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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누군가의 옆을 지나치고, 누군가의 시선과 어긋나고, 말이 되기 전에 먼저 스쳐가는 감정의 흐름을 겪는다. 그 흐름은 너무 작아서 이름 붙이기 어렵고, 너무 빠르게 지나가서 붙잡히지 않는다. 장영애의 회화는 바로 그 미세한 순간들—흔들림, 비켜감, 파편적 진동—을 하나의 장면으로 모으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작가의 내면에서 시작된 작은 떨림은, 카페·거리·광장과 같은 일상의 장소를 지나며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시간에 접속한다. 밀실과 광장은 서로를 침투하며 경계가 흐려지고, 개인의 감정은 타자의 숨결과 얽혀 하나의 유동하는 리듬을 만든다. 이번 전시는 그 흐름의 궤적을 따라가며, 서로 다른 감각들이 잠시 만나는 순간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여기에서 ‘광장’은 완결된 형태가 아니라 지나가는 마음들의 밀도이며, 각자의 자리에서 살짝 어긋나 비틀린 편위(偏位)의 리듬이 서로를 가로지르며 만들어낸 장場이다. 화면 속 인물들은 고립되어 보이면서도, 미세한 파동을 통해 서로에게 닿는다. 이름 없는 군중의 흰 소음, 시선이 비껴가는 얼굴들, 잘려진 시간의 조각들이 겹쳐지며 또 다른 감각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비평가 조재휘는 이 세계를 “유토피아의 파편들로 구성된 작은 우주, 그 파편들이 다시 광장으로 흘러가는 구조”라고 말한다. 완전한 이상향이 아니라, 균열과 흔들림 위에서 잠시 열리는 공유의 순간들이다. 작가는 바로 이 작은 가능성이 이어 붙여지며 만들어내는 감정의 지형을 바라본다.

〈흐르는 광장〉은 장영애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감정의 조각, 응시의 궤적, 관계의 간극이 한데 모인 자리다. 작가는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는 자’라기보다, 관객과 함께 미세한 떨림을 느끼는 하나의 흐름으로 남는다. 작품 앞에 선 우리는 서로 다른 자리에서 온 감각들이 어떻게 겹쳐지고 비켜가며, 또 다시 이어지는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잠시의 흔들림 속에서, 우리는 오늘의 세계에서 ‘함께 있음’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해지는지를 감각하게 된다.