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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공동체 위해 존재…코로나 피해 조건없는 지원을"

  • 조회수 3892
  • 등록일 2020.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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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공동체 위해 존재…코로나 피해 조건없는 지원을

- 사업비 등 절감해 긴급 추가지원 공연장 방역 외국도 칭찬하지만 관객 돌아오지 않아 잠 못이뤄
- 어려운 청년 예술가 지원 보람 기재부 설득해 올 예산 10억 늘려 문예위 30대·여성 발탁해 혁신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장 인터뷰(매일경제신문/2020.6.25.)◆
 

최근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만난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코로나19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술인 지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박종관 한국문화예술위원장(61)이 허리띠를 졸라맸다. 본인의 업무추진비 등 기관운영비를 절감해 코로나19 피해 예술인을 돕는 데 쓰기로 했다. 그만큼 문화예술계 타격과 고통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기관운영비를 포함해 코로나19로 집행이 어려운 해외문화기관협력비와 '신나는예술여행' 사업비를 삭감하고 문예진흥기금을 보태 긴급 지원금 465억60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서울 대학로 예술가의집에서 만난 박 위원장은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죽어가고 있다. 전대미문의 전염병이 언제 끝날지, 그 이후 사회는 어떻게 펼쳐질지 가늠하기 어렵고, 그 고민의 중심에 문예위가 있다"며 무거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던 지난 3월 초부터 공연장과 미술관, 문예위 사옥 등에서 감염이 발생할까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다행히 외신들이 한국 공연장의 철저한 방역 사례를 극찬하고 있으며,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아직 대학로에 관객이 돌아오지 않았고,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일축했다.

"공연계에선 '굶어 죽으나 코로나19로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할 정도로 절박해요. 하지만 무대의 근본은 관객을 존중하고 위험하게 하지 않는 것이기에 손해를 감수하고 띄워 앉기를 하고 있죠. 문화예술은 궁극적으로 공동체를 위해 존재하는 겁니다. 프랑스 가 예술가들에게 조건 없이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한국 예술가들도 그런 존중을 경험하길 바랍니다."

박 위원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된 문화예술 현장을 살피면서 '예술은 진정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결국 그가 찾은 답은 '예술은 필수재이자 영혼의 양식'이다.

"문화예술은 교양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 지불해야 할 '통행료'예요. '그래도 인생은 살아볼 만한 거야'라고 속살대는 시인이 우리를 위로하죠. 하지만 예술가들이 전 생애를 걸어도 성공 확률이 미미하고 승자 독식이 심해요. 국가가 마땅히 지원을 해야 합니다."

특히 이제 사회에 첫발을 디딘 청년예술가 지원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올해 3월 96명을 선발하는 아르코 청년예술가 지원사업에 1287명이 지원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그가 직접 나서 기획재정부를 설득한 끝에 예산을 10억원 늘려 137명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 사회에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나 '젊어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을 즐겨하는데 비정하다고 생각해요.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청년들이 기성 예술가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힘들죠. 지난해부터 청년 지원사업을 만들어 시행 중인데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결과 중심이 아니라 창작 과정까지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죠."

박 위원장은 2018년 11월 취임한 후 '블랙리스트(정부의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 대상) 집행 기관'이라는 오명을 벗고 예술 현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역점을 뒀다. 문예위 지원 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원칙을 세우고 심의 제도를 끊임없이 개선해 왔다.

"빠르게 가기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바르게 가는 길을 선택했어요. 문예위 스스로 반성하고 현장의 소리를 더 많이 듣기 위해 지난해 소위원회를 5개에서 10개로 확대 운영했죠. 신뢰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제도 개선 공론화를 위해 공청회, 토론회, 집담회 등 현장과 소통 활동을 늘리고 있어요."

문예위는 지난 5월 선출된 7기 위원회 구성에도 큰 변화를 시도했다. 30대 위원인 홍태림 문화비평 웹진 '크리틱-칼' 발행인(34)을 파격적으로 발탁했고, 전체 위원 12명 중 7명이 여성이다.

박 위원장은 "7기 위원들이 굉장히 의욕적이며 앞으로 어떻게 문예위 정책을 끌고 갈 것인지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다. 예술계 긴급 현안들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워킹그룹형' 소위원회를 처음 설치하고 운영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예위는 위원들의 합의제 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위원장을 임명해 기관 운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는 데 제약이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기재부와 협의해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변경했으며, 올해 5월 말에는 '위원장 호선제'를 위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의결돼 오는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

3년 임기 중반에 접어든 박 위원장은 "전쟁보다 더 심각한 코로나19로 시스템이 취약한 문화예술계가 송두리째 무너지지 않도록 지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지역 문화재단과 협업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정책이 전국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 시대 대안으로 떠오른 온라인 콘텐츠 제작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단비' 같은 문예위 사업비는 2018년 2270억원, 2019년 2511억원, 2020년 2678억원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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