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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창작희곡활성화사업 지원심의결과 발표

  • 조회수 16648
  • 등록일 2007.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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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도 창작희곡활성화사업 지원심의결과 발표

 

 

2007년도 창작희곡활성화사업에 대한 지원심의 결과, 총 70건의 신청 작품 중 4개 작품을 선정하였습니다.

 

"" 선정작품

   - 『원전유서』 김지훈 작

   - 『부드러운 매장』 오태영 작

   - 『초원빌라 B001호』 최은옥 작

   -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최치언 작

 

"" 심의방법

   - 1차 심의회의 : 심의방법 등 심의와 관련한 사항 논의

   - 2차 심의회의 : 후보작 선정  

   - 3차 심의회의 : 최종 선정  

 

"" 지원심의위원 : 이강백, 한태숙, 이병훈, 윤영선, 김미도 등 5명

 

"" 심의 총평

창작희곡 활성화 공모에 접수된 작품은 총 70편이었다. 1차 심사 과정에서 모든 작품에 대한 심사위원 개개인의 의견을 검토한 결과 총 10편의 작품을 2차 심사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은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 <원전유서> <당신의 음화> <물의 노래> <부드러운 매장> <연인> <이 세상 마지막 계절> <고래 > <초원빌라  B001호>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이다.

본심에 앞서 심사위원들은 이번 희곡 공모의 근본 취지를 재확인했다. 이 사업은 튜터 시스템을 도입, 작품의 수정과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작품의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발전가능성’에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본심에 올려진 10편의 작품들은 대부분 당장 공연되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여서 우리 창작극의 잠재적 역량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여타의 심사에도 많이 관여해온 심사위원들로서는 다른 심사 때와 달리 신선한 소재와 과감한 형식의 작품들이 다수 투고되었다는 점에서 이 사업의 취지가 응모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인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사람은 사람에게 늑대>는 개인의 내밀한 감정이 경찰의 조사 과정에서 휘발되어 버리는 상황이 흥미로웠으나 두 가지 사건이 교차되는 축이 없어 아쉬웠고 기관사의 심리가 피상적으로 처리되었다.

<이 세상 마지막 계절>은 흔한 소재지만 인물들 각자의 상황을 극한까지 밀고 간 점이 호감을 주었다.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에피소드들의 집합체에 머문 감이 있고 갑자기 밝은 분위기의 마지막 장면이 설득력을 주지 못했다.

<고래>는 한정된 장소에서 풍부한 극적 행위가 창출되고 극한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심리가 잘 묘사되었으나 ‘잠수정’이라는 지극히 좁은 공간이 실제 무대상에서는 극적으로 활용되기 어렵다고 판단되었다.

<물의 노래>는 관동대지진의 와중에서 일본인의 선행이 큰 감동을 안겨주며 무난한 형식이 안정감을 준다. 그러나 행동의 동기가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음으로써 일본인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오해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연인>은  유려한 시적 대사와 풍부한 시적 이미지의 축적이 요즘 보기 드문 ‘문학성’을 드러내고 있으나 대사가 너무 반복적이고 감상적이며 연출적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있었다.

나머지 다섯 작품은 본심에서 가장 주목을 끌었다. 심사위원 전원이 호평을 한 작품은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과 <부드러운 매장>이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밑바닥 인생들을 등장시켜 광주의 비극을 매우 재치 있게 패러디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너무나 희극적이지만 웃음을 통해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재조명 할 수 있다는, 지나친 ‘객관성’을 부여해준다. 엉뚱하고 황당하며 기발한 전개로 어느 정도 익숙해진 광주에 대한 사유의 틀을 심각하게 뒤흔들어 놓는다. 외계인까지 끌어들이는 작가의 ‘튀는’ 상상력과 지칠 줄 모르는 입심이 대단하다. 단, 역사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가 광주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의문이 들었다.

<부드러운 매장>은 해롤드 핀터의 초기작과 유사한 면을 갖는 고도의 알레고리적인 작품으로 작가의 성숙한 노련미가 물씬 느껴지는 작품이다. 두 집안을 대비시키는 무대 구조가 재미있고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한국 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썩을 대로 썩은 두 남자의 내면과 그 가족들의 추태가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모호하고 부조리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가운데 지하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과거사의 비밀이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다. 가면과 미용팩 등의 상징적 기호들이 너무 직설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원전유서>는 이번 공모에서 뿐 아니라 지금까지 본 한국 희곡들 중에 가장 독특하고 독창적인 작품임에 분명하다. 작가의 광대무변한 사유와 끊임없는 요설과 장광설, 천연덕스럽게 유보되는 사건들과 난데없이 튀어나와 엉뚱한 행동을 일삼는 인물들... 마치 박상륭의 소설을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쓰레기 매립지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공간에 때때로 신화적인 상상력이 터무니없이 개입하고 들어오는 기묘한 형식을 견지하고 있다. 텍스트가 너무나 길고 많은 부분을 정리해야 공연이 가능하다는 공통적인 의견에도 불구하고 한국연극계에 큰 충격파를 던져줄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는 아무도 이의가 없었다.

<초원빌라 B001호>는 우선 작가 스스로 작품 서두에 붙여놓은 각주에 대해 비판이 제기되었다. 애초에 설정한 인물의 성격과 상황이 막상 작품을 통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희곡 자체만을 놓고 볼 때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며 흔한 소재를 가지고 세 인물의 성격을 매우 개성적으로, 흥미진진하게 구축해나간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철저한 자연주의적 형식에 상징주의를 절묘하게 혼합하고 있으며 탄탄한 구성과 정제된 언어의 활용이 돋보인다. 그러나 성모상의 기능과 의미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으며, 결말처리가 세련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당신의 음화>는 폐비 윤씨와 그 친구 어을우동의 삶을 대비, 교차시키면서 유교적이고 가부장적인 억압 하에 펼쳐지는 두 여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과 격조 있는 언어가 돋보이며 사료에 대한 치밀한 연구가 작품의 개연성을 뒷받침 해준다. 잘 짜여진 구성의 안정적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그로 인해 작품이 개선되거나 발전될 가능성은 차단되어 있다. 주제 의식이 선명하지 못하고, 왕실의 다른 여인들에게도 시선이 분산되고 있으며 현대적 시각이 결여되어 있는 점이 아쉽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 <부드러운 매장> <원전유서> <초원빌라 B001호> 4작품을 지원대상작으로 선정하는데 만장일치로 쉽게 합의하였다. 4작품은 제 각기 신선하고 독창적인 형식을 선보이고 있으며, 수정 보완 과정을 통해 더욱  훌륭한 작품으로 가다듬어질 수 있는 여지를 갖고 있다. 4작품 모두 근자의 어떤 희곡 심사에서도 보기 드물게 매우 창의적이면서도 수준 높은 작품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새로운 공모 제도의 성공도 예감할 수 있었다.

작품 선정이 끝난 후에 비로소 작가들의 실명을 확인하고 각자의 경력을 접하는 과정에서 신인들과 더불어 노년의 기성 작가가 포함된 사실을 알고 더욱 만족스러웠다. 김지훈의 <원전유서>처럼 신인이 아니면 도전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형식과 내용의 작품, 오태영의 <부드러운 매장>처럼 숙련된 세련미와 젊은 의식이 함께 묻어나는 작품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애도되지 못한 슬픔>은 최근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최치언의 폭넓은 사유와 시인으로서 단련된 대사의 미학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초원빌라 B001호>의 최은옥은 신인에 속하지만 고도의 지성이 겸비된 작가라는 점에서 치밀한 글쓰기에 믿음을 더할 수 있었다.

끝으로 이 작품들이 다시 우호적이면서도 비판적인 튜터들을 만나, 장점들이 더욱 빛을 발하고 단점들이 최대한 수그러드는 아름다운 작업 과정 속에 더욱 성숙한 작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또한 튜터와의 협업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과 적극적인 개작이 이루어져 이 공모전이 의도한 최초의 의도에 잘 부응하기 바란다.

 

한국문화예술위워회는 창작희곡의 활성화를 위해 금년도에 처음 이 사업을 도입하였고, 앞으로 이 사업이 잘 정착되어 해마다 좋은 작품들이 태어나고 이를 토대로 한국연극 발전에 일조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전하며 이 사업은 내년에도 계속될 예정이니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자료담당자 : 예술진흥실 예술진흥위원 김영중 (02)760~4584  

게시기간 : 07.7.4 ~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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