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to Residence Institution

젊은 축제기획자를 위한 아뜰리에(Atelier for Young Festival Managers, 이하 ‘아뜰리에’)를 운영하는 페스티벌 아카데미(The Festival Academy)는 ‘축제란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장이며, 예술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그것이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그들의 비전을 통해 말한다. 이는 곧 축제기획자의 가치, 신념, 그리고 인식의 변화가 사회의 변화와 연결된다는 것을 뜻하며 이러한 신념을 바탕으로 아뜰리에는 축제와 축제기획자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한 상호존중을 강조한다. 또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축제와 사회가 어떻게 연결되어 서로를 반영하고,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소통하게 하며, 일깨워준다.

아뜰리에는 유럽공연예술축제연합(European Festival Association, EFA)에서 주관하며 그 산하기관인 페스티벌아카데미에서 운영한다. 이는 100여개 국가, 1000여명 이상의 다양한 예술장르에서 활동하는 축제기획자들이 연결되어있는 축제기획자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비영리로 운영되고 있으며 기획자의 역량강화 및 네트워킹을 위한 다양한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1년에 2회 운영되는 아뜰리에는 트레이닝 프로그램 중 하나로 매회 다른 개최지에서 7일간의 워크숍, 강연, 토론, 문화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지는 집중역량강화 레지던스이다. 개최지역의 기관과 파트너쉽을 통해 아뜰리에가 열리는 곳의 지역성과 사회적 이슈를 담은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올해는 국제현대무용∙연극축제인 Festival Trans Amériques(FTA)와 협력하여 진행되었다. 세계 각지에서 축제를 만드는 35명의 기획자와 멘토의 역할로 영감과 경험을 나눠줄 전문가, 예술가, 활동가 등이 참가하여 아뜰리에를 채웠다.

Major activities of residency programs

(workshop, creative activities, network establishment, etc.)

아뜰리에에 선정된 이후 여러 번에 걸쳐 아뜰리에 담당자로부터 상세한 정보가 표기된 자료를 전달받았다. 캐나다 입국과 관련하여, 전반적 프로그램에 대하여, 그리고 상세 프로그램의 일정 등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었고, 출국 전 아뜰리에 담당자와 1:1 온라인 미팅을 통해 소통하고 질문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어 아뜰리에 측의 준비와 배려가 느껴졌으며 덕분에 문제없이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캐나다에 발을 디뎠다.
1893년 몬트리올에 지어진 이후 대표적 극장의 역할을 해온 Momument National 건물 내부에서 첫 만남이 있었다. 각자의 명찰을 찾기 위해 모이는 순간부터 소개와 인사가 이어졌다. 코로나로 생긴 긴 공백이 채워지는 들뜬 마음은 퍼스트네이션 (First Nations)인 Sedalia Kawennotas Fazio의 소리와 악기가 함께한 전통 환영식에서 경건해지고, 특별하고 상징적인 세레모니를 통해 이번 아뜰리에의 정체성과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전달되는 듯 했다.

2022년 아뜰리에에서 다뤄진 주요이슈는 아래와 같다.

•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모델
• 혁신 및 신기술이 미치는 축제의 사회적, 환경적, 예술적 영향
• 축제가 사회적 변화와 사회적 결속을 위한 매개체가 되는 방법
• 자체적 자금 조달 방법
• 문화 표현의 다양성 보호 및 증진
• 축제와 이주민/난민 커뮤니티
• 지속 가능한 축제 만들기
• 표현의 자유 및 예술적 보이콧의 관련성

일주일 동안 가득 채워 진행된 일정은 아래의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1. Opening Keynote & Plenary (온/오프라인 강연)

• 위기의 축제 (바이러스, 기후변화, 전쟁)
• 지역적 관점에서 본 현대 글로벌 이슈와 축제의 관계
• COVID-19 팬데믹이 예술과 특히 축제에 미친 영향
• 축제 펀딩의 윤리란? 축제를 위한 사회 정의 운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 라틴 아메리카에서 예술 제작
• 아뜰리에에서 얻은 것, 나누고자 하는 것, 장단점 (자체 토론)

2. Roundtable (토론)

• 축제 기획 및 운영에 있어 동일한 관심사 (큐레이팅/기후위기/기술과 축제/지속가능성/예술가와 크루 복지/관객개발) 를 가진 참가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었다. 총 2개 관심사를 선택할 수 있었고, 각 관심사 그룹에는 멘토가 1인 배치되어 원활하게 의견이 교환되고 새로운 시각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다수의 지난 아뜰리에를 통해 축적된 실질적 축제 운영 방법론이 담긴 Toolkit를 공유하고 업데이트 하며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기회가 되었다.
• 참가자들이 축제의 가치와 방향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질문에 대해 답하고 그 이유를 나누며 토론하였다. 정답이 없고 어렵게 느껴지는 질문을 맞이하는 매 순간 당황스럽고 동시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축제가 개최되는 국가나 지역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여러 지점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고 특히 축제의 윤리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다.

3. Cultural Program : FTA 축제 프로그램 참가

• 강연, Expanding the Geography of Knowledge – with Felwine Sarr
• 공연, Elenit – by Euripides Laskaridis (피지컬씨어터), 관객과의 대화
• 영화관람, Innu Nikamu: Resist and Sing (film) + Q&A with Sylvain Vollant
• 공연, Traces – by Étienne Minoungou, Felwine Sarr

4. Group Work – 단체 활동 및 미팅

• 축제 만들기를 위한 선언문과 기획서 제작 및 피칭을 통하여 정책관련자/자금제공자 설득하기 (역할극을 포함한 그룹과제) – 팀원 간 생각하는 축제의 방향성과 실제 축제를 기획하며 자주 맞이하는 설득의 상황을 상상하며 짧은 시간 내에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팀원이 함께 집중하는 즐거움과 보람이 있었다.
• 같은 지역의 축제 기획자 간 미팅 – 아시아의 축제기획자 간 미팅에서는 미팅 참가자 전원이 공감한 아시아 문화의 특징과 그 특징에 따른 예술문화시스템 혹은 관객의 차이 등에 대해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갔다.
• 장르별 몬트리올 예술 커뮤니티와의 만남 – 빡빡한 일정으로 인해 아뜰리에가 진행되는 공간과 숙소만 이동하였는데 몬트리올의 문화예술공간을 직접 방문해 볼 수 있어 기뻤다. 시간 관계상 하나의 장르만 선택하여 해당 기관을 방문할 수 있었는데 장르의 경계가 없는 공연예술이 활성화 되고, 개인적으로 장르간 콜라보레이션이 흥미로워 모든 공간을 방문해보고자 했는데 그 부분은 아쉬웠다.
• 서커스 극장 TOHU 방문 및 관계자 미팅과 토론

5. Presentation – 참가자의 축제 소개

• 각자가 운영하는 축제를 본인이 원하는 다양한 방식 (그림, 이야기, 발표 등)으로 소개하였다.
• 7일에 나눠 프레젠테이션이 진행 되었는데 처음 일정표를 보고 왜 1-2일에 몰아서 더 일찍 서로의 축제를 소개하지 않는지 의아했다. 참가자의 축제에 대해 알고 난 이후 네트워킹을 하면 더욱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내고 보니 오히려 장르의 경계 없이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서 상호적인 네트워킹이 진행되고, 라포가 형성된 이후에 축제 소개를 하는 방식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관심있는 축제의 기획자니 점심을 먹으며 미팅을 해볼까’가 아니라, ‘함께하며 경험한 저 멋진 친구가 만드는 축제라니, 가보고 싶다!’의 마음으로 그들 모두의 작고 큰 축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마음이었다. 지금까지 마켓에 참가하며 마주치는 프레젠터들 사이에서 나는 없고 축제만 있었던 경쟁적 네트워킹과, 분명 축제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축제=업무’라는 공식에 익숙해진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Residence programs and other matters

(uch as accommodation, local culture, etc.)

숙소와 주요 아뜰리에 진행 장소인 Momument National이 5분 거리로 가까워 편리했고, 문화 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공간인 FTA 헤드쿼터와 주변 극장들이 보행 가능한 거리라 가벼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었다. 아뜰리에는 미리 공유된 일정표에 따라 원활하게 진행되었으며, 시간 관계상 변경되는 부분은 아뜰리에 측 스텝들이 Whatsapp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고, 참가자들 또한 Whatsapp에서 소통하여 어려움이 없었다. Momument National에 다과와 커피 등을 제공하는 무료 카페테리아를 운영하여 아침과 간식을 충분히 취할 수 있었고, 점심으로는 참가자의 식이성향을 존중한 비건, 할랄 등이 구분된 도시락 또는 뷔페가 제공되었다. 외부에서 먹는 저녁식사 또한 몬트리올 중심지의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 부족함이 없었다. 식사 시간은 참가자 간 자연스러운 네트워킹이 이뤄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대규모 공연예술 축제인 FTA에 충분히 참가하지 못함에 있다. 아뜰리에에서 제공하는 FTA프로그램을 관람하는 것은 좋았으나, 개인적으로 관람하고자 했던 공연들은 볼 수 없었다. 다른 참가자들 또한 축제의 현장에 있으면서도 공연관람의 기회 또는 관람이 가능한 자유시간이 충분치 않음에 아쉬움을 표했다. 아뜰리에와 FTA가 협력 프로그램을 구성할 때 참가자들이 원하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부분적으로라도 선택지를 준다면 더욱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