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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아홉 번째 시간, 소설가 이인화

  • 조회수 6760
  • 등록일 2014.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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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아홉 번째 시간, 소설가 이인화

아홉 번째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은 스테디셀러 소설 ‘영원한 제국’ 의 저자이자, 최근에는 창작지원도구 ‘스토리헬퍼’ 개발자로 잘 알려진 이인화 교수와 함께 했습니다.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인화 교수가 이날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감사합니다’ , ‘운이 좋았습니다’ 였지만, 그 겸손에 담긴 이야기는 놀라운 창의력과 새로운 지식으로 가득했습니다. 어쩌면 그런 순수함이 지금의 이인화 교수를 만드는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곱 살 꼬마시절, 아버지를 따라 우연히 찾은 어느 강연회에서 이어령 당시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의 강의를 집중해서 듣는 800여명의 관객을 보고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가 되는 꿈을 꾸었다는 이인화 교수는 불과 스물 여덟 젊은 나이에 그 꿈을 이루었습니다. 소설 영원한 제국으로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었던 때였죠.

예술인문콘서트에서 이인화 교수는 이야기꾼으로서 ‘이야기를 만드는 방법’ 을 이야기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평북 금광에서 시인 김소월은 기생 채란을 만납니다. 13살부터 일본, 중국, 한국을 떠돌며 몸을 파는 기생으로 산 기생 채란은 결국 막장, 평북 금광에까지 오게 되고, 그곳에서 일본 유학에서 지금 막 돌아온 김소월과 이십여일의 짧은 사랑을 나눕니다. 그 이야기를 김소월은 ‘팔베개의 노래’ 라는 시로 표현한 것이죠.

위 예시처럼 모든 스토리는 이야기의 단초를 가지고 서사를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이라도 김소월만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김소월처럼 글을 쓸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죠. 아니, 이야기를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소설가들 역시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원고를 받을 게 있어 황석영 작가를 찾아간 이인화 교수는 그 방바닥에 가득한 종이와 휴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불과 스무 페이지 정도의 원고임에도 불구하고, 황석영 작가도 밤을 새고 글을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좋은 글이 완성될 때까지 수많은 초고를 써내야 하고, 그 시도가 허사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는 거죠.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아홉 번째 시간, 소설가 이인화3

그래서 만들어진 게 창작지원도구 ‘스토리헬퍼’ 입니다. 이인화 교수 연구팀이 엔씨소프트와 공동으로 만든 창작지원도구로서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글이 전개되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인화 교수는 스토리를 4가지로 구분했습니다. 단순초고, 소재가 불분명한 상태, 명작이지만 어려운 스토리, 좋은 소설이면서 좋은 스토리.

누구나 단순한 초고에서 시작해 좋은 소설이면서 좋은 스토리를 향해서 가지만 결국 도달하는 지점을 각자 다릅니다. 결국 수없이 많은 글쓰기 노력을 통해 좋은 글이 하나 겨우 나온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과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프로그램화 했습니다.

이인화 교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합니다. 모든 글은 계층구조로 돼 있다고 합니다. 글을 쓸 때 구분하는 1막, 2막, 3막은 각각 8개의 챕터로 구분이 되고, 다시 각 챕터는 16개의 시퀀스로, 각 시퀀스는 36개의 에피소드로, 각 에피소드는 110개의 장면으로, 각 장면은 1500개의 문장으로 이뤄져 있고, 결국 이 모든 것이 계층화, 구조화 되어 하나의 스토리가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 하면 205개의 이야기로 유사성을 띄고 글이 쓰여지는 데 이것이 바로 모티브 이론입니다.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아홉 번째 시간, 소설가 이인화4

스토리헬퍼는 위와 같은 계층구조를 토대로 구성돼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은지 객관식으로 답을 하고, 시대, 장소, 주인공, 모티브 등 여러 변수를 적용하면 위의 체계를 거쳐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영화 '늑대와 춤을'에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 영화 '아바타'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이인화 교수가 현장에서 스토리헬퍼를 시연할 때는 관객들이 탄성을 지를 정도였습니다.

물론, 이렇게 나온 이야기를 그대로 작품으로 내놓을 수는 없겠죠. 어떤 기준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스토리헬퍼가 만드는 이야기의 수준은 90%까지 도달한다고 합니다. 결국 나머지 10%를 끌어올리는 것은 창작자의 역할이고, 100%가 되지 않은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가 아닌 것이죠. 스토리헬퍼는 ‘창작지원도구’, 거기까지인 겁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고, 놀라운 시연을 보고나서 든 궁금증이 있어서 나중에 손을 들고 이인화 교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스토리헬퍼를 사용하려면 어떤 절차, 또는 비용이 드는지요? 답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네이버에서 다운 받아서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 아홉 번째 시간, 소설가 이인화5

​이인화 교수가 성공한 소설가로써 그 길만 꾸준히 걸었어도 사람들은 그는 대단한 사람이고, 많은 사람이 그를 기억하고, 그의 작품을 읽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상하기도 힘든 전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이인화 교수의 노력과 열정은 저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열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더불어 스토리헬퍼에 대한 이야기는 저처럼 글 쓰는 데 두려움, 주저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 분야의 예술가를 만나 이야기 나누며, 새로운 예술 창작의 영감과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는 시간, 아르코 예술인문콘서트 오늘은 격주 목요일, 예술가의집에서 계속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예술가의집 김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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