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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분야
    시각예술
    문의
    hysterian.public@Gmail.com
    기간
    2025.09.20~2025.12.20
    시간
    화~일요일 11~18시
    관람료
    무료
    조회수
    43
    장소
    판교극장
    등록일
    2025.09.23
    URL
    https://archivist.kr/exi?m=gov&i=1758538560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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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극장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2025년 9월 20일(토)~12월 20일(금)
충청남도 서천군 현암리. 화~일요일 11~18시.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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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소멸’이라는 말은 무언가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러나 우리가 '소멸'이라 부르는 많은 것들은 정말로 존재를 잃은 것일까요? 도시의 기능이 약화되고, 개발의 축에서 벗어나면, 사람들은 그 공간을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합니다. 쓸모가 없어진 장소는 ‘없는 곳’으로 간주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존재는 점점 흐릿해집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소멸이 아니라, 보이지 않게 되는 착시에 가깝습니다.

한국의 근세에서 근대로의 전환기, 조선 중후기 상업의 발달과 더불어 신분제가 유연해지고 도시는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급변하는 시대와 근대화 과정 속에서 제국주의는 항구와 철도를 개통하며 도시를 번영시켰으나,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자원과 약탈의 전쟁은 모든 것을 무참히 쓸어버렸습니다. 한때 번영했던 터전은 쓸모를 다하자 쇠퇴했고, 제국이 철수한 이후 기능을 잃은 도시는 사람들의 이탈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넝쿨더미가 그 유산을 덮고 있습니다.

장소들의 소멸은 단지 물리적 부재가 아니라, 개발 중심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게 된 결과입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라진 이후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감각, 감정, 기억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를 인식하고 살아가는 방식의 균열을 냅니다.

이 전시가 열리는 서천군 판교면 현암리는 철도 기능이 멈추면서 지금은 ‘소멸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과거의 흔적과 공동체의 감정이 살아 숨쉽니다. 한국의 근현대사는 식민제국주의, 전쟁, 민족주의, 신자유주의의 반복 속에서 끊임없는 장소 상실을 경험해왔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지속적으로 정체성과 삶의 기반을 재편해왔습니다. 전시에서 주목하는 개념은 ‘둔주(遁走)‘로, 둔주는 19세기 말, 프랑스 정신의학에서 하나의 병명으로 등장했습니다. 당시에는 정체성을 상실한 채 충동적으로 낯선 장소로 떠도는 사람들, 이따금 전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버리는 이들을 가리키는 용어였습니다. 당시 유럽 사회는 산업화와 제국주의, 근대국가의 형성이 한창이었고, 그 속에서 등장한 둔주, 즉 출몰자는 근대적 정체성의 균열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존재였습니다.

전시는 둔주를 단지 병리적인 상태로만 보이지 않습니다. ‘둔주’는 현대인의 불안, 탈정체성, 이동성, 그리고 존재 방식의 탈주를 상징하는 철학적·미학적 개념으로 확장합니다. 효율성, 생산성, 안정성만을 강조하는 서구적 개발 논리에서 벗어나, ‘다르게 존재하기’ 위한 감각적 전략으로서의 둔주. 그것은 회피나 도피가 아니라, 또 다른 삶의 리듬과 장소성, 정체성을 찾기 위한 저항적 이동입니다.

이 전시에 참여한 12인의 작가는 ‘소멸 지역’이라는 개발론적 담론에 맞서, 장소와 기억, 정체성 사이에 놓인 사라진 것들의 감정적 층위에 주목합니다. 이들은 보이지 않지만 여전히 출몰하는 것들—애착과 혐오, 공포와 기대, 망각과 기억의 교차점—을 탐색하며, 개발 논리가 지배하지 못하는 삶의 흔적들을 예술적으로 재구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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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둔주: 그림자가 된 전통》 ~12월 20일(금)까지

· 작가: 김동희, 김소라, 김재민이, 노드 트리(이화영, 정강현), 신익균, 쑨지, 윤결, 이호억, 전형진, 정한결, 장시재, 최수련
· 예술감독: 박종찬
· 총괄기획: 강정아
· 프로젝트 매니저: 김은성
· 디자인: 파이카
· 공간 디자인: 강해진
· 협력: 히스테리안 출판사
· 주최: 아트스페이스 곁에

· 운영: 화~일요일 10:30~18:00
· 휴관: 월요일 휴관
· 요금: 무료
· 공간: 판교극장
· 주소: 충청남도 서천군 판교면 종판로 896-6 (현암리 145-2) 일대
· 문의: +82 (0)10-7513-5658, hysterian.public@Gmail.com

ⓒ 정보와 자료의 출처는 히스테리안 출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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