일 교류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 01.Frame 국제 컨퍼런스
  • 02.PUBLICS에서 진행하는 리딩 그룹 프로그램
  • 03.입주작가 교류 활성화 커피타임 프로그램

Residence programs and other matters

(uch as accommodation, local culture, etc.)
  • 섬에서의 생활

    출발 전에는 짧은 체류 기간인데 섬에 거주하면 미술관에 오가기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도착해서는 생각보다 너무 잘 적응하며 지냈다. ‘핀란드의 요새’라는 뜻의 수오멘린나는 총 6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섬 사이사이는 작은 다리들로 연결된 아름다운 섬이다. 헬싱키 본토에서 배를 타고 15분 거리에 있으며 한여름에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와 배가 수시로 운행되지만 내가 갔던 가을철(10~11월)에는 1시간에 한 번씩 배가 운행되기 때문에 미술관을 나가거나 외부 미팅이 있을 때는 시간 계획을 잘 세워서 움직여야 했다. 가끔 배를 놓쳐 미팅 약속 시간을 못 지킨 적도 많았지만, 서울에서 바쁘게 지내던 생활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지낼 수 있다는 장점이 더 컸던 것 같다.

  • 핀란드의 사우나 문화

    핀란드 문화라고 하면 많이 언급되는 것이 사우나일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사우나를 좋아하지만, 핀란드에서의 사우나는 상상 이상이었다. 처음 스튜디오에 도착했을 때 중요한 안내 사항 중 하나가 그곳의 공용 사우나 사용법이기도 했다. 히압에서는 수오멘린나 공용 사우나를 일주일에 2~3번 지정된 시간에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하고 있었다. 나는 도전하지 못했지만, 추위에 강하다면 사우나 후 근처 바다에서 수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헬싱키 곳곳에 크고 작은 사우나가 있고, 또 각자의 집에 사우나가 구비되어 있을 정도로 핀란드 사람들에게 사우나는 의식주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스튜디오 내 생활 시설

    출발 전 가장 궁금했던 것이 사실 스튜디오 내 생활 시설이었다. 이 부분도 체류 기간 만족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추운 북유럽 국가라 걱정했던 것에 비해 온수도 잘 나왔고 난방도 잘 되었다. 수돗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국가라 따로 물을 사지 않아도 되는 점도 좋았다. 북유럽의 물가가 비싸다 보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이 꽤 부담되었는데 스튜디오 내 부엌 시설과 조리도구가 잘 구비되어 있어서 체류 기간 대부분은 직접 요리해서 먹었다.

  • 04.HIAP 레지던시가 있던 수오멘린나 섬
  • 05.수오멘린나 섬을 오가며 늘 보던 바다 옆 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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